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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자의 사본


< 김진옥 목사,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교수 >


“성경의 난해함 속에 오히려 완벽과 신비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


베자(Théodore de Bèze)는 칼빈과 함께 제네바의 개혁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칼빈의 후계자로도 알려진 베자는 칼빈과 함께 종교개혁의 최선두에서 싸웠던 인물이다.


베자는 개혁신학을 잘 전수하고 무엇보다 개혁신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예정교리와 성찬교리를 잘 정립시킨 인물이다. 그런데 베자에게는 대중들에게 덜 알려진 부분이 있다. 그것은 개혁자인 베자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본학자였다는 사실이다.


베자는 신약 사본학의 분야에서 크게 기여하였다. 그는 심지어 1565년 ‘신약성경 편집본(kritische Textaufgaben des Neuen Testaments)’을 세상에 내놓기도 하였다. 그의 신약성경은 종교개혁자의 성경관이 담긴 편집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차대하다.


신약사본학에서 중요한 사본 가운데 베자의 사본으로 알려진 사본이 있다. 그레고리와 알란드에 의해서 05(D)으로 분류된 베자의 사본은 신약사본비평에서 중요한 사본 가운데 하나이다. 이 사본은 리용 근처에 있는 이레니우스 수도원에 소장되었던 것으로 종교개혁 당시 베자의 손에 있다가 영국 켐브릿지 대학교 도서관에 기증된 사본이다. 그래서 후대는 이 사본을 라틴어로 ‘Codex Bezae Cantabriegiensis(켐브릿지의 베자 사본)’이라 칭하였다.


베자 사본은 서방계통의 사본의 전통을 따라 마태, 요한, 누가, 마가복음의 순서로 쓰인 복음서들과 사도행전을 포함하고 있다(Dea). 베자 사본은 헬라어와 라틴어로 된 두 개의 성경본문을 담고 있다. 양피지 책으로 묶여진 이 사본은 왼쪽에는 헬라어 본문이 그리고 오른쪽에는 라틴어 본문이 쓰인 대문자사본에 속한다.

김진옥.jpg

베자 사본(Dea, 05, Codex Bezae Cantabrigiensis)  사진출처:  


개혁자 베자의 사본은 사도행전의 본문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본이다. 사도행전에는 현대 사본학의 영향으로 구절이 완전히 삭제되어 ‘없음’으로 처리된 구절들이 있다(행7:37, 15:34, 28:29).


삭제된 이 구절들은 스테파누스(Robert Estienne)가 신약성경의 장절 구분을 하였을 때 당당하게 본문 속에 포함되었던 구절들이다. 그러나 현대의 사본비평학의 영향으로 그 구절들은 삭제되고 공란이 되어버렸다. 비평학자들은 이 구절이 후대에 윤색되어 첨가된 구절들이기 때문에 본문에서 필히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생략된 본문들은 본문에서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별히 행 15:34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비평학자들이 편집과정에서 삭제한 15:34은 바울의 2차 선교여행에 동참하였던 실라의 흔적을 찾는 데 매우 중요한 구절이다.


원래 실라는 예루살렘에 거주하던 신자로 예루살렘 공의회가 유다와 함께 안디옥으로 파송한 사람이다. 실라는 안디옥에서의 일을 마치자 그의 동료 유다와 함께 다시 예루살렘으로 되돌아 간 것으로 행 15:32에서 서술되고 있다. 그런데 행 15:39의 말씀 속에서 예루살렘에 있어야 할 실라가 갑자기 안디옥에서 거론되고 있다. 유다와 함께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간 실라가 어떻게 안디옥에 다시 나타날 수 있었을까?


실라의 행적에서 갑자기 공백이 생긴 이유는 행 15:34이 ‘없음’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략된 본문은 베자 사본을 비롯한 여러 본문에서 확인 된다: “실라는 그들과 함께 (안디옥에) 남아 있는 것을 좋게 여겼다.”


이렇게 행 15:34을 ‘없음’으로 삭제해 버리면 실라의 행적은 매우 어색하여 서로 어울리지 않게 된다. 그럼에도 비평학자들이 ‘없음’을 계속해서 지지하고 있는 이유는 어색하고 난해한 본문이 원문에 가깝다는 자신들의 논리 때문이다.


이러한 논리에 의해 편집된 성경사본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베자를 반대하는 것과 같다. 그는 분명히 “너희는 성경관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크게 책망할 것이다.


성경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어색하지 않다. 때론 성경은 난해한 구절을 선사하지만, 그 난해함은 오히려 완벽과 신비가 조화를 이룬 난해함이다. 성경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겼던 베자의 신학과 그의 사본을 주목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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