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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3 (00:00:00)
하늘이슬로 쓴 편지


영광의 무게


이영란 사모_좋은소식교회



“마음의 문 쉽게 열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이젠 활짝 열려”


오늘은 김치담기로 한 날이다. 이웃에게 전할 김치이다. 권사님과 함께 김치
를 전할 이웃들 이름을 적다가 적잖이 놀랐다.

이웃들에게 김치 나눠주기로

배추 17포기를 반 포기씩 나누어 전해도 부족할 정도였다. 하나님께서 많은
분들을 이웃으로 만나게 해주셨다는 사실에 감사함이 넘쳤다. 작년 1월, 교
회가 설립될 때 만해도 이 지역에는 성도 한사람도 살고 있지 않았다.
최근에 단독으로 임직을 받으신 권사님! 교회 주위의 이웃을 생각하며 김치
와 멸치볶음을 하기로 집사님들과 계획을 하셨다. 모두 자원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돈을 내어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어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 장에 가서 배추를 사서 저려놓고 가셨다. 배
추가 밤새 잘 저려졌다. 그동안 교회 주변 상가에 코코아를 전하기도 했고
간간이 호박죽을 나누기도 했는
데 이렇듯 성도들이 김치를 만들어 전하려고
하니 정말 흐믓했다.
권사님이 만들어 오신 콩국수를 맛있게 먹으면서 즐겁게 김치를 담고 포장
을 하셨다. 요리사인 집사님 솜씨로 담은 김치 맛은 정말이지 최고였다. 명
단대로 성도들과 함께 전하기로 했다.
특별히 교회 옆에 사는 아이 엄마를 오라고 해서 성도들에게 소개를 시켰
다. 어린 아이 삼남매를 힘들게 키우며 남편과 24시 게임방을 운영한다. 만
난지 1년이 된 요즈음에 아이들을 평일과 주일에 보낸다. 서로 반갑게 인사
를 나누고 선물을 전했다. 성도들의 격려와 귀한 선물을 받고 너무나 좋아했
다.
교회 앞에 있는 자동차 유리가게에도 찾아갔다. 언젠가 한 날은 그분이 큰
소리로 오지 말라고 했다. 며칠 후 미안했는지 과거에 교인에게 큰 상처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장모님도 교인이지만 자기 아내와 아이들은 절대
로 교회에 안 보낸다고 했다. 그 아이가 잘 따르는데도 교회는 절대 못 가
게 한다. 건네는 선물을 조금은 멋쩍게 받으셨지만 후에 아이 엄마가 감사하
다고 고마운 인사말을 건넸다.
또 교회 바로 근처에 사는 젊은 엄마에게 찾아갔다. 최근에 교회
앞에서 만
나게 되었다. 만나던 첫날, 말을 붙이는 낯선 나에게 자신은 무종교주의자라
고 하며 단호하게 대했다. 마침 가지고 있었던 자녀를 위한 기도책자를 전하
며 유태인 어머니 교육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부모 없
는 아이가 없듯 우리에게 창조주가 계신다고 하며 다음 만남을 생각하며 짧
게 마무리했다.
헤어지기 직전 아이 이름을 웃으며 물었는데 가르쳐 주었고 그 이후 그 집
에 찾아가 아이 이름을 부르며 책자를 전했다. 이번에는 김치선물에 조금 의
아해 하더니 이내 기쁘게 받았다. 조금 열린 지하 현관 문 사이로 아이와 엄
마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언젠가 그 문빗장이 풀리고 활짝 열린 문으로
들어가게 될 줄 믿는다. 잘 저려진 배추에 양념이 속속들이 배어들 듯이 이
웃들의 마음에 사랑이 스며들었다.
작은 수고와 사랑을 통해 이렇게 귀한 분들을 이웃으로 만나는 것이 영광스
럽기만 하다. C.S 루이스는 이웃은 성찬의 떡과 포도주 다음으로 이 세상에
서 거룩한 것이라고 했다. 더군다나 가장 하찮게 보이던 이웃이 천국에서 얼
마나 영광스러운 존재인지를 안다면 크게 놀랄 것이다. 그 이웃을 위
한 사랑
의 짐은 아무나 질 수 없다. 이웃에 대한 영광의 무게를 아는 자, 그리고 겸
손한 등을 가진 자 만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3월에 만난 박스를 줍던 할머니 집에도 김치를 들고 찾아뵈었다. 그냥
걸어 다니기로 하고 나간 첫날에 만난 분이다. 늘 만나 뵙는 가운데 무직인
아들과 20대 후반인 두 손자들과도 가까워 졌다. 만나는 횟수가 쌓이면서 처
음에는 냉소적이었던 60중반의 아드님도 어느 때부터인가 반가와 한다. 남편
과도 여러 번 찾아갔고 부활절에는 집사님들과 그 이후 청년 자매들과도 갔
었다. 어릴 때 몇 번 교회에 갔었는데 언젠가 아들 데리고 교회에 가겠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과거에 술집을 경영하다가 망하고 이혼한 후 재혼했지만 그 아내마저 죽었다
고 한다. 모든 삶의 용기와 자존심을 잃어버리고 이렇게 살고 있다고 했다.
두 손자를 어릴 때부터 키우신 강직한 할머님도 이제 작년과는 달라지셨다.
많이 노쇠해지셨고 아들마저 각막질환으로 많이 고생하고 있었다. 좀 더 많
은 양을 드렸다.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모른다. 어두운 지하 방에서 주고받으
며 감사로 만나는 마음들에 주의 영광의 빛이
가득했다.
나는 성도들의 수고가 소중한 이웃을 더 소중하게 만든다는 것을 느꼈다. 이
웃을 생각하며 고되긴 해도 포기김치가 좋을 것 같다고 앞장서신 권사님, 그
리고 같은 마음으로 협력하신 집사님들의 땀방울은 또 얼마나 고귀한 것인
지 모른다. 늘 지역 사람을 접하는 목사부부에게도 큰 선물이었다. 이웃을
향한 사랑의 대로가 더욱 열리는 듯했기 때문이다.
‘좋은소식 교회 1호 권사님! 그리고 집사님들 정말 잘하셨어요! 정말 수고
하셨어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박수는 나의 박수만은 아닐 것이
다.

사랑따라 닫힌 문도 열리길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마 25:14-30) 하시며 어깨를 두
드려 주시는 주님, 우리의 작은 수고 하나 하나를 알아주시는 분의 이 한마
디! 이보다 더 큰 영광의 무게를 이 세상 어디서 발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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