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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톨킨, 루이스, 롤링의 환상 세계와 기독교



판타지는 우리 십대들에게 혹시 독이 아닐까

송태현/문고판/살림출판사/95쪽|2003/12발행


큰애는 중학교 시절 때 판타지를 좋아했다. <반지의 제왕>도 <드래곤 라자>
도 읽었다. 하지만 난 아이의 이런 독서가 썩 마음 내키는 건 아니었다. 이
런 생각은 나처럼 좀 고지식한 그리스도인 부모라면 아마 예외 없이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혹시라도 앞뒤 분간 못하고 환상 세계나 마법에 내
귀여운 새끼가 빠져 탈이나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말이다. 이런 나의 염
려와는 달리 큰애는 별 탈 없이 청소년 시절을 보냈고 지금은 사려 깊은 대학
생이 되었다.

그러면 정작 문제는 어디에 있었던 것인가. 판타지였는가 아니면 나의 태도였
는가. 사실 난 아이가 아무 탈 없이 큰 까닭에 이 문제를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도 없이 그냥 잊고 지내온 게 사실이
다. 아마 자녀에 대한 부모
의 태도가 늘 이런 식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자녀를 기르는 방식이 상당 부
분 부모의 불안이나 선입견에 좌우되는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판타지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막연한 불안감만 가지고 아이를 얽어매려 한 나 자신
과 또 내 무지를 탓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사이 극장가에서 <나니아 연대기>가 상영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반지의
제왕>과 연이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상영되었고 또 선풍적이었다. 이
런 환상성 열풍으로 관객들은 극장가로 앞 다투어 몰려갔고 재정난에 허우적
대는 서점가는 때아닌 구세주를 만나 판타지 문학 붐으로 장삿속을 챙겼다.
아마 웬만한 가정이라면 판타지 서적 한 권쯤 없는 집이 없을 게다. 그게 우
리의 열풍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큰 증거이리라.

그러면 이런 영화나 문학이 성행할 때 우리 그리스도인은 그것들을 어떻게 보
아야 하는가. 이 책은 주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환상문학을 다루고 있
다. 그리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을 만큼 학문적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으로서 환상문학을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지 한번
정도 생각
해 본 독자라면 제 격인 안내서라 할 수 있다. 지은이는 기독교학문연구회의
회원이면서 또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학자로서 이 땅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
인을 위해 자신의 소임을 이런 저술로써 그 일부를 다 한 것이다. 아주 귀한
일이다.

그가 다루는 내용을 보면, 먼저 사실주의 예술과 환상예술이 무엇이며, 요사
이 한국사회에서 환상문학이 유행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
지, 그리고 환상과 판타지라는 용어를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지 간략히 잘 설
명해 낸다. 이렇게 한 다음 환상문학의 대가라 할 수 있는 두 학자(톨킨과 루
이스)와 유명한 작가가 된 한 사람(롤링)을 각각 따로따로 소개한다.

그의 글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더 나아가 현대의 판타지 부흥에 어떻게 대처
할 것인가 하는 문제까지 섭렵한다. 내 생각으론 그의 글의 힘과 포인트는
이 적용 부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큰 아이로 인해 잠
시라도 고민해 보았던 나의 문제가 여기서 풀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시절에 옛 이야기의 세계에 접촉해지 못했던 사람이 나이가 들어
이런 세계에 흠뻑 빠지면
거기서 헤어 나오지 못할 위험성이 훨씬 더 크다는
지적은 참으로 설득력 있어 보였다. 오늘날 젊은이들 중에 갑자기 약물에 의
한 몽환의 세계에 빠져들거나, 도인의 문하생으로 들어가거나 점성술을 믿거
나, 갑자기 자기의 삶이 멋지게 바뀌는 마법적인 사건이 생길 거라는 현실 도
피적인 백일몽에 빠져드는 경우가 꽤 많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래서 산타할아버지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아이들의 상상 속에는 존재
한다고 믿도록 나두는 편이 아이들에게는 더 자연스럽고 정서에도 맞다는 꼬
집음이 내게는 일침이었다. 왜냐하면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데 아이로 그
리 믿도록 조장하는 내가 아닌가 하는 어줍잖은 신앙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아이가 크면 아무도 그렇게 믿을 사람은 하나도 없을 터인데도 말이다. 십대
의 아이들을 둔 부모나 현직 교사나 주일학교 교사나 중고등부를 맡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고추는 작지만 아주 맵다는 말이 분명 이 책을
두고 한 말 같다.


서평_조주석 목사/합신출판부 편집실장 press@hapdo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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