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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05 (00:00:00)
<정창균 칼럼>

서로를 축복하며 사는 행복


정창균 목사/새하늘교회


지금은 너무 시간이 쫒겨서 엄두도 못내고 있지만, 언젠가 꼭 한번 써보고
싶은 책이 몇 권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그리스도인의 축복 사역"에 관
한 책입니다. 내년에 혹시 시간이 주어지면 저는 꼭 이 책을 써볼 작정입니
다. 사실,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서로를 축복하면서 산다는 것, 그리고 서로
서로에게 축복을 받으면서 산다는 것은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모릅니다. 그리
고 그것은 큰 특권이기도 합니다.

남편은 머리로서 아내를 축복하고, 아내는 돕는 배필로서 남편을 축복하는
부부. 부모는 가정의 제사장으로서 자녀들을 축복하고, 자녀는 태의 열매로
서 부모를 축복하는 가정. 목사는 목자로서 교인들을 축복하고, 교인들은 양
으로서 목사를 축복하는 교회. 그리고 각 교인들은 지체로서 서로 서로를 축
복하는 교회. 이것이 제가 사모하는 부부와 가정과 교회의 모습입니다. 그러
나 오늘날은 가정이든지, 직장이든지,
사업장이든지, 심지어 교회에도 경고,
불평, 비난, 책임추궁, 지시, 반항, 갈등 같은 것들이 난무할 뿐, 서로의 눈
을 마주 보며, 손을 잡으며, 얼굴을 만져주며, 얼싸 안으며 서로를 축복하는
모습은 찾아보기가 아주 희귀해졌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축복을 받은 자들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축복할 권세
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축복은 그냥 듣기 좋은 말뿐인 것이 아니라,
그대로 이루어지는 능력이 부여된 특별한 권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그들
이 믿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는 축복은 단순한 하나의 덕담으로 그치는 것
이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특권을 사용하는 데에 너무나 인색합
니다. 때로는 이 권세를 사용하여 다른 이들을 축복하는 것을 아주 어색해 하
기도 합니다. 서로 찢고 뜯는 일을 훨씬 더 자연스러워할 때가 있기도 합니
다.

저의 세 아이가 다섯 살, 네 살, 한 살이었을 때, 저는 우리 아이들을 축복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새벽 기도회를 마치고 돌아오면 세 놈이 나란히 누워
서 자는 모습이 어찌 그리 예쁘던지... 그리고 이 놈들이 내 자식이라는 사실
이 어찌 그리 가슴 뿌듯하
던지... 백원도 안되는 라면땅 한 봉지도 먹고 싶
은 만큼 사주지 못하는 변변치 못한 아비였지만, 여하튼 그 아이들이 내 자식
이라는 사실은 언제나 제 가슴을 뿌듯하게 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제
가 어렸을 때 큰 감동을 가지고 보았던 한 모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어린
제 머리맡에 앉아서 잠들어 있는 저를 위해서 기도하시던 내 어머니의 모습이
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자고 있는 제 머리맡에서 저
를 칭찬하시며 저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와 덕담을 주고 받으시는 것을 비
몽사몽간에 들었던 기억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우리 엄마와 아버지가 나를
참 사랑하신다는 것을 확인하고 잠결에도 어린 가슴에 그렇게 기분이 좋았었
는데, 그 기억이 문득 떠오른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자고 있는 우리 아이들
을 축복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세 아이의 머리맡을 차례로 옮겨 앉으며 때로
는 자는 아이의 이마에 손을 얹고 큰 놈부터 차례로 축복의 기도를 하기 시
작 한 것입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복스러워하고 대견스러워 하
는 내용의 덕담도 아이들의 머리맡에서 하였습니다.

이 놈들이 자라
면서 때때로 부모인 우리 부부의 속을 썩이기도 하고, 때로
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들로 우리를 많이 불안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러
나 우리는 극단적으로 염려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그 놈들이 어렸을 적부
터 쌓아 온 축복의 능력을 믿기 때문입니다. 과정 과정에서는 많은 문제를 일
으키기도 하고 잠시 비뚤어지기도 할 것이지만, 그래도 결국은 부모인 우리
가 축복한 대로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이 그냥 드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아이들에 대하여 너무 자유방임하고 있다고 보였는지 자녀에 대하여
무엇을 가지고 그렇게 베짱이 좋으냐고, 부모로서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핀잔
성 염려를 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주님의 이
름으로 그들을 축복한 것이 아무 것도 아닐 리가 없으니까요.

제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까지 하루 두 번씩 저를 축복하셨듯이, 나도 우
리 아이들을 그렇게 축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그렇게 하기를 권하
고 싶습니다. 부부 사이에도 그렇게 축복하는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목사가 되어 품는 또 하나 저의 바램은, 우리 교우들을 축복하

며 목회를 하고 싶고, 우리 교우들의 축복을 받으며 목회하고 싶은 것입니
다. 성탄도 새해도 가까와 오는데, 이 계절에는 그 좋으신 우리 주님의 이름
을 앞세워 마음껏 서로를 축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을 축복합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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