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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3 (18:42:48)

박윤선의 개혁주의



< 조주석 목사, 영음사 편집국장,  chochuseok@hanmail.net >

    

성경과 나의 생애

 조주석책.jpg

  |영음사, 1992|

 

 

정암의 개혁주의는 우리의 신학과 교회와 생활에서 드러나야 할 것

      

처음에는 <박윤선과의 만남>에 대한 서평을 쓰려 했다. 그런 생각이 들어 <성경과 나의 생애>를 이곳저곳 읽어나갔다. 그러던 차에 마음이 바뀌었다.

신학교 다닐 때부터도 든 생각이었지만 정암의 글은 화려하지 않다. 핵심을 오롯이 드러내는 글이었다. 이런 글을 젊은 날의 나는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새롭게 다가오고 마음에 부딪히는 힘이 강하다.

 

핵심이 흔들린다면 어떻게 될까? 신앙의 기본과 중심이 무너지고 만다. 그러나 세부 사항에서 나는 약간의 차이로는 그럴 리 없다. 근간이 흔들린다는 것은 개혁주의의 핵심이 흔들린다는 말일 것이다. 이것은 무서운 일이다. 개인의 신앙이든 교회의 신앙이든 하나님의 목적에 이르지 못하고 서서히 그릇된 길로 가는 까닭이다.

 

<박윤선과의 만남> 1, 2권 말미에 박성은 박사의 후기가 나온다. 그 글에 보면 정암의 신학을 박윤선의 개혁주의라고 불렀으면 한다. 나는 그 제안에 수긍이 간다. ‘한국적 개혁주의라는 말보다는 친근감이 들고 그 정체성이 더 선명해 보여서다.

 

어쩐지 한국적 개혁주의라고 하면 추상적으로 들린다. ‘박윤선의 개혁주의하면 아주 실제적으로 다가온다. 정암이 자기 시대를 살아가면서 역경과 고난 속에서 배웠고, 자신의 삶을 통해 겸손히 드러냈고, 후학을 가르치는 진실한 봉사를 하면서 세운 생생한 역사를 갖기 때문이다. 역사는 아주 중요하다. 역사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서다.

 

정암의 개혁주의는 미국 유학 시절로부터 형성되었다. “나의 신앙 성장 과정을 말해 본다면, 대학 시절과 평양신학 시절에는 보수주의적이면서 주관적 체험을 탐구하는 정도였다고 생각된다. 평양신학을 마친 후 도미하여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연구한 후부터는 칼빈주의(혹은 개혁주의) 신앙을 자각 있게 붙들게 되었다.”

 

정암의 개혁주의는 자신의 연구와 가르침과 삶을 통해 형성되는 과정의 열매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핵심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성경주의하나님의 주권이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이 둘은 서로 떨어질 수가 없다. 하나님의 주권은 성경주의를 통해 드러나기 때문이다.

 

정암은 개혁주의 기본 원리를 하나님의 주권’(sovereignty of God)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하여 설명하기를 신자가 어디서나 무엇에서나 하나님의 경륜과 섭리와 의지의 활동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서술한다. 따라서 이 원리가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실현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성경이 잘 해명되고 또 그 말씀에 따른 순종이 있어야 한다. 정암의 주석 저술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주권에 순종하게 하는 한 방편이었다.

 

그러면 정암이 말한 성경주의는 어떤 것인가? “성경을 바로 깨달으려는 주의라고 간결하게 답한다. 이런 관점은 40여 년 동안 심혈을 기울인 주석 저술 사역의 동기에도 나타난다. “나의 주석 저술의 동기는, 나 자신이 먼저 성경을 바로 깨닫고 깊이 안 후에 이 성경을 올바로 증거하여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여금 성경대로 믿음을 가지도록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성경주의는 그의 설교 사역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나는 22세부터 강단에서 설교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60년간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설교 준비에 있어서 기도도 많이 해야 되지만 먼저 설교 내용이 성경에 의한 올바른 깨달음으로 정비되어야 그 설교가 은혜롭다. 성령님은 진리 체계가 올바른 데서 역사하신다.”

 

이렇듯 정암의 개혁주의는 신학과 교회와 생활에서 드러나야 할 것이었다. 부모 없는 자식이 없듯이 신앙에서도 선조 없는 후손이 없는 까닭에 나는 박윤선의 개혁주의를 그렇게 이해해 본 것이다. 우리는 박윤선의 개혁주의를 토대로 하고 서 있다.

  

그 사실을 바로 깨닫고 계승하고 다듬어 발전시키는 복에 더 많이 참여하는 사건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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