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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3 (00:00:00)
故 장승필 목사님을 기억하며...


편히 쉬시는 장 목사님!
작별 인사도 없이 너무 빨리 하늘에 가셨습니다. 목사님의 사랑과 도움이 여
전히 필요한 분들이 많은데, 먼저 하늘에 가시니 이 땅에 사는 저로서는 아
쉬움과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
며칠 전에 목사님께서는 이제 가리봉과 마석에 있는 필리핀 교인들이 예전
과 달리 하나님 말씀으로 조금씩 자라간다고 하셨고, 그들에게 자신이 목사
로 또는 선교사로 복음을 전하다가 때가 되면 망고농장에 집을 짓고 그곳에
서 여생을 보내기를 원하셨는데, 너무 빨리 망고농장에 잠이 드셨습니다.
목사님께서는 필리핀에 저와 올 때마다, 당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하셨지요.
이민가시기 전에 힘들게 사셨던 학생시절, 이민가신 후에 미국에서 생존하
기 위하여 힘겹게 일하셨던 일들, 말씀하실 때마다 그 당시에 당하였던 마음
의 고통도 말씀하셨지요. 저는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자신이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라고 했습니다. 이민 생활의
어려운 현실에서도 복음을 전하는 자가 되고 싶어서 일하면서도 성경학교에
들어가서 공부하셨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국내에 귀국하여 합신에서 공
부할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하셨지요. 또한 말씀과 삶이 일관되는 개혁주의
신앙의 내용을 좋아하셨고, 특히 동기생들과 함께 기도하고 교제하고 소망
을 나눈 일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는 늘 얼굴에 기쁨이 있었지요.
목사님께서는 동생인 저에게 조심스럽게 두 번째 여행에서 자신의 삶을 말씀
하면서, 어렵던 신학생 시절에 아내를 만나서 자신의 마음이 안정이 되었
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너무도 많이 채워주는 아내에 대하여 고마움이
늘 있다고 말씀하셨지요. 이번에도 하시는 일로 인하여 마음 고생하시는 사
모님에 대하여 걱정을 하시면서, 아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든 도와주겠
고, 나중에 사모님과 함께 망고농장에서 집을 짓고 살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필리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자로 남은
생애를 보내고 싶다고 말씀하셨지요.
목사님께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제가 부럽고, 심지어 질투가 난다고 하셨지

. 제가 학생들을 데리고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 너무 좋다고 말입니다.
‘권목사님, 5년만 참으시면 푸른아카데미가 잘 될 것이니 인내하십시오 ’
라고 가나안농군학교에서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자신은 아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성수를 대할 때마다 자꾸 잔소리를 하
게 되고, 이번에도 성수에게 잔소리만 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자신이 좋
은 분들을 인생에서 만났듯이 성수도 좋은 목사님을 만나서 예수 그리스도
를 알아가면 좋아질 것이라고’ 소망을 말씀하셨죠.
그래서 그런 것인지 이번에는 더욱 우리 아이들에게 잘 해주셨습니다. 손수
팬케이크, 된장찌개, 스파게티를 만들어 아이들과 저희들에게 즐거움을 주셨
고, 그리고 농활을 마치는 날에는 삼겹살과 닭도리탕을 하시겠다고 약속하셨
지요. 이 약속은 지키지 못하셨네요.
장목사님.
목사님께서 마지막 가시는 날을 기억합니다. 저는 쉬지 않고 일만 하시는 목
사님을 보았습니다. 저는 더운 날에 이미 지쳐 있었고, 목사님은 지쳐 있으
면서도 계속 일을 하시니 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목사님은 아이들이 모은
잡풀을 태우며 물끄러미 그 불을 바라보셨죠. 그런데 우리
가 쉽게 생각했던
불은 서서히 커져갔고,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이 빠르고 넓게 퍼져갔지요.
목사님은 센 불을 끄려고 이리 저리 움직이면서 불을 끄려고 하셨지요. 저
도 불을 끄면서 목사님을 바라보니, 목사님의 안타까운 마음을 보면서도,
또 한편으로 불을 끄려고 이리 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경사스런 잔치를
위하여 덩실 덩실 춤을 추는 아름다움이 느껴졌습니다. 화사한 날에 마치 주
님을 맞이하듯 즐거운 춤사위로 목사님의 마음을 표현하는 듯 했습니다.
또한, 실종된 목사님을 낮에 찾지 못하고, 밤에 다시 이행구 선교사님의 도
움으로 목사님의 시신을 발견하였을 때, 목사님은 땅을 안고 누워있는 자세
로 계셨지요. 망고농장을 다 품고 가시듯, 깨끗하고 밝은 파란 옷을 입고 우
리에게는 등을 돌리고 있었지요.
목사님의 육신을 보고 순간적으로 당황하고 안타까웠으나, 목사님의 뒷모습
으로 보여지는 목사님의 환한 얼굴이 떠올려지더군요. 그리고 필리핀 형제
자매를 위하여 망고농장을 지키고, 함께 했던 학생들을 지키기 위하여 몸이
지치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구하려고 이렇게도 멀
리 비틀거
리면서 오시고, 마지막에 ‘불이야’하고 외치면서 쓰러지신 목사
님의 마음을 제가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하늘에 계시면서 그렇게 보고 싶어하셨던 예수님과 함께 우리가 신앙
의 경주를 잘 하도록 응원하고 계시겠지요.
장 목사님.
이곳을 위해서 계속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십시오. 이곳에 당신께서 하시고
자 한 일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으련만 쉽지가 않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
니 이웃을 사랑하고, 거룩한 삶으로 복음을 표현하기를 원하셨던 목사님의
뜻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열매가 맺어질 수 있도록 하늘에서 응원해주시
기 바랍니다.
그리고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저도 형님이자 동역자이자 친구였던 목사님을
따라 이 땅에 하나님의 의를 위하여 살다가 그곳으로 갈 때, 천국에서 즐겁
고 환하게 저를 맞이해 주십시오. 하늘에서 목사님을 뵙겠습니다.


2010년 3월1일
동생이자 동역자이자 친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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