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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6 (19:30:43)

주님! 감사합니다

 

< 김영자 사모, 채석포교회 >

 

 

“이 가뭄에도 쏟아지는 물줄기 만난 것이 출산의 기쁨과 같습니다”

 

 

짙은 안개로 시야가 불투명하게 보이는 6월 중순의 이른 아침입니다. 오늘도 아침 방송에 비가 온다는 소식은 없고 많은 곳에서 아직까지 못자리도 못하고 있는 농가에서 이제 식수까지 바닥이 났다는 소식뿐입니다. 채석포 바닷가에서는 지금부터 금어기가 시작되었고,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며 그물 손질하는 어부들이 눈에 뜨입니다.

 

가뭄으로 인하여 육지의 식물들이 타들어 가고 지난해에 심었던 작물들의 수확의 결실이 메마를 때 바다라고 가뭄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가 봅니다. 바다 고기들도 먼 바다로 피신을 했는지 채석포에 와서 꽃게 철인 5월에 꽃게를 맛보지 못한 일은 처음인 것을 보니 어지간히 고기가 잡히지 않는가 봅니다.

 

비가 와야 할 때 비가 오지 않아서 마늘과 양파의 굵기가 아주 작아 결실의 기쁨이 줄었지만 밭에서는 잘 여문 육쪽 마늘을 수확하느라 한창입니다. 마늘 수확 후에 뒷작물로 콩이며 참 깨와 들깨를 파종해야 하는데 아직 씨앗을 심지 못하고 비가 내리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의 논에는 못자리를 하지 못한 곳은 없는데 이웃 동네에서는 아직도 못자리를 하지 못하고 논둑 곳곳에 관정을 하여 물을 찾느라고 바쁩니다.

 

주일 밤 예배 시간에 권사님의 기도가 내 마음에 감동을 주었습니다. 권사님의 기도 내용은 대충 이러 했습니다.

 

“하나님, 봄 어장을 잘 마치게 해서 감사합니다. 고기를 많이 잡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크게 이익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날씨가 고르지 못하여 바람이 불고 안개 낀 바다에서도 사고가 일어나지 않고, 몸 상한 곳 없게 한 것을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색다른 어종이 그물에 걸리면 배에서 내려 미처 옷과 장화를 벗지 않고 목사님에게 생선을 먹이고 싶어 생선이 담긴 그물망을 조심스럽지마는 자랑스럽게 내밀고는 했습니다. 부부가 작은 배를 가지고 열심히 어업에 종사하여 딸 셋을 모두 서울의 좋은 대학에서 공부를 시키고 모범적인 신앙생활과 가정생활로 동네에서도 칭찬을 받는 가족입니다. 신앙고백의 기도를 들으면서 믿음이 많이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어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내 친구 마꼬(키가 작다는 뜻의 별명)가 권사 취임을 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33년 전, 서울에서 이웃에 사는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사업을 하다 망하여 피폐할 대로 피폐하여 말붙이기가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어렵게 그녀를 전도한 다음 날부터 이제껏 열심히 다니는 교회를 잘 섬겼지만 생활이 어려워 식당 주방에서 식기를 닦는 일로 아르바이트를 십 수년하면서 교회 생활을 했습니다.

 

키와 체구가 작아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아 그 이름 석 자를 아는 이 별로 없었으나 시간이 날 때마다 교회 청소와 주방 일을 돕고 구역에서 어려운 성도나 병든 노인들을 소문내지 않고 몇 년간 돌본 일들이 많은 성도들에게 입소문으로 전하여진 것 같다고 하면서 내게 조심스럽게 이번 권사 취임을 받게 되었노라고 하면서 같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습니다.

 

정말 축하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내가 서울에 와서 처음 전도한 그녀가 권사가 된다니 너무나 기뻤습니다. 주일 날 오후 예배 때 행사가 있어 참석은 못했지만 “친구야, 권사 된 것을 정말 축하해. 하나님의 복이 넘치기를....”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내가 보낸 문자의 진심이 친구에게 전달되었는지 곧 바로 전화가 왔습니다. 고맙다고...

 

집에 물이 없어 샘을 파게 되었습니다. 지하수개발업자들이 아침 일찍부터 거창한 장비를 가지고 도착하여 물이 나올만한 곳에 기계를 설치하고 남편이 오래 전에 수맥을 보아 둔 지점에 기계를 설치하고 시끄러운 소음의 시작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시작은 순조롭게 30미터, 60미터 깊이로 봉이 들어가고 정오의 시간이 되었지만 물 소식은 없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오라고 했더니 기계를 쉴 수 없는 터라 식사를 밖에 나가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식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지만 바쁘게 점심을 준비하는데 지하수개발 사장님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불안하게 왔다 갔다 했습니다.

 

집 근처에서는 보통 60미터 정도 땅을 파 내려가면 봉에 물기가 있는 흙이 비친다고 하는데 100미터를 파 내려가도 물 소식이 없으니 사장님은 불안해하면서 이제껏 수고 한 것이 헛것이고 아깝지만 기계를 정리하려고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남편의 결단이 필요 했습니다. 남편은 기름 값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물이 나올 때까지 파라고 했습니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 갈 무렵 시끄러운 기계소리에 남편과 나의 가슴은 타 내려갔습니다. 안절부절못하던 사장님이 조용해졌습니다. 150미터의 봉에서 흙에 물기가 있었다면서 물길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드디어 물길이 보였습니다. 기다림과 결단 끝에 지하 150미터 암반수가 터졌습니다. 이 가뭄에도 펑펑 쏟아지는 물줄기를 보며 얼마나 감사한 지, 아이를 출산하는 산모의 기쁨과 이삭과 야곱의 우물이 생각났습니다.

 

며칠 전 오래 전에 작은 오해로 소식이 끊겼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그 친구로 인해 가슴앓이를 하면서 많이 아팠었는데 떨리는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눈물까지 났습니다. 그 동안 보낸 시간들을 주고받으면서 모든 서운한 마음은 사라졌습니다. 한 시간정도의 통화를 끝내고 탈진상태가 되었습니다. 친구와 함께한 추억여행으로 타임머신의 미망이 되었습니다.

 

인간은 육체적인 고통은 쉽게 잊히지만 인격이 수모를 당하면 그것을 영원히 기억하게 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친구가 그리웠나 봅니다. 그 모든 일들을 생각할 때 권사님의 기도가 아닌 나의 고백으로 “주님! 감사합니다”라고 놀라운 섭리와 은혜에 오늘도 하나님께 기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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