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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2)

골로새서 1:24-29

왠지 자꾸 눈물이 나던 날

정창균 교수_합신

목회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교인들에게 은혜를 끼치고 그들을 변화
시키는 것입니다. 이것은 참으로 신나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우리의 사역에
서 이러한 일이 잘 나타나지 않을 때는 목회자로서의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
한 깊은 회의에 빠지게 됩니다. 더욱이 교인 가운데 누군가가 이것을 문제삼
으며 우리 곁을 떠나겠다고 할 때면 참으로 참담해지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
한 곳에 치명타를 받은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목회자에게도 명암은 있어

남편이 오랫동안의 교회생활에도 불구하고 은혜를 받지 못하고, 교회생활을
힘들어하여 집 근처의 가까운 다른 큰 교회로 옮겨서 다시 시작해보기로 했
노라는 한 가정이 있었습니다. 나의 목회는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실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사람을 하나님의 면전에 그리스도와 연합한
온전한 사람으로 세
우는 일에 실패하였다는 자괴심이 나를 괴롭게 하였습니
다.
차라리 교회가 작아서 못 있겠다고 한다면 저는 용수철처럼 더 힘있게 튀면
서 큰 교회로 어서 가시라 할 수 있었을 텐데... 차라리 교인들끼리 싸우고
이제 떠나겠다고 한다면 더 적극적으로 달라붙어서 설득할 말이 많았을 텐
데... 남편이 은혜를 받지 못하여 교회를 옮겨서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데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한없는 무력감, 실패하고 있다는 자괴감, 이 짓을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좌
절감. 그런 것들이 나를 사로잡았습니다. 내가 뭐가 대단한 목사라고 나와
함께 있는 모든 교인들이 다 은혜 받고 자라가야 된다는 교만함도 아니었습
니다. 누구보다도 헌신적이고 열심이었던 교인이 그렇게 나온 것에 대한 배
신감이나 서운함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목회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에 있어서 나는 실패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오는 나 자신에 대한 아픔일 뿐이
었습니다.
그래서 그 수요일은 하루 내내 이유 없는 눈물이 자꾸 나오는 것이었습니
다. 왠지 슬프기도 하고, 왠지 쓸쓸하기도 하고, 왠지 서운하기도 하고, 왠
지 초라하기도 하고, 왠지
주인님께 죄송하기도 하고 그리고 긴 시간을 내색
도 못한 채 마음 고생을 하며 그렇게 아픈 고민을 했을 그 부부에게 면목이
없기도 하고...
그러다가 저는 골로새서 1장 마지막 부분에서 하신 사도 바울의 말씀을 만났
습니다. 사도의 말씀대로 하면 우리는 복음의 일군이요 교회의 일군입니다.
복음의 일군이란 복음의 주체이신 그리스도의 일군이란 말이고, 교회의 일군
이란 그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 곧 교인들을 위한 일군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복음의 일군이라는 말이나 교회의 일군이라는 말은 결국 같은 실체
에 대한 다른 표현입니다(23, 25절).
우리가 이러한 일군이 된 것의 결정적인 근거는 우리 하나님의 경륜이었습니
다. 경륜이란 하나님께서 사랑 어린 깊은 관심과 완벽한 계획으로 우리 인생
에 개입해 오신 것을 말합니다(25절). 이 일군이 해야 되는 가장 중요한 일
일뿐만 아니라, 이 일군이 하는 모든 일들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그리스도
를 드러내어 모든 지혜를 가지고 각 사람을 권면하고, 각 사람을 가르치고,
그리하여 각 사람을 하나님의 면전에 그리스도와 연합된 온전한 사람으로 세
우는 일입니다(28
절).
그리고 이 일을 이루기 위해서 두 가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29절). 첫째는
일군인 우리 자신의 “힘을 다하는 수고”입니다. 교인들을 위한 것이라면
그것이 괴로움일지라도 즐거워하고, 그리스도를 위한 것이라면 그것이 고난
일지라도 내 육체에 담는 것입니다(25절). 둘째는 우리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우리 주인님의 역사입니다.
사실 우리가 힘을 다하여 수고함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있
다 할지라도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수고하는 우리에게
우리 안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주님의 역사가 있어서 그런 놀라운 일을
이루어내기도 하고, 그 역사를 체험하는 우리가 한없는 신바람을 내기도 하
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도 바울이 골로새서 1장 24-29절에서 하신 말씀입니
다.

놀라운 능력 체험할 수 있어

저는 이 말씀을 그 수요일 저녁 예배에서 설교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용
기를 냈습니다. “나의 힘을 다하는 수고” 그리고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
사하시는 이의 역사!” 평생 목회에 이런 일이 한두 번이겠는가! 그러기에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
는 주님의 역사”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나
는 눈물을 훔치며 다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부부를 미련 없이 부자 동
네의 큰 교회로 떠나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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