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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7 (18:59:13)

 

소형교회의 비애

 

< 윤순열 사모, 서문교회 > 

 

대형교회 앞에서 몸부림치는 상가 교회들 현실 외면해서야

 

 

노랗던 단풍이 흑갈색으로 변하고 하나둘씩 낙엽 되어 떨어지던 어느 새벽이었다. 440분쯤 새벽 기도를 위해 교회 문을 열던 나는 교회 앞마당 앞에 세워놓은 작은 승합차를 보게 되었다.

 

그 승합차 옆면에 붙은 글씨에 약간 의아스러운 생각이 스쳐갔다. A교회라고 쓰여 있는 승합차였는데 그 차는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3층 개척교회 차였다.

 

그 차가 서있는 곳은 우리 교회가 쓰레기나 재활용품을 쌓아놓는 곳 이어서 왜 저차가 저기에 세워져있고 뭐하고 있는 걸까? 많은 궁금증이 생겼다.

 

멀리서 그 차를 유심히 살피고 있는데 그 차에서 내린 한 남자분이 우리가 버린 박스 등 재활용품을 만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저분은 목사님이 아니신가? 이 새벽에 재활용품 수거를 하고 계신단 말인가? 여러 가지 생각이 빠르게 스치면서 내면에 작지만 심한 충격이 일었다.

 

나는 눈치챌까봐 재빨리 들어와 버렸다. 소문에 의하면 그 교회는 성도가 10여명에 불과하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것도 친척들로 이루어진 성도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목사님이 호구지책으로 재활용 수거를 하고 다니시는 것이 아닌가? 몇 명 안 되는 성도를 데리고 목회하시면서 비싼 임대료 내랴, 자식들 데리고 생활하랴, 오죽하면 이 지경까지 내몰렸을까!

 

이른 새벽 아무도 없을 때 재활용품을 수거하러 다니시는 목사님! 마음이 몹시 아팠다. 그분은 십 수 년 간 신학공부를 하고 목사안수를 받고 신도시에 비싼 임대료를 내며 3층에 개척을 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신도시 아파트사람들은 좀처럼 상가3층 교회 가지 않는다. 갔다 온 사람들 하는 말 너무 사람이 없어 부담이 된다나? 가슴 아픈 현실이다.

 

성도들은 대부분 사이즈로 교회를 선택한다. 넒은 종교부지에 아름답고 화려하게 교회를 지어 놓으면 입추의 여지없이 밀려드는 성도들로 교회 주차장이 난리가 난다고 한다.

 

우리교회 바로 앞에는 1000평이 넘는 예배당이 우뚝서있다. 우리 교회가 약 3개월 먼저 입당했는데 6층 높이의 예배당 가리개를 딱 벗기는 순간 나는 심한 위압감을 느껴 마음에 위축감 내지는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하였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남편은 나에게 심한 질책을 하였다

 

교회가 무슨 쇼핑센터냐, 경쟁의 대상인줄 아느냐!”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하여 그곳에 세운 교회를 보고 경쟁의 대상으로 보고 불안하여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질책을 하였다. 그러나 나는 믿음이 없는지 천사표가 아니어서 그런지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앞의 교회가 첫 예배를 드리는 날 20여 명씩 방문하던 새 신자가 한 명도 없이 다 사라져버렸다. 그 교회 앞에는 주차해 놓은 차가 끝없이 늘어서 있었다. 나는 그때부터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전도는 하루도 쉬지 않고 뜨거운 여름날 발등이 새까매지도록 다니는데 마음은 기쁘지 않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내가 전도해 놓으면 앞의 교회로 가는 일이 비일 비재하였다. “교회가 너무 작네요. 교인이 많질 않아서 남편이 큰 교회 가자고 하네요.”

 

그래도 낮에는 이를 악물고 전도 보따리를 끌고 아파트 입주 전도를 하였고 밤이면 예배당에 엎드려 절규하듯 기도하였다.

 

하나님 어떻게 하나요! 도와주세요!” 그동안 벌려놓고 해결해야할 모든 문제가 내 앞으로 쏟아지는 듯하였다. 그렇게 하기를 2개월쯤 되었을 때 다시 새 신자들의 방문수가 예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교회가 너무 부담된다고 도망갔던 새 신자 부부가 돌아와서 등록하였다.

 

더 놀라운 일은 앞의 교회가 우뚝 서서 잘 보이니까 그곳에 왔다가 바로 앞에 있는 우리 교회를 방문하는 방문 자수가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오히려 그 교회 때문에 우리 교회를 자연히 방문 하게 되는 득을 누리게 된 것이다.

 

우리 교회의 90% 이상은 앞의 교회를 갔다가 우리 교회에 온 교인들이다. 거의 처음부터 우리 교회에 온 사람은 없고 앞의 교회에 갔다가 마음에 안 들면 우리 교회로 오는 셈이다.

 

그러나 상가교회는 상황이 다르다. 아예 발걸음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니까 이런 대형교회로의 쏠림 현상 때문에 소형교회 내지는 상가교회는 기본적인 생계조차 어려워 이른 새벽에 박스 수거를 다니는 목회자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실로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러니 일부 목회자들은 많은 교인을 끓어 모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맘모스 초대형 교회를 세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아닌가?

 

맘모스 교회들만 찾는 교인들이나 목회자 모두가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또한 기본적인 생계 문제에 시달리며 몸부림치는 상가 교회들의 현실을 한국교회는 절대로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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