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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과 이사야 통독의 기쁨

 

< 최에스더 사모, 남서울평촌교회 >

 

“하나님 말씀 읽을 때 위로부터 내려오는 총명함 더해지길”

 

방학이 왔다. 홈스쿨을 하고 있는 우리 집에서는 그다지 실감나지 않는 단어지만 학교를 다니고 있는 조카들 덕분에, 그리고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딸들 덕분에 마디도 긋고 쉼표도 찍어갈 수 있다. 아들 둘과 앉아서 우리끼리 읽어나가던 성경통독시간에 이제 조카들도 함께 하고 딸들도 끼어들게 생겼다.

 

아이들과 성경말씀을 읽다보면 항상 느끼는 것인데 혼자 읽을 때에는 분명히 지루하고 재미없고, 심할 때는 무슨 말인지 도통 몰라서 건성으로 읽었던 부분인데도 아이들과 함께 읽어나가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는 이사야서를 읽고 있는데 처음에는 다른 말씀을 읽을까 적잖이 망설였다. 예전에 혼자 읽었을 때는 이 긴 말씀이 기승전결도 없이 복을 주겠다고 했다가, 화를 주겠다고 했다가, 또 복을 주겠다고 하는 것이 하나님의 속마음을 도무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참 어려운 말씀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과 읽어나가는 성경목록에서 웬만한 봉우리는 다 정복했고, 이제 대선지서라는 최고봉이 우리 앞에 있었기에 나 혼자라면 모를까, 아이들을 데리고 앞장서야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물러설 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이 여름에 비지땀을 흘려서라도 꼭 정복해보고 싶은 도전의식이 생기기도 했다.

 

1장, 2장,,,,15장,16장,,,,30장,,,40장을 넘어 이제 49장을 읽었는데 우리는 한창 재미가 나서 한 장 한 장 고개를 넘는 수고도 모르고 이사야 선지자의 이야기에 푹 빠져있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설명이 필요할 때는 설명을 해주고, 주옥같은 말씀이 마구 쏟아져 나올 때는 나는 할 말을 잃고, 그 말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가 말씀에 색 펜으로 줄을 긋는다. 그러면 아이들도 나를 따라 줄을 긋는다. 너무나 유명한 말씀이 나올 때는 꼭 말해준다.

 

“얘들아, 이 말씀은 너무나 유명한 말씀이란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꼭 듣게 되는 말씀이지.”

 

여기까지 오면서 나는 자주 생각했다. ‘이상하다, 왜 이렇게 안 어렵지? 분명히 난해하고, 그래서 좀 답답했는데.’ 아무 것도 어렵지 않고 분명하고 명쾌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서를 읽어가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은 내가 그동안 부모가 되어 오랜 시간 자식을 키우면서 그래도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왜 그렇게 복 준다고 했다가, 혼난다고 했다가, 다시 복 준다고 하시는지 알 것 같았다. 내가 그러고 있지 않은가!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발견해 가면서 이전에는 내 눈에 가려져 있던 부분이 드러나 보게 된 것은 어린 아이들을 말씀의 세계로 안내하고자 하는 나의 작은 수고에 하나님께서 은혜를 크게 입혀주신 이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도 쉽고, 저기도 쉽구나, 무슨 말인지 다 알 것 같구나, 이렇게 내가 속으로 외칠 때 아이들도 거침없이, 막힘 없이 말씀의 세계로 들어와 여기 저기 구경하며 감탄하며 나와 함께 하나님의 사랑과 신실하심,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다함께 고개 숙여 인정할 수 있었다.

 

나만의 은혜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사야서를 설명하기 위해 주석이나 설교집을 읽었다면 모를까, 이 준비 없고 성의 없는 엄마교사가 설거지 막 끝낸 젖은 손을 옷에다 슥슥 닦고 ‘얘들아, 모여라, 성경말씀 읽자, 시원한 물 한 잔씩 마시고, 선풍기 틀고, 자, 오늘은 어디지? 어? 이사야서?’ 이렇게 시작한 말씀통독에 하나님께서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꼴이 되지 않도록 우리의 눈을 열어주신 것이다. 이사야서 29장 24절에 이런 말씀이 있다.

 

“마음이 혼미하던 자들도 총명하게 되며 원망하던 자들도 교훈을 받으리라 하셨느니라.”

 

우리는 이 말씀에 밑줄을 좍좍 긋고 24란 숫자에 빨간색 펜으로 동그라미를 여러 번 그렸다. 이 말씀이 온전히 우리에게 이루어져 부디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때에 혼미한 이 엄마로부터 우리 모두에게 위로부터 내려오는 총명함이 더해지며 교훈의 말씀을 교훈으로 받을 수 있는 깨끗한 심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비록 100여 년만의 폭우로 우리 모두가 이 여름의 기세에 눌려있지만, 다시는 물로 심판치 않으시겠다는 하나님의 무지개 약속을 믿고 광명한 날, 맴맴맴 울어대는 매미소리 가득한 한반도의 8월을 그의 정하신 질서대로 오게 하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 올 여름방학, 아이들과 함께 말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시길 강력히 권한다.

 

부모의 교사됨을 기뻐하시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여행이 최고의 여행이 되도록 준비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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