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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8 (00:00:00)
달빛아래서 춤을


<이영란 사모, 좋은소식교회>



“우리 가족이 경건한 백성으로 세워져 가는 것 감사해”


시월 한 달은 어린이 예배 때에 룻기 말씀을 전했다. 첫 시간에 “나오미가
며느리 룻과 함께 고향에 돌아온 때는 추수를 시작할 때였어요!” 하며 두
여인을 융판에 붙이는데 무척이나 설레었다. 앞으로 전개될 놀라운 은혜의
이야기 때문이었다.



나오미와 룻 이야기 전달해



네 번의 룻기설교를 마치면서 나는 지나온 세월을 자연스럽게 반추하게 되었
다. “너는 맏며느리로는 많이 부족하니 나는 이 결혼을 반대한다”고 하시
는 아버지 말씀에 크게 흔들렸지만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지금의 남편이
‘그 자격은 마음과 믿음에 있으니 내가 최적격’이라고 하였다.
결혼한 그 이후 25년의 세월동안 나는 아버지 말씀대로 맏며느리의 삶은 나
와 너무도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를 무척이나 좋아하셨던 어머
니께서 내 진면목을 보시며 실망하셨
다고 생각될 때마다 앞으로 어떻게 해
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아! 내 노력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은혜가 아니면 이 삶은 위선
과 형식일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엎드리는 중에 믿음으로 시
댁가족에 대한 미래의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어머니를 생각하며는 아련해지고 가끔 회개의 눈물이 맺혔다.
룻의 시모에 대한 애정이 나에게도 싹트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나도 맏며느리는 일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구
나.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내가 룻과
나오미를 융판에 붙였듯이 하나님께서 앞으로 하실 이야기를 위해 마음이 하
나된 어머니와 나를 붙이시는 순간이었던 같다.
6남매 모두 결혼하고 자손들이 장성하기까지 작고 큰 풍파들이 있었고 그때
마다 어머니와 나는 함께 기도했다. 믿음을 멀리 떠나 살던 가정들이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며 다시금 신앙의 아름다운 가정으로 세워져
갔다. 하나님은 측량할 수 없는 은혜를 베푸셨고 점차로 하나님을 섬기는 대
가족을 이루게 하셨다.
그런데 올해 큰 변화
가 생겼다. 내게 며느리가 생긴 것이다. 일찍 결혼한 아
들 덕에 빨리 시어머니가 된 것이다. 명절을 맞아 어린 며느리를 데리고 장
을 보아 시댁에 가는데 그 느낌을 무엇이라 형용할 수 없었다. 이제 겨우 며
느리가 어떤 것인가 깨닫기 시작했는데 시어머니가 되었으니 어찌 담담할
수 있을까!
어린 며느리가 내가 가르쳐주는 대로 송편을 열심히 만드는 것을 보면서 25
년 전 바로 이 자리에서 있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송편 하나는 잘 만드
는구나!” 하며 칭찬인지 책망인지 깜짝 놀라셨던 어머니 생각이 났다. 너무
도 부족했던 며느리였는데 여기까지 오다니...
넓은 마당에는 큰 보름달이 걸렸고 수많은 별들이 하늘에 매달렸다. 막내 시
동생은 장작불 위에 고기를 구우니 아이들이 젓가락을 들고 몰려든다. 둘째
는 천체망원경을 조립해서 달을 따다가 애어른 할 것 없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목사의 길을 꿈꾸는 나의 아들은 어느새 아이가 되어 조카들을 리드하
며 마당에서 뛰논다. 그 순간 지난 세월이 영화처럼 스치며 “아!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라는 고백이 보름달만큼이나 내안에 가득 차올
랐다.

들도 기쁨이 넘쳤나보다. 갑자기 전등을 비춰주며 “모두 나와 춤추세
요!” 하는 것이 아닌가. 리듬을 맞추어 주는 아들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일
을 멈추고 춤을 추었다. 아랫동서가 따라나와 나보다 더 신나게 추었다. 두
목사 사모의 얼굴이 달빛아래서 더욱 충만했다. “형수님, 그런 모습 처음
봤어요!” 하는 시동생 목사가 크게 웃는다. 절구질을 하시는 어머니도 춤추
시는 듯 했다. 아이들 얼굴에도 웃음꽃이 번졌다.
다음 날 우리 가족의 추수감사 예배를 드렸다. 남편은 시편 말씀을 통하여
감사로 제사를 드리자며 모두 한 가지씩 감사를 나누자고 했다. 맨 마지막으
로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는 무릎을 꿇은 채 “나는 지금 너희들의 이 모습
이 그 무엇보다도 감사하다!”고 하셨다.
평생 무릎으로 사신 그분의 감사의 내용은 놀랍게도 20여 년 전에 은혜를 구
하며 믿음으로 그린 우리 가족의 그림이었다. 그것은 우리 가족이 하나님께
감사하는 그의 경건한 백성으로 세워져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이삭을 주워 살던 나오미와 룻이 속량자 보아스를 만나게 하시고 그 후손을
통하여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질 왕조시대
가 열리게 하셨다. 하나님의 마음
에 가장 합했던 다윗 왕이 그리고 우리를 속량하신 진정한 왕 예수그리스도
께서 오셨다.
‘보아스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 왕을 낳
으니라.’ 그리고 그 족보의 마지막에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가 나시니
라’고 기록하고 있다(마 1:5,6,16).
설교를 마친 후에 오히려 나는 그 은혜의 세계에 더 빠져들었다. 그 두 여인
의 이야기는 끝난 것이 아니라 이미 어머니와 나의 삶속에서 이어져왔고 앞
으로도 계속된다는 것이 믿어졌기 때문이었다.



두 여인 이야기로 마음 설레어



부모와 고향을 떠나 온 룻과 같은 나의 외국인 며느리와 나를 상상 속에서
융판에 붙여본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은혜의 이야기를 그려보며 다시금
마음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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