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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8 (00:00:00)
착 각

정창균 목사_합신교수

2-3년 전, 저는 극도의 피로와 탈진으로 참 힘든 나날을 보낸 적이 있었습니
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새벽 기도 시간에 자신도 모르게 한 고백이 저
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시작된 하루

“저녁에 잠자리에 들었으니 다음 날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은 당연
한 일이 아닙니다. 저녁에 눈을 감고 잠이 들었으니 다음 날 새벽에 다시 눈
을 뜨고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직 또 하루의 생명을
연장해주시는 주님의 은혜가 임하여서 된 일일뿐입니다. 하나님의 복이 임하
여 살게 된 이 하루의 첫 시간을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시작하게 하시니
주의 은혜가 넘치나이다.”
이 고백이 터져 나온 그 아침 내내 저는 텅 빈 예배당에 앉아 감격의 눈물
을 흘렸습니다. 그 이후로 꼭두새벽에 교회에 나와 앉아서 하나님을 부르며
고개를 숙이면, “오늘도 또 하루의 삶을 더 사는 은혜를 하나님께 받았구
나!” 하는 생각이 실감나게 내게 다가오
고, 그 하루의 첫 시간을 이렇게 하
나님께 나와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시작한다는 것이 그렇게 감동이 되
고 감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기도가 나오곤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생명이 촌각에 달려 있는 무슨 중병을 앓고 있는 것도 아니었
습니다. 다만, 그 날 새벽에 문득 한 순간 한 순간 숨쉬며 사는 것이 하나님
의 은혜로 말미암아서 되는 일이라는 이 평범한 진리가 단순한 지식과 원리
차원을 넘어서 나의 삶의 현장의 고백으로 실감나게 느껴지기 시작하였고,
그 이후로 저는 하루를 더 살게 된 은혜에 대한 고백이 저절로 그렇게 나오
기 시작한 것입니다.
숨 한번 들이쉬고 내쉬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이라는 사
실이 언제나 당연한 진리의 되뇜으로서가 아니라 내 심장으로부터 터져나오
는 삶의 고백으로 경험된 것입니다.
사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인생에 대하여 중대한 착각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이 있으니 당연히 내일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삽니다. 내
일이 마치 나의 권리인 것처럼 알고 사는 것입니다. 사람은 다 죽는다는

것, 그 죽음은 어느 순간에라도 현실로 닥쳐올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면
서도 자기가 죽을 것이라고는 실감을 하지 않고 사는 것입니다.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하나님이 생명을 연장시켜주셔야 사람은 살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면서도, 자기가 지금 그 은혜를 입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은 실감을 하지 않고 사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가 언제나 계속
될 것이라는 중대한 착각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한순간의 삶을 더
살고, 하루의 생명을 더 연장 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실감도, 감동도, 감사
도 없이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그러한 착각을 하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
에 대하여도 많은 사람들이 착각을 한 채 함부로 대하며 살아가곤 합니다.
아내는 언제나 그렇게 나의 아내로 있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오늘
도 내 아내가 내 곁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은혜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
면 자다가도 잠든 아내의 손을 감사함으로 한 번 더 잡아보게 되곤 합니다.
자식이 언제나 그렇게 우리 곁에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자식이 내 곁에 있
는 것은 당연한 것도 아닙니
다. 그것은 은혜입니다. 그 자식이 내일은 내게
없을 수도 있고, 오늘 당장 없게 될 수도 있는데, 감사하게도 오늘도 자식
이 내 곁에 있는 은혜를 우리는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야고보는 그렇게 착각하며 사는 우리가 한없이 가소롭다는 듯이, 이렇게 비
웃고 있습니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 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
뇨, 너희는 잠간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14절). 그리고 자기가 인생
의 주인인 것처럼 이렇게 방자한 인생관으로 사는 우리를 한없는 두려움으
로 이렇게 경고합니다. “이제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자랑하니 이러한 자랑
은 다 악한 것이라”(16절). 그러므로 주의 뜻을 앞세우고, 주의 뜻을 살펴
서 살라는 것입니다(15절).

하루하루 사는 은혜 감격해야

오늘이 있으니 내일도 당연히 내게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중대한 착각일 뿐
입니다. 그리고 오늘이 내 것이었듯이 내일도 당연히 내 것이라는 생각은 심
각한 교만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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