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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은 자폐증 환자인가?  로마서 15장 4절

 

< 정창균 목사, 합신 설교학 교수, 남포교회 협동목사 >

 

“성경을 해석함에 있어 계시적 목적을 갖고 있다는 사실 간과하지 말아야”

 

심리학은 우리가 성경을 해석하여 설교를 하고, 교인들을 이해하여 효과 있게 다가가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성경 본문에 대하여 과도한 심리적 해석을 행하는 것은 매우 치명적인 잘못입니다. 본문의 의미나 의도와 상관없이 해석자가 자의로 성경 말씀에 의미를 주입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경의 인물들에 대하여 이러한 현상이 자주 일어나곤 합니다.

 

물론 성경이 제시하는 인물들에 대하여 심리적 해석을 시도하는 것이 언제나 잘못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심리적 해석, 혹은 심리학적 분석이론을 해석의 틀로 삼을 경우에는 성경인물에 대한 연구가 단순히 심리분석 이론에 근거한 하나의 사례 연구에 그칠 위험이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시중에서 새롭고 신선한 관점이라고 호평을 받으며 한 때 제법 많은 사람들에게 팔린 “성경 인물과 심리 분석”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저자는 그 책에서 성경 인물 열아홉 사람에 대한 심리분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추론과 여러 심리학자들의 이론 혹은 분석 모델을 들이대면서 자신이 성경에서 선정한 인물들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롯은 아버지를 일찍 여읜 사람이라는 점을 착안하여 그는 결손 가정의 성인아이라고 단정합니다. 그가 후에 소돔 사람들에게 딸들을 내놓겠다고 제안한 것도 그러한 배경에서 온 아버지로서의 정체성이 약했음의 증거라고 해석합니다.

 

저자는 롯이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후에 할아버지를 잃고, 그리고 소돔과 고모라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잃는 일들로 엄청난 “상실감”을 경험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그러므로 롯의 심리 기저에는 슬픔과 우울이 늘 깔려있었을 것이라고 추측을 합니다.

 

저자는 롯을 인격적으로나 영적으로나 미성숙한 성인아이라는 심리적 분석을 견지하는 한편, 소돔과 고모라의 심판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은 후 그 충격으로 자폐증 증상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합니다. 롯은 신앙으로 출발했지만 위기 경험 후에 불신앙으로 돌아선 뒤 자손들에게도 여호와 신앙을 전수하지 못하고 죽음으로써 삶을 비극적으로 끝맺은 것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그럼에도 하나님은 롯의 후손 중에서 모압 여인 룻을 불러내셔서 아브라함의 가계에 접붙이는 은총을 베푸셨다”는 별로 연관성 없는 한 마디를 붙이며 성경 인물 롯의 이야기를 끝내고 있습니다. “성인아이” “자폐증 환자” 그리하여 인생을 비극적으로 끝맺은 사람. 이것이 그 책의 저자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롯 이야기입니다.

 

모세에 대한 분석도 비슷한 양상으로 펼쳐집니다. 입양아로서 생모와 양모 사이에서 겪는 심리적 갈등을 가진 아이라는 관점으로부터 시작하여, 원치 않는 아이로 태어난 데서 오는 거절감과 강물에 던져짐에서 오는 유기감에서 온 “외상 경험”을 부각시킵니다.

 

그러한 분석을 근거로, 하나님이 모세에게 자기 동족을 구원하라고 부르셨을 때도 그가 선뜻 나서지 못한 부분적인 이유는 그와 같은 옛 상처들이 채 아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 이후 모세의 일생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을 심리학의 이론에 근거하여 분석해 나가고 있습니다.

 

결국 저자가 모세에 대하여 내리는 결론은, “모세에게서 우리가 배울 점은 그가 과거의 여러 아픔과 좌절과 마음의 상처들을 딛고 일어서서 위기를 극복하며 한 단계 더 성숙한 삶으로 나아갔다는 것”이라고 결론을 짓습니다.

 

그리고는 이어서 느닷없이 “모세가 오늘의 우리가 아는 모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말로 시작하여 하나님이 하셨음을 강조하는 말들로 마지막 단락을 마무리 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의도로, 그리고 무엇을 근거로 앞에서 줄기차게 견지해왔던 모세의 심리분석에서 얻은 결론적 입장과 별로 상관없는 신앙적 발언을 하는지 분명치 않습니다. 그러므로 마지막에 갑자기 하나님을 앞세우며 내놓는 진술은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지나친 심리학적 해석에 근거한 인물 분석을 절대적인 근거로 삼아 행해지는 설교는 우리가 경계하는 전형적인 모범 설교나 도덕 설교보다도 더 위험한 것이 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성경 인물의 해석은 본문이 그 인물을 제시하는 문학적(문맥) 정황과 신학적 의도를 신중하게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성경이 제시하는 인물 혹은 사건들은 단순히 인간의 심리적 활동의 결과로써 제시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구속역사의 진행에 있어서 계시적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사도 바울이 로마서를 마무리하려 하면서 “무엇이든지 전에 기록된 바는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 우리로 하여금 인내로 또는 성경의 위로로 소망을 가지게 함이니라”는 말씀은 성경을 아무 때나 필요에 따라 써먹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문맥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오히려 그 반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도는 이 말씀을 하면서 하나님의 구속역사의 진행과 완성을 기준으로 자신의 삶을 살

아간 가장 대표적인 인물인 그리스도를 그 실례로 내세우는 것입니다.

 

성경을 해석하는 작업이 등장인물 개개인의 내면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리적 갈등을 파헤치는 일이나, 오늘 날의 신자 개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리적 긴장과 갈등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데 집중할 경우, 그것은 필연적으로 교회 안에서 하나님에 대한 침묵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성경은 점점 사라지고 심리학이 목회자의 강단과 교인들의 일상을 지배하게 됩니다.

 

“말씀의 회복”이야말로 이 시대 모든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시급한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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