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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4 (00:00:00)
<살구나무 그늘 아래에서>


최고의 성탄 선물


추둘란 집사_홍동밀알교회


"다른 영혼들 위해 더 열심히 기도하기로 다짐해"


참 기쁜 성탄절이었습니다. 행복한 성탄절이었습니다. 해마다 행복했지만 이
번에 더욱 행복했던 것은 선물을 받으셔야 할 예수님께서 도리어 나에게 더
큰 선물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성탄절, 큰 선물 받아

해마다 성탄 전야 발표회 때면 우리 교회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행복하고 즐
거운 잔치를 벌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수님의 생일잔치를 축하하기 위하
여 다섯 살배기 막둥이로부터 최고 연장자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도 빠짐없
이 무대에 올라 찬양으로, 춤으로, 연주로, 연기로 하나님과 예수님 앞에서
재롱잔치를 벌이기 때문입니다.
주름투성이에, 허리마저 굽은, 일흔도 넘고 여든도 훨씬 넘은 할머니 집사님
들이 어린아이들처럼 긴장한 얼굴로 무대에 올라서서는, 두 손을 이렇게 저
렇게 올리고 내리며 '돈으로도 못가요-
--' 율동을 하는 모습…. 육신의 나이
를 떠나, 하나님 앞에서 누구나 아이들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본래 모습을
확인하는 참 귀한 순간이었습니다. 무대 위의 내가 선물이 되어 예수님께 드
려지기를 바라는 잔치였지만, 준비하는 과정이나 발표하는 그 자리에서 예수
님은 각 사람에게 더 큰 행복과 즐거움을 선물로 되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성탄절, 허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해진 박길이 집사님 댁을 심방하고
서 한 가지 선물을 더 받았습니다. 빙판길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성탄예배도
드리지 못하고 꼼짝없이 방안에 누워 있던 박 집사님은, 함께 기도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기분도 좋아지고 허리를 훨씬 가볍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심방기도가 끝났는데도 모두들 일어설 마음이 없어 보였습니다. 뜨뜻
한 아랫목을 두고 차마 일어서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65일 연탄과 군
불을 함께 때는 박 집사님네 아랫목은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면 성도들은 물
론이요 동네사람들까지도 저절로 찾아오게 만드는 '천연기념물 아랫목'입니
다.
그곳에 앉아 전날 성탄발표회 이야기며 예수님이 한 해 동안 베풀어주
신 은
혜를 서로 나누자니 얼른 엉덩이를 들고일어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아니,
아예 몸과 마음이 편안해져서는 너나없이 누워서 이야기를 하게 되니 소르
르 잠이 드는 것도 당연했습니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겠는데 밥상이 들어와서 모두들 잠을 깨었습니다. 정
작 허리가 아픈 박 집사님은 주무시지 않고 뚝배기에 된장찌개를 끓여서는
상을 들여온 것입니다. 반찬이래야 김장김치와 동치미가 전부이건만, 아! 무
청시래기와 청양고추를 넣어 바글바글 끓인 된장찌개라니…. 아픈 허리 개의
치 않고 사랑으로 끓인 된장찌개는 입으로 들어갈 때마다 감탄사를 절로 나
오게 한, 또 하나의 성탄 선물이었습니다.
그것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충분히 감사하고 행복하고 넘치는 은혜였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성탄 선물을 받고 저는 그만 눈물이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친구 인옥이가 쓸쓸한 성탄절을 보내지는 않았나 싶어 연락을 해보았습니
다. 암투병중인 인옥이는 남편·아이들과 떨어져 친정에서 지낸 지 한참 되
었습니다. 성탄예배라도 드렸나 싶었는데, 할렐루야! 몸 속의 암세포가 다
없어졌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순간, 한
번도 만난 적 없으나 내 친구라는 말만 듣고 가족처럼 기도해 준 목
사님과 사모님, 목자들, 목원들의 얼굴이 차례대로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무
엇이라고, 내세울 것 없는 시골 작은 교회의 가난한 성도들이 드리는 그 기
도를 들으시고 응답해주시는지….
인옥이와 나는 서로 '기도의 빚진 자'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인옥이는, 얼굴
도 모르는 성도들의 기도 덕분에 병이 나았으니 '기도의 빚진 자요 행복한
사람'이라 말하였고, 나는 나대로 애초에 기도의 빚은 내가 졌으며 친구의
기도가 없었다면 하나님께로 돌아오지도 못했을 것이고 예수 믿으며 사는 삶
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살 뻔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십 대의 나는 하나님 없이 내 갈 길로만 가며 살았는데, 그 때 나를 위해
기도해준 친구가 인옥이입니다. 부모도 형제도 모두 믿지 않으니 그들이 해
주지 못한 중보기도를 인옥이가 대신 해 주었습니다. "하나님은 한번 택한
백성은 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해주며 끝까지 기도해주던 친구…. 그 기도대
로 하나님은 나를 버리지 않고 찾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이곳 홍동으로 보내
주셔서 예수님 닮은 성도들과 더불어
이 땅에서 천국의 삶을 미리 맛보며 살
게 해 주셨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우리가 서로의 얼굴을 본 것은 세 번도 채 되지 않습
니다. 그러나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늘 한 자매였고, 각자 어느 때 어느 장
소에 있었든지 동일하신 예수님의 사랑 안에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이라면 시공을 초월한 이런 중보기도의 기쁨을 어찌 이해하겠으
며 예수님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확실한 응답을 어찌 누
릴 수 있겠는지요?
인생 최고의 성탄 선물을 인옥이에게, 나에게 주신 주님! 연장해 주신 생명
으로 인옥이도 나도 이제 다른 영혼들을 위하여 더욱 열심히 기도하기로 결
단합니다.

연장된 생명만큼 더 봉사할 터

낮고 천한 나를 위해 예수님을 보내주신 것만으로도 성탄절은 감사의 날이건
만, 친히 나를 위해 특별 선물을 준비해 주시는 예수님의 은혜가 크고도 섬
세하여 더욱 큰 찬양을 올려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직 내 주 예수께
큰 영광과 찬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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