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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4.26 (00:00:00)
-정창균 칼럼 이상한 나라 사람들 이 집사님에게는 사실 전화를 하
기도 미안했습니다. 전화 몇 마디로 위로를 하기에는 집사님이 걸머지고 있
는 짐이 너무 무겁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들에 대한 염려로 말
미암은 한 없는 근심과, 남편의 건강과 구원 문제 때문에 겪어야 하는 가슴
미어지는 아픔과, 여의치 않은 사업 때문에 남몰래 쏟아내는 절망의 한숨.
이 모두를 한 사람이 동시에 다 감당해내기에는 너무 벅차다는 생각이 이 집
사님을 볼 때마다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마치 포위를 당한 것 처럼, 첩첩
산중에 홀로 있는 것처럼,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 처
럼, 그렇게 꽉꽉 막혀보이는 상황 속에 있는 그 모습을 대하면 사실 안부를
묻기도 참으로 미안했습니다. 그러한 상황인데도 낙심하여 떠나버리지 않고
철야기도 시간에도, 연속 작정기도 시간에도 때로는 부석부석한 얼굴을 내밀
며 기도의 자리를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는 저의 마음은 끝없이 아렸습니
다. 남편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늦게야 전해 듣고 심
방을 가려고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기를 들자마자 활기찬 음성으로 쏟아놓는
첫 마디에 저는 어안이 벙벙하였습니다.“목사님, 고생 끝에 낙이 있다더니
좋은 일이 있을랑가벼요. 목사님, 기뻐해주세요!”마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
고,“조국에 계시는 동포 여러분 기뻐해주십시요!”하는 운동선수 같았습니
다. 귀가 번쩍뜨였습니다. 복권이라도 당첨되어 갑작스런 횡재를 했는가? 아
들이 기가막히게 좋은 직장에 취직을 했는가? 아들에게 좋은 색시감이라도 결
정되었는가? 아저씨에게 기적이라도 일어났는가? 그 짧은 순간에 별별 생각
이 다 스쳐갔습니다.“무슨 일이예요?”가슴을 졸이며 물었습니다. “우리 아
저씨가 이번에 병원에서 나오면 교회 나오겠대요!” 뭉칫 돈이 생긴 것도
아니고, 어렵던 사업 문제를 해결해 줄 백마 탄 용사가 나타난 것도 아니고,
남편의 병이 기적적으로 고쳐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신기했습니다. 그동
안 시름과 근심을 안고 나날을 지내 온 이 여인이 어떤 연유로“나 교회에 나
갈께”하는 남편의 그 말 한 마디에 이렇게 즐겁고 신바람나 하는 것인가? 금
메달을 딴 선
수처럼“목사님 기뻐해주세요!”를 연발하며 그렇게 좋아하는
이 집사님을 보면서 저는 마음이 찡하였습니다. 그 남편 교회 나와 구원 받기
를 이 아내가 얼마나 뜨거운 소원으로 품고 애를 태워왔는가를 생생하게 확
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가 해결 된 것이 다른 어떤 어려움 해결
된 것 보다 더 즐겁고 신바람나는 일이 되는 이 집사님의 그 믿음이 감사하였
습니다. 교회에 가면 밥주냐고, 교회에 다닌 다고 돈 생기냐고 빈정대면서,
우리를 세상 물정도 모르는 이상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인 것처럼 대하는 세상
의 사람들이 생각 났습니다. 어려운 사업 문제 해결 된 것보다, 불치병 고쳐
진 것보다, 드디어 예수님께 돌아 와 하나님 앞에서 사는 삶을 더 가치 있게
여기며 사는 우리는 정말이지 세상 사람들 눈에는 이상한 나라 사람들입니
다. 그 다음 주일 예배 후에도, 실상 환경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데도, 이 집사님은 밝은 표정으로 손을 불끈 쥐어 보이며 신바람난다는 모습
으로 제게 남편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저도 덩달아 신바람이 났습니다. 그
리고 2주 후, 50대 후반의 남편이 정장을 차려 입고 난생 처음
으로 교회에 나
와서 아내와 나란히 앉아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날 따라 목에 힘이 좀
들어간 듯 해 보이는 이 집사님은 예배 시간 내내 환한 얼굴로 연신 웃고 있
는 모습을 저는 보았습니다. 이 일이 있은 지난 11월 이후 지난 주일 까지 5
개월 동안, 그 남편은 빠짐 없이 꼬박꼬박 예배에 참석하며 듬직한 신자가 되
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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