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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2 (19:15:07)

왼편에 있는 염소

 

강수량이 풍부한 우리나라의 산야는 한 줌의 흙만 있어도 푸른 풀이 자리 잡고 있다 맨 땅을 싫어하는 흙은 하늘의 추상(秋霜)명령이 내리기까지는 열심히 푸른 풀을 내고 그 풀은 초식동물들의 먹이로 공급된다.

필자가 관리하는 밭과 둔덕에 온갖 잡초로 뒤덮여 있어 정기적으로 제거해야하는 품이 든다. 거침돌을 디딤돌로 활용하려는 지혜를 구하는 필자에게 꿩 먹고 알 먹는방법이 생각났다. 바로 흑염소를 방목하여 사육하는 것이다.

 

마침 멧돼지 방지용으로 설치한 철망을 재활용하여 언덕에 설치하고 외양간도 만들어서 이웃마을에서 방목으로 키우는 중간 정도 자란 염소 한 쌍을 구입했다.

이들이 잘 자라서 번성하면 어떤 유익이 있을까?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채 하루도 지나기 전에 철망 안에서 자유롭게 다니도록 목줄을 메단 채 풀어 놓았다.

하지만 섣부른 실수였다. 그 날 해질녘에 목장에 갔다가 내 눈을 의심하였다. 설마 넘지 못하리라 여겼던 여섯 자의 철망을 어떻게 탈출하였는지 빈 우리만 보였다. 그 당시의 심정은 허망하기 그지없는 자책과 어리석음에 망연자실한 상태에 있었다.

 

그래도 목줄을 달고 탈출했기에 어디 걸려있으리라 여기고 다음날 뒷산을 헤매며 하루 종일 찾아 나섰지만 흔적도 찾지 못했다. 산 하나만 넘으면 전에 가져온 집이 있어 왔던 데로 갔을까 연락해봤지만 오히려 미숙한 관리에 핀잔만 들었다.

엄마 찾아 삼만 리가 아니라 염소 찾아 그동안 한 번도 오르지 못한 뒷산 정상과 그 주위를 진돗개와 같이 찾았지만 허탕이었다.

사흘이 지나서 포기할 쯤 염소를 마을 입구도로에서 봤다는 연락이 왔다.

 

높은 데로 올라갈 거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덮고 낮은 산에서 지냈던 것이다.

이미 목줄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두 마리는 바위 중턱에서 얌전히 있었던 것이다. 사람보다 빠른 걸음이기에 놓치면 또 잡을 길이 없지만 이웃 주민들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잡을 수 있었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룬 지금은 설령 우리 밖에 내 놓아도 자기 집으로 알고 들어오는 길들여진 상태이다.

이제는 두 번의 새끼를 낳고 점 점 수가 불어나고 있다.

때를 따라 울타리 밖으로 내 놓을 경우가 있을 때는 어미만 줄을 메달아 쇠말뚝을 박아 놓는다. 그러면 무리지어 다니는 습성으로 어미 주위에만 있어 자유롭게 놔두어도 멀리 도망가지는 않는다.

이 과정에서 염소의 생리를 모르면 애를 먹는다.

 

어린 시절 덩치 큰 황소를 끌고 풀을 먹이곤 하였지만 조금만 요령을 터득하면 할 수 있는 일이다. 코투레가 있어 사람이 이끄는 대로 따라와 주었다.

그러나 염소는 목줄에 의해 제어해야 하는데 그 힘이 만만치 않다.

줄을 잡고 앞서서 걸으면 녀석은 앞발을 뻗으며 거세게 버틴다.

절대 따라오지 않겠다는 똥고집으로 버티며 단말마의 비명을 지른다.

저에게 좋은 풀을 주겠다는 주인의 의도를 무조건 거역하며 온 몸으로 저항하는 염소를 강제로 끌어당긴다. 녀석도 괴롭고 나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방법을 바꿔서 인도하고자 이제는 반대로 염소를 앞세워본다.

 

그러면 염소는 겁이 많아 달아날려고 하기에 힘을 주지 않으면 주인이 끌려가든지 줄을 놓칠 상황이 된다.

완전 역전이 되어 염소는 사람을 막 끌고 갈려고 하고 사람은 천천히 가려고 버티는 형국이 된다.

주인하고 도저히 발을 맞추지 못하는 불편한 관계가 매일 벌어진다.

더구나 내리막길에서 염소가 앞서면 그 때는 억지로 달려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염소를 이길 힘이 없거나 달릴 수 없는 형편이면 염소를 끌고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 한 가지 염소의 버릇은 기회만 되면 높은 데로 오르기를 좋아한다.

어떤 곳이든 높은 곳이 있으면 그 자리에 올라서려고 한다. 우리 안에서는 사료를 담은 항아리 뚜껑위에 올라가 자기들끼리 그 자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기도 한다. 자기보다 서열이 낮으면 사정없이 받아 버리는 염소의 습성을 살펴보면서 예수님의 양과 염소의 비유가 실감나게 다가온다.

 

우리 사람은 그 누구를 막론하고 살아온 삶에 대한 절대 주권자에게 평가를 받게 된다. 주인 되신 하나님 앞에서 양과 염소를 구분하듯 오른편과 왼편을 나누며 를 언급한다. 굶주릴 때, 목마를 때, 나그네 되었을 때, 헐벗었을 때, 병들었을 때, 옥에 갇혔을 때에 주인의 뜻을 알고 적절하게 마땅한 일을 한자는 오른편에 영생의 자리를 약속했고, 염소처럼 주인의 뜻을 모르고 자신의 기준대로 자신에게 맞는 인간관계를 가지고 자신의 중심대로 모든 삶을 살았던 자들은 왼편에 자리로 구분시켜 놓았다.

 

양과 염소는 서로 비슷하다.

겉의 모습이 비슷하고 먹는 양식이 같고 거하는 환경도 같다

하지만 주인의 뜻대로 순종하는 것이 양이라면 염소는 늘 자기중심대로 하려는 차이가 있다.

불순종으로 이 세상에 죄와 저주가 왔다면 순종으로 회복이 되는 것이 구원의 원리이다.

 

매사에 반대로 하려는 염소의 모습 속에서 비 올 때면 후회의 울음소리를 내는 청개구리와 같은 우리 인간의 본성을 발견하며 나의 맘속에 불순종하려는 죄성이 때로는 나를 괴롭게 하고 슬프게 한다.

순한 양으로 오신 예수님을 본받길 원하며 오늘도 하루를 뒤돌아본다.

희망은 있다.

처음에는 힘들게 한 염소가 이제는 길 들여져서 주인의 뒤를 졸 졸 따라오고 있다. 가끔씩 고집도 피우긴 하지만…….

 

활뫼지기 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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