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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2 (18:32:05)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민현필.jpg

< 민현필 목사, 새순교회 >

 

신자들에게는 보편적 신조와 같은 공교회적 가르침 필요해

 

 

교회를 오래 다녀도 신앙생활의 핵심을 놓칠 수 있다. , 각자의 신앙 여정에 따라 강조하는 영역도 다른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어떤 이는 십일조와 주일 성수를, 어떤 이는 섬김과 구제를, 또 어떤 이는 전도와 선교를 신앙의 상태를 점검하는 지표로 삼기도 한다. 도대체 신앙생활 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경건주의에 영향을 받은 대학 캠퍼스 선교단체에서 훈련받은 신자라면 아마도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이고 개인적인 관계라고 대답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공교회적 가르침이다. 오고 오는 모든 세대의 성도들이 성경의 핵심적 교훈이라고 인정해 온 보편적 메시지에 먼저 귀 기울인 다음에야 비로소 신앙적 체험과 훈련이 따라오는 것이다.


바른 교리가 먼저 있고, 그 다음에 바른 감정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출간된 로완 윌리엄스의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영국 성공회 신학자이며, 104대 켄터베리 대주교로 10년간 활동했던 로완 윌리엄스는 상당히 폭넓은 신학적 지평을 가진 학자 겸 성직자다. 영국 BBC 방송은 그를 일컬어 100년 켄터베리 대주교였던 성 안셀무스 이후 가장 탁월한 신학자이자 교회 지도자라고 칭송한 바 있다. 국내에는 그저 복음주의 신학자 정도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그의 저서들이 연이어 출간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방법론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근대 신학이 이론과 실천, 신학과 영성, 교리와 목회, 학문과 기도, 예배와 삶의 현장의 괴리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이런 문제 의식 속에서 로완은 신학을 방법론 구축보다는 세 유형을 가진 단계적인 흐름으로 볼 것을 제안한다. , 신학은 언어와 이미지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하고 묘사하는 활동으로 시작하다.


그 다음 신학은 교회 공동체만의 배타적 전유물이 아니라 정치, 경제, 예술 등 각 분야와 영역에 있어서도 그 적실성을 보여주는 소통적 형태의 신학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신학자는 인간 활동으로서의 신학을 절대시하기보다는 반성적으로 돌아볼 수 있어야 하며, 그 이후에 다시 찬양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찬양, 소통, 비판 그리고 찬양의 순환적 활동을 통해 신학의 언어는 정제되고, 영적 깊이가 더해지며, 인식의 지평은 넓어지며, 윤리적 감수성은 예민해진다고 한다.


신학적 이론과 목회적 실천의 조화를 추구하는 로완 윌리엄스 신학의 특성은 세례, 성경 읽기, 성찬, 기도라는 4가지 주제를 다루는 이 책 속에서도 잘 드러난다. 각각의 네 챕터에서 로완은 간결하면서도 비교적 쉬운 문체로 핵심적인 진리들을 설파한다.


그에 의하면,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처음에 의도하신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 그 인간성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예수처럼 예수의 삶과 죽음을 따라 철저히 무기력한 상태로 나아가야 한다. , 성공을 추구하고 사물을 지배하려는 인간성이 아니라, 혼돈의 심연 속에서 하나님께 손을 뻗어 잡아 주시도록 내어 맡기는 인간성으로 성숙되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 읽기에 대해서 로완은 주장하기를, 지금껏 사람들이 성경을 이해하여 온 방식에서 발견되는 커다란 오류 가운데 하나는 성경 안에 들어 있기 때문에 옳다고 여기는 태도라고 지적한다.


, 그는 성경을 예수에 관한 비유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성경 전체는 우리 자신을 새롭고 좀 더 바르게 보게 하여, 새로운 세상으로 이끄는 초청이요 선물이자 도전이라고 주장한다. 성경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물이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구원을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을 알려주고 하나님의 뜻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말씀으로 기록된 것이라는 사실 또한 지적한다.


성찬에 대해서도 그는 이렇게 묘사한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성찬례에 참여하는 일은 자신이 언제나 손님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내가 환영받는 사람이요, 필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이처럼 로완의 언어는 매우 상징적이고 시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읽는 이로 하여금 깊이 몰입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고, 대중적인 저술가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기억할 점이 있다. 그는 공교회적인 주제를 다루지만, 개혁파 신조들처럼 정식화된 메시지에 천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신학적 기획 속에서 형성된 신학적 상상력의 나래를 펼친다는 점이다. 그 상상력은 이미 언급한 것처럼 이론에서 실천으로, 예배와 삶의 현장을 연결시키고자 하는 지향성을 갖는다.


현실에 대한 고민이 많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매력적인 저자로 인식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신학이 비트겐슈타인의 언어 철학과 칼 바르트의 정치신학, 러시아 정교회의 로스키나 한스 발타자르의 자기 비움의 신학 등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사람이라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옥스포드에서 그의 박사학위를 지도했던 교수는 그의 신학적 성향을 성공회의 형태를 지닌 정교회라고 평가한 바 있다.


로완의 신학적 사색은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마시멜로우 같은 현실 적합성을 갖지만, 어디로 전개될지 모르는 미완의 작업처럼 느껴진다. 이런 그의 신학적 정향을 무비판적으로 받는 것은 곤란하다.


사실, 그가 말하는 자기 비움은, 명문화된 교리적 진술에 대한 의심과 불만족도 내포한다. 로완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교리는 언제나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려질 수 있어야 하며, 절대화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탄탄한 성경 주해에 기초한 교리적 진술을 미완의 언어로 상대화하고, 자신만의 철학적 신학과 사변을 말씀보다 더 우위에 두는 로완의 태도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가 우리에게 익숙한 4가지 주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깊은 학문적 내공과 성경 교사로서의 시적인 언어만큼은 인상 깊게 보아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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