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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4)

누가복음 13:1-5

제대로 듣기

정창균 교수_합신 설교학


교실에 들어오신 선생님이 코를 킁킁거리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게 무슨
냄새야?” 그러자 앞자리에 앉아있던 한 학생이 얼른 대답했습니다. “OO가
도시락 까먹었대요!” 그런데 뒤 자리에 앉아있던 한 아이는 급히 일어나더
니 창문을 열기 시작하였습니다.
앞의 아이는 교실에서 음식 냄새가 나게 한 아이에 대한 비난으로, 뒤의 아
이는 선생님이 싫어하시는 냄새를 빨리 없애는 것으로 선생님의 말씀에 반
응 한 것이었습니다. 앞의 아이는 선생님의 “이게 무슨 냄새야?”라는 말씀
을 “어떤 놈이야?”하는 말로 알아들은 것이고, 뒤의 아이는 “창문 좀 열
어 냄새를 빼자!”는 말로 알아들은 것입니다.

두 사람의 반응 달라

친구 셋이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포장마차 앞을 지나면서 한 친구가 말했습
니다. “아이, 배고파!” 그 말을 들은 한 친구가 받아쳤습니다. “너는 속
에 거지
가 들어있냐? 금방 밥 먹었잖아!” 옆에 있던 다른 친구는 말했습니
다. “어떻게 하지? 나도 마침 돈이 하나도 없는데....” 이 친구는 배고프
다는 친구의 말을 포장마차에 들러 뭘 먹고 싶다는 말로 알아들은 것이었습
니다.
어느 해인가 공동의회를 앞두고 우리 교회 중직자 한 분이 제게 건의를 했습
니다. “교인들 가운데 OOO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미리 대책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누가 그런 말을 다 해요?” 제가 물었습니다.
잠시 그 분의 숨이 멎는 듯하더니, 한 마디가 터져나왔습니다. “목사님은
제가 있지도 않는 것을 거짓말로 말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시는데요. OOO 집
사가 그랬습니다!” 저는 어안이 벙벙하였습니다.
교인이 그런 엉뚱한 말을 하는 것이 어이가 없다는 말이었지, 그분이 거짓말
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목사인 제가
자기의 말을 신뢰하지 않으며, 자기가 하는 말은 못마땅해 한다는 선입견을
저에 대하여 가지고 저의 말을 들은 것이 분명했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어떻게 듣는가 하는 것은 때로는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가
를 보여주는 표지판이기
도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가
를 드러내주는 게시판이 되기도 합니다. 부정적인 사람은 거의 언제나 부정
적인 관점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비판적인 사람은 거의 언제나 비난하
는 입장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듣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그의 말씀을 듣는 청중들에게서 자주 당하신 답답함도 바
로 이러한 문제였습니다. 빌라도가 갈릴리 사람들을 죽여서 그 피를 제물로
사용했다는 말을 그 시대의 신자들은 어떻게 알아들었을까요? 아마도 그 사
람들은 죽임을 당한 사람들이 무슨 큰 죄를 지었기에 그런 죽음을 당했을까
를 생각한 듯합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너희는 죽임을 당한 이 갈릴리 사
람들이 죽임을 당하지 않은 다른 갈릴리 사람들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
냐?”(2절)고 반문하신 것입니다.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열여덟 사람이 치어죽었다는 말을 들으면서 이 사
람들은 무엇을 생각하였을까요? 아마도 “치어죽은 그 사람들은 무슨 큰 죄
를 지었기에...” 하는 궁금증으로 생각이 돌아간 듯합니다. 그러기에 예수
님은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치어죽은 열여덟 사람이 예루살렘에 거한

모든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고 반문하신 것입니다(4절).

말씀의 본의 파악해야

그 말을 듣는 그 사람들은 “우리도 다 죄인인데... 우리도 회개하지 않으
면 망하고야 말 것이다”는 데로 생각이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
님은 거듭해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었습니다.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
라, 너희도 만일 회개치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3절). “너희에
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치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5절). 망해버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사람의 죄가 무엇이었을까
를 궁금해하는 데로 생각이 돌아가는 사람이 있고, 자기 자신의 모습을 돌아
보며 회개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들을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니라!”
귀의 종류를 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생각과 태도와 관계의 종류를 말한 것
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든지, 사람의 말이든지 제대로 듣는 귀를 회복
하는 이 가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phous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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