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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5 (11:24:10)

다윗의 고엘을 기억하자

 

 김양호 목사_하누리교회,목포기독교역사연구소장 >

 

 


하나님의 인자와 정의는 가난하고 연약한 사람들에게도 동일하다 

 

 

   “다윗 시대에 삼 년이나 내리 흉년이 든 적이 있었다. 다윗이 야훼께 곡절을 물으니 야훼께서는 사울과 그의 가문이 기브온 사람들을 죽여 살인죄를 지은 탓이라고 하셨다... 다윗 왕은 사울의 가문에서 7명을 기브온 사람들 손에 넘겼다. 기브온 사람들은 산 위에 올라 야훼 앞에서 그들 일곱을 한꺼번에 나무에 매달아 죽였다”(삼하 21:1~9).


   히브리 민족이 살아가는 이스라엘 나라의 기근은 예사롭지 않았다. 건조한 땅인 팔레스타인에, 그것도 3년씩이나 기근으로 흉년의 세월을 보내야 한다는 것은 필경 죄에 따른 심판의 성격이 짙다. 사울이 기브온 사람들을 죽여 무고한 피를 흘린 까닭이다. 아모리 사람인 기브온 족속은 이스라엘의 가나안 전쟁 때 멸족을 면하기 위해 거짓으로 위장하여 여호수아와 화친조약을 맺고 이스라엘의 종노릇하며 살아가던 자들이다(9).


   그러데 사울이 이 평화조약을 어기고 민족 차별을 일으키며 기브온 사람들을 학살한 사건이 있었다. 기브온 사람들은 이 억울함에 대해 그와 방불한 원한을 풀어주길 기대하며 합법적 처형을 요구한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제정한 고엘제도에 따른 것이다. ‘고엘은 응당한 책임, 사회적 보호로서 일종의 사법적 정의이며, 가난한 자를 돌보는 사회복지 제도다. 다윗은 기브온 사람들의 청을 받아들여 사울 집안의 아들과 손자 7명을 넘겨주고 그들의 사형 집행을 야훼 하나님 앞에서 행한다.


   하나님의 인자와 정의는 가난하고 연약한 사람들에게 동일하다. 소수민족으로 종노릇하던 기브온이기에 감히 국가 사회적으로 억울함을 토로하고 쟁론화하지 못하며 속병 앓고 지내야 했던 그들의 신원을 하나님이 들어 주신 것이다. 갑작스레 3년씩이나 흉년이 들게 한 까닭은, 다윗과 온 나라로 하여 각성하게 하고 국정조사를 벌이게 하여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도록 한 것이다.


   “야훼여, 악한 자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소서. 횡포한 자의 손에서 나를 보호하소서... 야훼여, 당신께서 억울한 자에게 권리 찾아 주시고 가난한 자에게 정의 돌려 주심을 나는 압니다”(140). 억울한 자의 피맺힌 한을 들어 주시고 신원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은 차별이 없으며 선이다. 원수를 멸하고 사악을 징벌하는 엄밀하고 철저한 심판은 당신의 자녀를 용서하고 구속하는 구원의 은총과 맞닿아 있다.


   ‘고엘제도를 어김없이 시행하는 다윗의 처사와 정의 회복을 보며, 우리 현대사에 너무 가슴 아픈 반민특위 와해사건을 떠올린다. ‘반민특위가 제대로 역할을 다 할 수 있었다면 우리는 일제 강점기에 벌어진 억울함과 훼손된 민족정기를 그래도 상당한 수준에서 회복하고 바로 할 수 있었을 터이다. 민족과 나라보다 개인의 야심이 더 앞섰던 권력자들과 친일파 출신들로 채워진 경찰들에 의해 반민특위는 와해되고 해체되었다. 그 결과는 왜곡되고 뒤틀린 역사와 어그러진 민족사를 이어가게 하였고, 계속해서 친일파에 의한 장기 집권 독재와 정의롭지 못한 반사회적 반공동체적 국가를 만들어 왔다.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되고 국정을 농단하며 최순실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던 것은 지난 시대의 오도된 역사가 미어터진 일이다. 박근혜, 최순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해방 이후 치유되지 못하고 오히려 굴절된 역사와 아픈 상채기로 고통하며 신음하는 현실 문제는 참으로 많기만 하다. 촛불 민의를 담은 이 나라의 민주 평화 열망은 새로운 정부를 세웠고 국민들의 마음에 새로운 소망을 일구게 한다.


   나아가 이 땅의 사회 정의의 회복이 일어서야 한다. 개인의 죄악에 대해선 용서와 사법적 처리 시한이 있더라도 민족과 사회에 대한 역사적 공동체적 죄악에 대해선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많이 바뀌었어도 마땅하고 정당한 규명과 심판이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이 땅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며 다시는 엉터리 거짓된 자들의 참극을 피하기 위해서다.


   고엘의 정의는 오늘 우리 역사에 반드시 제대로 세워져야 한다. 금수강산 대지의 갈증이 더하는 시절, 시원한 장마라도 내려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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