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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31 (00:00:00)

엘리사 스캔들


성주진 교수_합신 구약신학


각양각색의 스캔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항간에 떠도는 추문을 의미하는
‘스캔들’이라는 말은 원래 사람들을 걸려 넘어지게 하는 장애물을 뜻하는
헬라어에서 나왔습니다. 숨 돌릴 사이 없이 불거지는 정치적 스캔들 외에도
경제, 사회, 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사람들을 걸려 넘어지게 하는 모든 사건
들은 다 스캔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도 스캔들이 있습니다. 오늘 생각해 볼 스캔들의 중심에는 엘리사가
있습니다. 엘리사가 벧엘의 아이들을 저주하여 42명이나 곰에 물려 죽게 한
사건은 현대인들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심각한 스캔들입니다(왕하 2:23-
24). ‘천사표’ 아이들의 ‘부조리한’ 죽음은 ‘사랑의 하나님’을 의심하
게 만들 수 있는, 풀기 어려운 난제입니다.

그러나 엘리사의 스캔들은 먼저 젊은 세대의 스캔들을 드러냅니다. 이들의
행동은 분명히 선지자를 비웃는 행동입니다. ‘대머리’와 ‘올라가라’가
반복되는 조롱의 노래에는 철부지
의 장난으로 치부할 수 없는, 언약의 하나
님에 대한 강한 거부와 배반의 몸짓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보기 싫은 당신, 빨리 꺼지세요’라는 뜻입니다. 여호와를 알지 못하는 무
지 위에 쌓아올린 종교의 성이 모래처럼 무너져 내리는 신앙교육의 황무지
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스캔들은 곧 기성세대들의 스캔들입니다. 이들은 북 이스라엘
의 종교적 중심지인 벧엘의 아이들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행동과 태도는 벧
엘 어른들의 태도와 이스라엘 전체의 영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
니다. 부모나 공동체가 평소에 집에서나 집회에서 보여주었던 은밀한 태도
를 아이들이 그대로 행동으로 옮긴 것입니다. 엘리사 스캔들은 하나님 백성
전체의 총체적 타락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나님 백성의 스캔들은 말씀의 스캔들을 초래합니다. 선지자는 언약의 수호
자로서 언약을 어긴 백성들에 대하여 언약 저주를 선포합니다. 선지자는 하
나님을 찾는 자에게 복을 선포하고, 하나님을 거역하는 자에게 저주를 선포
함으로써 언약을 수호할 임무를 부여받은 하나님의 종입니다. 만일 엘리사
가 언약을 깨
뜨리는 백성에 대하여 저주의 말씀을 선포하지 않았다면 그의
침묵은 심각한 직무유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말씀의 스캔들은 심판의 스캔들입니다. 42명이 죽은 것은 엘리사의 개인적
인 보복이 아니라 언약 저주에 따라 합당하게 시행된 하나님의 처벌입니다.
이들의 죽음은 언약의 하나님이 자신을 배반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전쟁
을 선포하신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배반함으로 하나님
의 ‘원수’가 되어 진멸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진멸되어야 할 것
이 진멸될 때에 하나님의 복이 회복될 것입니다.

엘리사의 스캔들은 은혜의 스캔들로 마무리됩니다. 자격 없는 사람들이 하나
님의 구원을 체험하고 한 번도 선한 왕의 통치를 받아보지 못한 북 이스라
엘 백성이 엘리사를 통하여 언약의 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말씀이 역사하
는 곳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임합니다. 말씀의 스캔들이 있는 곳에는 은혜의
스캔들이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책망의 자리를 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하
나님을 대면하는 사람에게는 은혜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세상 최고의 스캔들은 역시 십자가의 스캔들입니
다. 거룩하신 하나님이
더러운 죄인을 사랑하시니 십자가는 도덕적 스캔들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죄 많은 피조물을 대신하여 죽으셨으니 십자가는 신학적 스캔들입니다. 의인
이 아닌 죄인이 구원을 받으니 십자가는 종교적 스캔들입니다. 완벽한 사람
이 아닌 부족한 사람에게 은혜가 임하니 십자가는 보응의 스캔들입니다. 지
혜 있는 말이 아니라 미련한 복음전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전파되니
십자가는 철학적 스캔들입니다.

세상은 온통 쓸데없는 스캔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십자가의 스캔들만이 세
상의 스캔들을 정복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스캔들은 능력의 스캔들이기
에 성도가 세상을 복음의 스캔들로 가득 채울 때 세상의 스캔들은 십자가의
스캔들 앞에 굴복하게 될 것입니다. 십자가의 스캔들을 세상의 지혜와 윤리
로 순치시키지 않고 스캔들로 스캔들 되게 하는 것이 세상을 이기는 성도의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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