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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24 (00:00:00)
http://www.rpress.or.kr/files/column/331ill.jpg부적절한 관계

이은상 목사/ 수원노회


분당신도시에는 자기동네를 '천당 아래 분당'이라 부르며 자부심을 가지고 사
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필자가 그 땅에 심방을 갔다 마치고 돌아오는 길
에 마침 점심때가 되어 심방대원들과 함께 주변식당에 들린 적이 있었습니
다. 그런데 생각보다 음식값이 너무 비싸다보니 일행 모두는 값에 놀라고 자
존심에 눌려 맛도 제대로 못보고 서둘러 식당을 나왔습니다. 그때 누군가 '우
리동네에 가면 만 원도 안될 음식인데, 역시 분당은 아무나 사는 동네가 아닌
가봐'하며 촌티발언을 하자 모두가 웃어버렸습니다.

문화란 가치관을 닮는 그릇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중요
한 특징이 나타나는데 그것은 가치관과 그릇의 차이가 적을수록 '편하다'는
것이고 그 차이가 클수록 '부적절하다'는 것입니다. 가령 재래시장에 가야 편
하게 장을 보는 주부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백화점 외에서는 절대로 장을 못
보는 주부도 있습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오직 대중교통 이용이 편한 사
람이 있는가하면 가까운 곳이나 교통이 혼잡한 거리에도, 특히 비 오는 날 학
교에 간 자식 마중 나가러 갈 때에도 품위 때문에 자가용만 고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러한 예는 언어와 지식과 학벌, 패션, 뷰티, 먹거리, 여행, 숙박 등 다양
한 라이프스타일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문화
현상이 종교생활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외가 있겠지만 일반적으
로 보면 큰 교회에는 상류층의 성도들이 많은 것 같고 반대로 작은 교회나 개
척교회에는 소박한 성도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교회도 부익부 빈익빈, 유유상종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러한 적절함과 부적절함의 문화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할까요?

먼저 우리는 이러한 문화적 현상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류층에는 상류
층에 걸 맞는 문화가 있고 중산층은 중산층대로, 농촌은 농촌에 적절한 문화
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장님은 사장님대로 사업상 고급승용차가 필요하며 고

식당도 가야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로 오직 성결만 추구하는 가난하고 작
은 교회에는 정치인이나 변호사나 의사와 같은 상류층 성도는 출석할 때 부적
절함을(부담감)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적절과 부적절의 문화적 특성 때문에 성도의 90%이상이 대졸자인 교회
도 생겨나게 되고, 작은 교회에는 섬기려하는 자들보다 자꾸만 섬김을 받아야
할 자들이 들어오게 되고, 복을 강조하는 교회에는 '복(돈)=믿음'이라는 등식
을 교회가 강단에서 증명해주기 때문에 검은 부자든 하얀 부자든 모이게 되
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문화가 복음보
다 더 능력을 발휘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즉 내가 추구하는 편안함 속
의 우아함이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된다면 그것은 오히려 성도로서 부적절함
속의 추함인 것입니다. 성경은 성도로서의 합당한 삶을 가르칩니다(빌1:27).
여기서 합당함이란 옷 입는 문화를 말합니다. 마치 아무리 편하고 유행이라
도 권사님이 힙합바지를 입고 우아함을 자랑하지 못하듯이 신자에게도 적절하
고 구별된 삶이 있어야한다는 것입니다. 편안한
것이 합당한 삶은 아닌 것입
니다.

또 한가지, 이러한 문화적 특성 앞에서 우리는 각자 성도로서의 부적절한 삶
은 없는지 자기 자신을 성찰해야 합니다. 성도의 특징은 하나님나라의 윤리
와 문화들과 부적절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예로 주일성수와 십일
조, 헌금, 봉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진리에 입각한 마땅한 크리스
찬 문화이기 때문에 성도라면 누구라도 부득이함이 없이 자원함으로 실천합니
다.

그러나 현대교회를 보면 이러한 문화에 부적절함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가
령 헌금생활의 경우 매우 인색합니다. 이발, 미용, 사우나, 자장면, 과자 값
도 10년 전에 비하면 훨씬 올랐습니다. 그럼에도 적절하게 살아가고 있습니
다. 그러나 구역헌금, 주일헌금, 감사헌금을 보면 수년 전 그대로인 경우가
참 많습니다. 생활필수의 요구에는 적절하게 대응하지만 영적생활의 요구에
는 부적절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 치사하게 교회에서 돈 얘기하
는 자체가 복음 앞에서 부적절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깊은 예배의 자리, 넓은 봉사의 자리, 높은 헌금의 자리가 적절한가 부적절한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만일 부적절하다면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다시
점검하십시오. 만일 적절하고 편안함을 느낀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분당 위
에 천당'을 소유한 성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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