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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남겨놓으신 기회  요나서 1:1-3

 

< 정창균 목사, 합신 설교학 교수, 남포교회 협동목사 >

 

“제대로 해보겠다는 결단에서 나오는 실천 있어야”

 

구약의 요나서를 대하면 첫 장면부터 매우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요나에게 임하였습니다. 죄악의 도시 니느웨 성으로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외치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이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든 것이 아주 확고하고 분명하게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주어지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모호함도 없고, 애매함도 없습니다. 그러나 요나는 니느웨가 아닌 다시스라는 도시를 목적지로 정하고 길을 떠납니다.

 

다시스는 니느웨와 정반대 방향에 있었고, 거리도 니느웨까지의 거리보다 두 배만큼 멀리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과 그의 뜻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불순종의 길을 택한 것입니다. 그러나 한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하고 불순종의 길을 갔다는 이 사실이 충격적인 것은 아닙니다. 사실,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인간의 모습은 너무나 낯익은 모습이기도 합니다.

 

요나서의 첫 장면이 우리에게 충격적인 것은 그 인물이 요나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요나는 불신자도 아니고, 초신자도 아니고, 하나님의 선지자이기 때문입니다. 온 세상 사람이 다 하나님을 불순종해도 선지자는 목숨을 내놓고라도 하나님께 순종한다는 것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요, 또 기대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선지자인 것입니다.

 

그런데 요나 선지자는 그렇게 확실한 하나님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불순종의 길을 가버리는 사람으로 우리 앞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장면 이후에 요나서에서 펼쳐지는 모든 장면이 은연중에 강조하는 것은 선지자 요나 외에는 모두가 하나님께 순종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바다의 바람도 하나님께 순종하여 큰 폭풍을 일으킵니다. 도망가는 배위에서 벌어진 범인색출을 위한 제비뽑기에서도 제비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요나에게 뽑힙니다. 바다 속의 큰 물고기도 하나님께 순종합니다. 그리하여 요나가 바다에 던져질 지점에서 기다립니다. 그리고 떨어지는 요나를 삼킵니다. 그리고 사흘 후에 육지에 토해놓으라 하니 그대로 합니다. 불신 이방인인 니느웨 사람들도 굵은 베 옷을 입고 순종합니다. 박 넝쿨도 순종하고, 박 넝쿨을 갉아먹은 벌레도 순종합니다.

 

생물과 무생물을 막론하고 요나서에 등장하는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께 순종하는데, 오직 하나님의 선지자인 요나만 불순종합니다. 그는 불순종할 뿐만 아니라, 자기의 뜻대로 하지 않는 하나님께 분노하며 따지고 항의합니다.

 

요나는 이방인 선원들에게도 “네가 어찌하여 그렇게 행하였느냐?”고 질책을 당합니다. 요나가 그렇게 어이없는 행동을 하고, 오히려 화를 내고 분노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독한 자기중심성입니다. 자기의 생각과 판단은 언제나 맞는 것이고, 자기의 주장대로 일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자기 자신에의 몰입입니다.

 

한국교회에는 목회자가 가장 심각한 골칫덩어리이고, 교회가 신앙생활의 가장 치명적인 장애물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요나서의 첫 장면을 능가하고도 남는 충격이기도 합니다. 물론 상당부분은 기독교에 반감을 가진 일부 사람들이 퍼뜨리는 악의에 찬 공격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비난과 조롱이 절대로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우기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무시해 버릴 수도 없는 현실이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폭풍이 몰아치는 배 위에서 하나님의 선지자 요나를 비난하던 이방 선원들처럼 이 사회가 목회자들과 교회들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충격적이게도, 어쩌면 우리는 현대판 요나들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교회 때문에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이 점점 더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한 교회가 문제를 일으키면 다른 교회로 옮겨갔는데, 이제는 아예 교회에 발길을 끊고 신앙생활 자체를 중단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교회의 존재가 복음에 어긋나는 것을 말하고 있는 한, 설교자가 복음을 말해도 그것은 반복음적인 것이 된다“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우리는 지금 경험하고 있습니다.

 

내가 저지르지 않았지만 책임을 져야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요즘 한국교회를 향하여 안팎에서 퍼부어지는 막말 욕설과 지독한 모욕은 우리 모두에게 특단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마당에 정작 필요한 것은 회개의 심한 통곡과 혀를 깨물면서라도 제대로 해보겠다는 결단에서 나오는 실천입니다.

 

강단에서 말 몇 마디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누구누구를 비난하며 핏대를 올려 의분을 토한다고 될 일도 아닙니다. 내가 바로 그 사람이고, 내가 바로 그 범인이라는 자책으로 굵은 베옷을 입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얼굴을 땅에 대고 하나님 앞에 엎드려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책임을 통감하는 회개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을지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안하고, 어떤 대가를 지불하고라도 해야 되는 일은 하겠다고 하나님 앞에서, 교회 앞에서, 그리고 막말로 욕하며 비난하는 세상 앞에서 우리 자신의 존재를 걸고 새로운 실천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것이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아직도 우리에게 남겨놓으신 기회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사랑하고 아끼는 이 땅의 교회와 교인들에게 그리고 이 사회에 우리는 그렇게 새롭게 등장해야 합니다. 그것이 긍휼이 많으신 하나님이 아직도 우리에게 펼쳐놓으신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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