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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27 (00:00:00)
십자가의 수수께끼


성주진 교수/ 합신 구약신학


지금 세인의 시선은 온통 이라크에 쏠려 있습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도 우리가 소망을 가지는 것은,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역사의 흐름을
결정짓는 근원적인 사건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사실 때문입니
다. 그러므로 우리는 전쟁의 소문이 흉흉할수록 역사의 주관자인 하나님을 믿
음으로 바라보며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은혜를 더욱 갈
망하게 됩니다.

특별히 고난주간을 앞두고 십자가의 의미를 확인하고 그 은혜 안에 거하는
것처럼 중요한 일은 없는 줄 압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은혜를 깨닫고 믿는 일
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죄를 위하여 죽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시대가 다르고 인격의 개별성이 엄연한데 어떻게 죄
를 짓지 아니한 사람의 죽음이 다른 사람의 죄를 사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요? 십자가는 세상의 지혜와 종교의 눈에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하
나님께서는 십자가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성경 안에 마
련해 두셨습니다.

성경은 먼저 대속의 원리가 인간의 합리적 추론의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께
서 처음부터 계시하신 구원의 진리라는 점을 밝힙니다. 하나님께서는 죄의 깊
은 구렁텅이에 빠져 허덕이는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우리 무리의 죄악을 자
기 아들에게 담당시키기로 작정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의 방법이 아닌 하
나님의 방법입니다.

이러한 구원의 방식은 제한되고 타락한 인간 이성이 고안해 내거나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닙니다. 대속의 길을 알지 못하는 죄인들은 자신의
누추한 의나 공로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려고 헛되게 노력합니다. 그러
나 자비로운 하나님께서는 죄인들에게 참 구원의 길을 보여주시려고 이스라엘
의 역사와 제도 속에 대속의 진리를 새겨 놓으셨습니다.

희생제물은 피흘림이 없이는 사함이 없다는 대속의 진리를 보여주는 시청각
교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제사제도를 통하여 수천년 동안 안식일마다, 절기
마다,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이 진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개인의 마음속에,
이스라엘 백성의 의
식 속에 지울 수 없는 진리로 각인시켜 주셨습니다. 예수
님이 완전한 제물이라는 사실만 믿으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또한 이스라엘의 구원역사 속에 대속의 진리를 이해할 수 있
는 인식의 틀을 심어 놓으셨습니다. 즉, 언약을 통해서 연합의 원리를 가르치
신 것입니다.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그리고 다윗 언약의 효력은 그 개
인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백성들은 이들과 언약 안에서 연합되어 있
기 때문에 언약의 효력은 모두에게 미쳤습니다. 마찬가지로 새 언약의 백성
인 그리스도인들은 새 언약 안에서 그리스도와 연합되어 있기 때문에 그가 이
루신 모든 구원의 은총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아가서 구약의 제사는 바울이 강조한 칭의의 개념을 알기 쉽게 보여줍니
다. 제사는 죄인의 태도나 인격을 바꾸기 전에, 하나님의 죄인에 대한 태도
를 먼저 바꿉니다. 하나님께서는 주님의 십자가를 통해서 죄인이 의인으로 변
화하기 전에 죄인에 대한 태도를 바꾸셔서 죄인을 의롭다고 하시는 것입니
다.

제사는 믿음의 작용에 대해서도 참여교육을 시킵니다. 예배자가 제물에게 행
하는 안수는 손을
살짝 얹는 행동이 아니라 자기 체중을 실어 짓누르는 행위
입니다. 이는 죄가 옮겨갔음을 상징하는 믿음의 행동입니다. 이로써 예배자
는 자기의 죄가 제물에게 전가되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이어서 제물
이 자기 대신 죽임을 당하고 불살라지면 향기로운 냄새가 연기와 함께 하늘
로 올라갑니다. 예배자는 이 연기를 보면서 하나님께서 그 제물을 기쁘게 받
으심으로써 자기 죄가 사함 받은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단순한 전쟁의 중지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서 누리는 완전한 평화입니다. 믿는 우리에게 십자가는 더 이상 알 수 없는
수수께끼가 아니라 확실한 구원의 진리입니다. 이러한 십자가의 은혜를 누리
는 삶은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이루는 첫걸음입니다. 대속의 십자가에 기초
한 복음만이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이루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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