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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3 (21:49:10)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생활

 

필자가 속한 전북노회의 교역자회로 이번에는 군립공원인 순창 강천산에서 모이기로 하였다. 한 달에 한 번씩 각 교회를 돌아가며 예배와 서로의 형편을 나누며 기도하는 교제를 가지지만 참여율은 반절을 넘지 못한다.

공적으로나 사적인 많은 일들이 모임을 어렵게 한다.


필자도 현실적인 환경을 봐서는 참석하기 쉽지 않는 형편이다.

별로 큰 도움이 안 되는 부업인 농사지만 이것저것 심고 가꾸는 농작물의 종류가 다양하게 주인의 손길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일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적극적으로 모임에 참석하는 편이다. 친절한 네비 아가씨는(?) 넓고 쉬운 고속도로로 추천하지만 일부러 국도를 선택하고 길을 나섰다.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 오월의 신록(新綠)의 풍경을 만끽하며 두 고갯길을 넘어가는 조금은 험난했지만 그 나름대로의 즐거움으로 보상해주었다.

필자가 사는 곳은 비교적 중산간지대여서 사방을 둘러봐도 낮은 곳은 논이고 조금 높은 곳은 밭으로 펼쳐진 농토이다.


우리나라의 지형은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서해안 쪽은 낮은 평야지이고 동쪽은 높은 산간지대로 형성되어 하늘의 위성지도로 보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금수강산이다.

땅에서는 고개를 넘어가면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다.

흔히 인생을 이라고 표현을 많이 한다.

힘들고 고통스런 오르막길이 있으면 편안하고 즐거운 내리막길이 있으므로 인내하며 살아가는 인생이야말로 또 다른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줄타기를 하는 사람이 그 외줄에서도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게의 중심을 평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도 사실 균형을 무시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좁게는 선박의 수용능력과 실제 적재량과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였고 넓게는 국민들의 경제적 번영의 풍요와 달리 원칙과 준법정신이 뒤따르지 못한 후진국형 재난으로 기억되는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농촌 교회를 섬기며 늘 부담이 되는 문제는 평생 미자립이란 현실과 환경적 요인이다.

같은 시골이라해도 리 단위 지역은 가장 밑바닥의 낙오지나 다름없다.

어언 만 20년을 넘게 개척하여 선교하였지만 노인들과 장애인들이 대부분이다. 날마다 달마다 늘 물질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처지에 스스로 낙심도 하며 그런 중에서도 채워 주시는 주님의 손길을 늘 체험하며 살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을 위하여 고민하는 것은 부업으로 농사를 짓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목회자가 농사일에 빠지다 보면 본질을 놓치는 경우 둘 다 실패하는 예를 많이 보고 들어왔기에 그 동안 망설이고 주저했던 것이다.

이제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함을 절감하고 이 년 전부터 농사일을 조금씩 시작했다.

작지만 가족 농으로 친환경 순환 농법식이다.

흑염소를 사육하면서 농산물 부산물로 먹이를 제공하며 가축에서 나오는 거름을 활용하여 다시 밭으로 되돌리는 옛날 선조들이 해왔던 방법이다.

일에 얽메이지 않으면서도 기존 농부들처럼 지나친 간섭과 돌봄으로 농사일이 힘든 과정이 아닌, 최대한 자연의 순리를 따르고 과정을 관조(觀照)하는 것이다.


목회자이기에 총회나 노회의 여러 공식 모임도 자주 참석하는 편이다.

때로는 3일간 집을 비우는 경우라도 가축들이나 작물들이 지내는데 아무 지장 없도록 여유 있게 다양한 방식으로 처리한다.

특히 총회적인 모임은 강의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목회자의 재교육 차원에서 배우며 본질을 다시 찾아가도록 하는 유익을 준다.

더불어 나와 다른 지역의 풍경과 삶의 방식을 경험하며 일상을 벗어나서 아내와 같이 남이 해주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도 누린다.

집에 있으면 환경이 늘 바쁘게 돌아가지만 밖에 나오면 여유로움을 누리게 한다. 좀 더 멀리 넓게 깊게 보는 시야를 가지는 유익을 얻는다.


아프리카 격언에 빨리 가고 싶다면 홀로 가라.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인생길은 멀리 가는 길이다. 더불어서 천천히 그러나 조화(調和) 이루며 가고 싶다.

주위를 돌아보며 나 자신을 볼 줄 알며 나를 통하여 주위가 유익이 되었으면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조금 늦게 도착하니 먼저 온 동역자들이 준비해온 김밥으로 점심을 나누고 있었다.

오고가는 대화중에 저마다 나름대로 어려운 현실을 들으며 서로 위안과 용기를 갖게 하는 교제이다.

식사를 마치고 걷기 좋은 평지로 숲과 개울이 어우러진 길을 걸으며 모든 것이 적당한 질서와 절제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제공하는 자연의 풍경을 피부로 느꼈다.

아니 조화와 균형이 아니면 이 자체가 유지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다.

숲길을 따라 만나는 탐방객들의 모습 속에서도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볼 수 있었다

에너지를 채우는 것과 소비하는 것, 받는 것과 주는 것, 노동과 쉼을 위하여 이 자리에 오는 사람들이라 여긴다.


산책길의 숲 쪽에는 방부목으로 만든 인공적인 길을 만들어 놓았다.

좀 더 숲에 가까우면서도 걷기 편한 길이지만 이 공사를 위해 땀 흘렸을 노동자들의 수고가 느껴진다.

과정을 전혀 모르면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십여 년 이상을 건축공사를 해 본 필자로서는 보기만 해도 눈에 그려진다.

흐르는 시냇물이 소리를 내는 것은 잘 정비된 하천이 아니라 장애물에 이리저리 부딪치면서 내는 소리이다.

우리의 인생이 평탄하다면 무슨 재미가 있으랴?

낮과 밤이 교차하듯이 음표에 높낮이가 있어야 노래가 되듯이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이 즐거움을 주듯이 살아가는 인생길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영원한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생활을 벗어나 동역자들과 자연과의 만남을 통하여 또 새로운 힘을 주고 받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활뫼지기 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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