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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13 (00:00:00)
<성주진 칼럼>

'야고보의 유골함'

성주진/ 합신 구약신학

최근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근교에서 발견된 한 유골함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
다.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의 유골함이라는 주장 때문입니다. 측면에 주후 10-
70년경의 아람어체로 '야고보, 요셉의 아들, 예수의 형제'라고 암각된 이 유
골함은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를 역사적으로 실증해주는 최초의 고고학적 발
견'이라고 주장되기도 합니다.

연구를 주도한 프랑스의 금석학자 앙드레 르메르는 이 유골함이 예수님의 동
생 야고보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면서도 당시 예루살렘에는 요셉이라
는 이름의 아버지와 예수라는 이름의 형을 가진 야고보가 20명 정도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유골함이 예수님의 동생 야고
보의 것이라는 주장은 어디까지나 정황증거일 뿐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신중
한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최근의 주장은 에발산에서 여호수아가 쌓은 제단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1982년부터 2년간 돌제단 구조물이 발굴되었는데 부근에서 토기 조
각들과 짐승의 뼈가 다수 출토되었습니다. 복원된 토기는 기원전 1200-1000년
경의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출애굽의 '늦은 연대'를 따를 경우 여호수아 시대
와 엇비슷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바로 여호수아가 이 단을 쌓았다고 단정하
기는 어렵습니다.

신빙성이 훨씬 떨어지는 주장으로는 법궤에 관한 것이 있습니다. 법궤는 솔
로몬 이후 성경기록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그 행방이 특별한 관심의 대상
이 되어 왔습니다. 그레이엄 헨콕은 십자군의 전승을 나름대로 해석하면서 법
궤가 에티오피아 악숨의 한 교회에 보관중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실 법궤를 보
았다는 주장은 이외에도 여럿 있으나, 어느 것도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인디
아나 존스의 '레이더스'에 의하면 법궤는 지금 미국 국방성 창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라랏은 당시 우라우트 왕국의
히브리식 표기로써 방주가 머문 아라랏 산은 특정한 산보다는 광범위한 지역
을 가리킵니다. 그중 일년 내내 만년설에 뒤덮힌 아르 산이 유력한
후보지입
니다. 이곳에서 방주의 일부라고 주장되는 나무조각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중 프랑스의 탐험가 나비라의 방주 이야기가 유명하나,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수의도 커다란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특히 예수님의 인화된 얼굴
로 유명한 트리노의 수의는 20세기 후반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과학적인'
증거에 근거하여 예수님의 수의라고 주장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수의'는
1988년에 14세기의 것으로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고고학적 발견에 대한 주장들을 보면서 우리는 한편으로 성경에 기록된 사건
은 시공간 안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사건이라는 점을 확인하게 됩니다. 초역사
적 공간에서 발생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성경의 인물, 장소와 사건은 당연
히 역사적 연구대상이 됩니다. 고고학적 연구가 역사적 상황에 대하여 많은
도움을 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부 과도한 주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고학은 대체로 어떤 시대의 생활상을 재구성할 뿐, 특정한 인물이나 물건
에 대하여 이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증명하지 않습니다. 즉, 고고학은 상
황적
개연성을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개연성의 연구를 특정한 사실의 입증으로 비
약시켜서는 안됩니다.

앞서 언급한 유골함이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의 것일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
다. 그러나 이것이 그것이 아닐지라도 예수의 실존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
지 못합니다. 성경의 증거는 말할 것도 없고, 양식 있는 역사가치고 예수님
의 실존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유골함 하나에 예수님의 역사적 존재 여부가 달려 있는 듯이 말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의 유골함이 아니라고 판명될
경우에는 무어라고 말할 것입니까? '믿거나 말거나', '믿으면 좋고, 아니면
그만 두고' 식의 기독교라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습니다. 너무나 명확한 예수
님의 존재를 새삼 입증하기 위하여 과도한 주장에 매달릴 필요가 없습니다.
성경의 진리를 불확실한 주장에 볼모 잡히지 말고 사실을 사실대로 과장 없
이 말하는 것이 영원한 진리와 그 능력을 믿고 전하는 이들이 취할 태도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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