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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2 (08: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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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수”

 

우리 집에는 TV가 없다.

 

아들아이가 자랄 때, 또래 친구들이 TV에서 본 재미있는 개그맨들을 흉내 내며 유행어로 이야기를 할 때 혼자 생뚱맞아 왕따라도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긴 했었지만, 감사하게도 아이는 TV 유행어 아니더라도 잘 적응했고, 월드컵이나 올림픽 경기와 같이 중요한 것, 꼭 보고 싶은 것들은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서 볼 수 있으니까 큰 불편함 없이 살아오고 있다.

 

그러던 내가 언제부터인가 교회의 모든 목양사역을 마치고 주일 밤늦게 집에 돌아오면 잠들기 전에 일부러 검색해서 보는 동영상이 하나가 생겼는데, 그것은 “나는 가수다”(줄여서 “나가수”)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나가수”는 이미 자신의 음색을 담은 음반을 가지고 있고, 공연 필드를 가지고 있는 실력파 가수들에게 색다른 미션을 부여하고 수행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형식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프로 가수들이 새로운 곡을 지정받아 일정 범위 내에서 편곡도 하고, 자신만의 개성으로 노래를 불러 평가를 받을 뿐 아니라, 탈락이 되기도 하는 서바이벌 룰은 긴장감을 팽팽하게 드리워 준다. 노래를 잘한다는 김건모나 이소라와 같은 가수들이 이미 초반에 탈락을 했고, 그 외에도 여러 가수들이 탈락을 했다. 박정현과 김범수 외에는 끝까지 잘 마친 사람은 아직 없다. 관객들은 네티즌들에게 평판이 그리 좋지 않았던 옥주현을 결국 탈락시키고 말았고, 가사 한 단어 틀린 김조한이나, 조관우 같은 사람들도 탈락하고 말았다.

 

 

■ “나가수”와 내 설교

 

나는 여기 등장한 가수들 중에 인순이와 자우림이 불과 3분 내지 5분 이내의 노래 한곡을 가지고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때로는 울컥 눈물을 쏟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도전을 받는다.

 

나 역시 늦은 밤, 서재에 혼자 앉아 동영상으로 인순이의 <서른 즈음에>를 보다가, 자우림 김윤아의 <가시나무새>를 보다가 눈물이 났었다. 그리고 인순이의 <난 괜찮아>를 보다가 정말 난 괜찮아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빙산의 일각처럼 보이는 그 한곡을 부르기까지 곡에 대한 해석과 수많은 연습들, 그리고 자신의 혼을 불어넣는 모습들... 나는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숱한 설교를 들어왔지만, 설교를 듣다가 하나님을 만난 감동과 감격으로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설교자를 만난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리고, 나 역시 설교자로써 그런 감동을 누군가에게 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이런 대중가요와 하나님의 말씀인 설교를 그렇게 수평적으로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을 것이고,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차원이 다르니까...  그러나, 우리가 가진 하나님의 말씀이 노래건, 문학이건, 드라마이건 그 어떤 장르의 대중 예술과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졌다고 한다면, 그것을 전하는데 우리 역시 목을 걸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 “나가수”와 나의 목회

 

가수는 모름지기 노래를 잘해야 한다. 가수의 진가는 노래인 것이다. 나가수가 등장하면서 노래 못하고 춤이나 율동등, 비주얼만 되는 어린 아이돌들은 일부만 제외하고 대부분 일회성으로 반짝이다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 모습을 보면서 목사인 내가 교훈을 받을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사는 모름지기 목회를 잘해야 한다. 어떤 이벤트나 행사를 잘하는 기획가가 아닌 것이다. 목회는 성도들을 향한 설교와 목회적 돌봄이다. 이 일을 위해서는 영성 있는 목사, 실력 있는 목사, 잘 전달하는 목사의 자질이 요구된다. 다시 말해서 목사는 신학적인 실력, 성경적인 실력이 탄탄히 다져진 바탕위에 분명한 확신과 기도로 서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런 것들을 자기 혼자만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메시지화해서 설교를 통해서든, 성경공부를 통해서든 성도들에게 전달하고, 함께 하나님의 뜻을 성취해 가는 일에 매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전달능력, 즉 교수능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위의 모든 것들이 다 하나님께서 함께 해주셔야 하는 영적인 영역인 것만은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력을 갖추는 일에 게으름의 핑계로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말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영성은 억지로 안 되고 하나님께서 부어 주셔야하는 부분이라면, 신학적인 실력이나 성경적인 실력, 그리고 메시지 전달의 능력은 본인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성경본문만 치면 각종 설교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요즘과 같은 시대는 일찌기 없었던  것 같다. 하긴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지다 못해 이제는 전자렌지에 잠깐 돌리기만 하면 손쉽게 먹을 수 있는 “햇반”과 같은 밥들이 나오고 있을 정도니까...

 

설교자에게 있어 효율과 편리함으로 보이는 이렇게 쉬운 길은 재앙이다. 그만큼 말씀 묵상과 연구를 게을리 해도 어찌 어찌 넘어갈 수 있다는 마귀의 달콤한 유혹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편리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교회는 마이너스 성장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고, 사람들은 더 이상 예수님에 대해서,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의 복음과 구원에 대해서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교회에 어린이들이나 청소년, 청년등 다음 세대가 사라져가고 있다. 목회자들이 보는 신문에는 과거 부흥과 성장의 시절 잘 지어놓은 시설좋은 예배당이 텅텅 비어 가고 있고, 부도난 예배당 매각 광고들이 눈에 띠게 자주 올라오고 있다. 교회들이 무너져가고 있는 조짐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영혼을 다루는 설교자라면 더 이상의 매너리즘은 안 된다. 우물을 깊이 파듯, 자기 자신이 말씀을 읽으며 깊은 묵상가운데 방금 길어 올린 시원한 생수처럼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와 감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때 그 말씀이 비로소 청중들의 가슴을 시원케 하고, 묵은 죄악의 찌꺼기들을 통회 자복케 하며, 맑은 물로 씻어내듯 예수 십자가 보혈 안에서 새롭게 결단하고 헌신하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황대연 목사  (경기 서노회 /  한가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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