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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을 인사가 아닌데...

 

< 전정식 장로, 남포교회 >

 

 

비가 내리는 창밖을 보니 꽃들이 살짝 얼굴을 비치고 있습니다. 일기가 좋지 않거나 명절일 때에는 소아과 외래에는 환자가 뜸합니다. 그래서 진료실에 앉아 밖을 내다볼 여유도 있습니다.

 

마침 1.5Kg으로 태어났던 미숙아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퇴원하며 엄마가 아기를 안고 인사하러 들렸습니다. 엄마는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아기를 살려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며 은인처럼 대합니다. 자주 듣는 인사말인데도 그날따라 참 쑥스러웠습니다.

 

이 아기는 보통 아기들보다 체중이 절반도 안 되게 태어나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하였는데 상태가 좋아 미숙아들에게 흔히 생기는 합병증이 하나도 없이 잘 자라서 의료진에게 스트레스를 전혀 주지 않은 고마운 아기였습니다. 그러니 스스로 잘 극복하고 자라서 저는 아기에게 특별히 해준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기 한 명 한 명을 잘 살펴보면 참 딱하고 안타까운 경우가 있습니다. 몇 대 독자라든가 10여년 만에 얻은 아기라든가 또는 현재로서는 치료방법이 미비한 희귀병에 걸린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의료진도 부모와 함께 몹시 안타까운 마음으로 간절히 잘 낫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런 의사의 간절함도 병이 낫는 일에 큰 힘을 쓰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의사는 교육과 경험을 통해 병이 낫는 길을 알지만, 병이 낫고 안 낫는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며, 병을 낫게 하시는 분은 따로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저 때문에 살았다는 인사를 들을 때면 그렇게 어색하고 쑥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저는 교회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성가대가 5개가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2부 성가대에서 십여 년 봉사했습니다. 성가대는 예배를 돕기 때문에 헌신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개개인 성가를 연습하고 부를 때마다 은혜를 받습니다.

 

특히 절기에 드리는 찬양예배를 맡았을 때는 수개월간 연습을 하게 됩니다. 그러한 노고를 아시는 목사님은 성가대의 찬양 순서가 끝나면 수고한 성가대의 지휘자, 반주자, 솔로, 전 대원들을 일일이 소개합니다.

 

성도들은 소개될 때마다 박수로 격려와 감사를 표합니다. 그리고 축도로 예배를 마칩니다. 성가대원으로 강단에서 찬양했을 때 그런 박수를 받으면 수개월의 수고가 더욱 보람차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악의 재능이 미미해 성가대에서 돋보이지 않은 평범한 대원이었습니다. 그래서 강단 위에 자리 잡고 부르는 절기찬양 예배 때에는 틀릴까 보아 거의 립싱크 수준으로 노래를 하기 때문에 늘 찬양예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예배에서 모든 것은 하나님께 향해야한다는 생각이 커서 그런지 목사님의 소개로 인사 받을 때는 ‘우리가 받을 인사가 아닌데’하는 마음이 들어 참 쑥스러웠습니다.

 

사람이 남의 덕을 보거나 좋은 일이 생겼을 때에는 자연스럽게 감사 인사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러한 인사는 인사하는 사람의 덕목이지 인사 받을 사람의 당연한 몫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위와 같은 경우에 인사를 받을 때는 “땅에서 받을 것 다 받았으니 위에서 받을 것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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