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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3643
2014.08.12 (22:16:03)
말로 안 되면 행동으로 보여 줘야지..

사택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털이 무성한 잡종 발발이를 키우고 있다.
잔디마당에 작은 집을 두고 목에 끈을 달아서 제한된 범위에서 활동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주 순한 개다.
이웃동네 할머니가 세례기념으로 분양해 준 강아지다.
성품 좋은 원 주인을 닮아서인지 오고가는 사람들을 봐도 짖기 보다는 그저 좋아서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한다. 사실 교회이기에 너무 짖으면 키우기가 곤란하지만 다행히도 분위기에 맞는 주제 파악을 잘하는 괜찮은 녀석이다.

먹는 것도 보통 개들이 좋아하는 고기나 생선보다는 사료를 더 좋아한다.
조금 많이 준다 싶으면 먹이가 남아있어 적당량을 자연적으로 알게 되었다.
지나가며 한 번씩 눈길을 마주치며 밥그릇을 늘 확인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릇에 검정콩알만 한 것들이 먹다 남은 사료와 함께 들어있다. 궁금하여 자세히 보니 털이 있는 동물에 기생하며 피를 빨아먹는 진드기였다. 온 몸 곳곳에 숨바꼭질하듯 숨어있는  진드기를 몇 마리 잡아서 자기가 먹는 밥통에 넣어놓은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근래 식욕도 저하되고 마른 것 같았다. 말이 통하지 않는 그 녀석은 자신의 피를 빨아대며 병을 옮기는 이 진드기 퇴치를 위해 얼마나 괴로웠을까?
목줄이 없이 자유롭다면 아마 진흙탕에 가서 뒹굴던지 아님 물속에서 목욕을 해서든 진드기를 없애려고 했을 것이다.

밭에서 키우는 흑염소도 진드기에 노출되어 있다.
그들은 울타리 안에서 방목하기에 자유롭게 움직이며 몸에 붙은 진드기를 울타리 철망에 비비면서 퇴치하는 모습을 종 종 보게 된다.
하지만 이 개는 제한된 장소에서 마땅히 스스로 해결 못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주인과 말이 통한다면 진드기를 없애 달라고 하소연 했었겠지만 사람과 말이 통하지 않아 나름대로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평소 주인이 자주 보는 모이통에 진드기를 잡아서 넣어둔 것이다.


필자가 그제야 개의 몸을 자세히 보니 사방 군데에 진드기가 판을 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대로 뇌두면 죽을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몇 번에 걸쳐 분무기로 살충도 했지만 워낙 많아서 결국 가축병원에서 사 온 주사요법으로 치료를 했다.
사람과 동물이기에 말로 의사가 전달치 못하지만 행동으로 자신의 의사를 알려준 발발이의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의 목회사역을 뒤돌아본다.
이 곳 궁산에 내려와서 태어난 막내가 이제는 군대복무를 앞두고 있는 시간이 흐른 지금은 제 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문화와는 거리가 먼 개척이 되다보니 말이 통하지 않는 많은 어려움을 늘 느낀다. 더구나 배움이 없는 노인들은 알기 쉬운 용어도 무슨 말인 줄 몰라
괜한 오해도 하고 웃음을 자아내는 일들이 많았다.


반복하고 또 반복해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며 처음 알고 배운 것만 전부로 알고 변함없이 고수하는 그들에게 할 말을 잊게 만든다.
그럼에도 때와 상관없이 말씀을 전해야 하는 사명감으로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다. 아마 모든 농어촌 교회 목회자들이 느끼는 어려움이라 여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전하는 방법은 있다.
바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동네 한 가운데 자리 잡은 장소도 그렇지만 시골 자체가 서로를 너무 잘 알 수박에 없는 구조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나는 같은 골목에 살기 때문이다.유리로 지은 집 같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그 동안 좋은 본이 되지 못한 미숙한 부분도 많이 있었지만 더 나은 선한 본을 보이려고 노력을 하는 중임은 사실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전부인줄 아는 그들에게 사람의 본분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부부가 서로 아껴주며 책임과 의무를 감당하는 것을 드러내며, 지나친 노동으로 몸을 상하는 그들에게 쉼과 여유를 통하여 즐거운 인생의 사는 모습을 알려주고자 했다.
흔히 지나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전통의 가치를 외면하는 그들에게서 전통을 활용한 건축과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집과 정원으로 보여주고 있다.
관행농법으로 해마다 점 점 힘들고 어려운 농사법에서 자연을 활용한 농법으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없는 가운데서도 나눠주며 오는 행복을 누리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모두 다 자기 일에 바쁜 중에도 동네와 이웃을 위하여 봉사하고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 수고하는 본을 보여주며 가르치고 있다.

지금은 비록 바라만 보고 있지만 가랑비에 옷 젓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듯이 언젠가는 좋은 본이 자연스럽게 같이 동행하는 교회와 마을 공동체가 되리라 소망한다.
어쩌면 깨달아서 뭔가 느낄 때는 이미 동네가 고령화로 마음만 따라오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성급한 마음으로 좌절하지 않고자 한다.

내 생애에 선한 기초만 놓고 가도 누군가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날이 오리라 여긴다.
기독교는 기다림의 종교라는 말이 있듯이 이 마을에 성경적인 문화가 곳 곳 에 스며들길 소원한다.
말로는 안 되지만 행동으로는 보여줄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고 소망의 끈이 있기에 오늘도 인내하며 삶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주님은 작은 개를 통하여 위로해주고 깨닫도록 세미한 음성을 들려주는 것 같다.

활뫼지기 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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