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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9 (12:00:55)

그들은 부끄러움과 두려움이라도 있는데...

 

< 남웅기 목사, 바로선교회 > 

 


 

교회가 살아야 세상에 희망이 생긴다 

 

 

   금년 봄은 행복했습니다. 그렇다고 필자에게 무슨 호사가 생기거나 성도가 새로 등록하거나, 주위로부터 유별난 박수와 격려가 쏟아진 것도 아닙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되레 악재가 많았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차량이 느닷없이 급발진하여 남의 미용실을 치고 들어가기도 했고, 전립선 질환으로 1주일간 입원하며 무진 고통을 겪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악재를 덮고도 남을 기쁨이 넘쳤습니다. 비록 더 갖지 않고 더 누리지 못해도 가능한 기쁨과 행복이었습니다. 다만 감동적인 장면을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말입니다


   여러분은 그러하지 않았나요? 그렇습니다. 우리를 행복하게 한 건 새 대통령의 취임이었습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바람직한 조치들로 시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었고, 그동안 응어리진 시민들의 가슴을 뻥 뚫어 주었습니다. 시민들과 어깨를 같이하면서 권력자의 겸손한 모습까지 보여 주었습니다. 그렇다고 유약한 모습을 보인 것도 아닙니다. 어디서 그런 강단 있는 조치가 나오는지 지지자들조차도 놀란다고들 합니다. 41% 당선자가 90% 지지를 받기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그가 내건 주요한 국정 지표가 바로 적폐 청산입니다. 지금 시민들이 기대하며 환호하며 설레는 주요인은 바로 여기에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적폐 청산이 모든 이의 기쁨은 될 수 없습니다. 그 청산의 대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얼마나 잠 못 이루며 고통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겠습니까? 모든 검찰이 다 그런 건 아닌 줄로 알지만 조직문화는 무섭습니다. 검찰 조직에 몸을 담은 이상 검찰의 모든 부정적인 요인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게 어디 검찰만의 문제이겠습니까?


   정치, 교육, 언론, 재벌, 국방, 예술 어느 분야인들 예외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지금 시민들은 법과 제도의 개혁을 촉구하면서, 또 한편 저들이 적폐를 청산하고 새 시대에 합류하기를 기대합니다. 스스로 청산하든지, 아니면 강요에 의해 청산되든지 말입니다.


   문제는 이들의 비난과 원성의 대상 속에 도 포함되어 있다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내가 누구입니까? 곧 교회와 성도 아니겠습니까? 지금 세상은 우리를 향해 교회도 적폐를 청산하라고 눈을 부라리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인 교회와 성도들은 남의 일 보듯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혹 우리 중엔 우리까지 적폐의 대상으로 삼다니하며 분개할 이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허나 보십시오. 우리가 과연 저들과 다른 점이 있는가를...


   2016년도 만인지탄의 대상인 최순실은 이 시대 적폐의 상징입니다. 그런 그가 교회 집사라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검사든, 방송인이든, 정치인이든 장성이든 그가 기독교인이라면 세상과 그나마 다른 무엇을 보여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러나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교회의 존재 이유는 원래 어두운(타락한) 사회에 빛이 되고, 숨 막히는 현실에 신선한 새바람을 불어넣어 죽어 가는 대상들을 살려 내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역할은커녕 세상과 동화되어 있다면, 그 책임을 감당 못한 기능의 마비, 그게 곧 기독교와 성도가 청산할 적폐의 알짬이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복음 전하고 경건에 매진하기도 바쁜데, 교회가 사회 개혁에 눈 돌릴 여력이 어디 있냐?” 이렇게 어깃장 놓으면 안 됩니다. 필자는 지금 우리가 사회 개혁에 눈 돌리자는 게 아닙니다. 교회 내부의 적폐 청산의 심각성을 거론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살아야 세상에 희망이 생길 테니깐 말입니다.


   지금 우리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원래의 그 모습을 잃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교회와 성도는 약한 것을 자랑하며 낮은 곳으로 내려앉아야 마땅한데 우리의 지금 모습이 어디 그렇습니까? 우리는 사실 십자가를 추구하기보다는 자기 힘을 더 비축하는데 진액을 쏟고 있습니다. 십자가를 노래해야 할 우리가 온통 내 힘을 추구하며 내 힘을 구축하고 있다면, 이게 곧 기독교의 적폐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십자가를 통해 살림의 역사를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영광을 교회가 오히려 가로막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주님 십자가를 가로막던 베드로처럼 말입니다. 타락한 세상이 힘을 추구하기 마련인데 거룩한 교회가 언제부터 이처럼 힘을 추구하며 그 거룩성을 스스로 던져 버렸는지 안타깝습니다.


   그 해결책은 제각각 자기 힘을 빼는 데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힘은 세상에서 활용하기엔 더 없이 좋으나 하나님을 좇는 데는 결정적 장애물입니다. 그로 인해 하나님의 기쁘심을 좇는 진실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실을 잃어버린 교회라면 가짜 교회란 말인데 그건 너무나 끔찍한 가상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힘을 가진 것으로, 하나님의 영광도 특허 낸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됩니다. 16장의 부자처럼 말입니다. 가난과 실패와 무능한 사람에게도 하나님의 영광이 있음을 놓치면 안 됩니다.


   세상은 지금 스스로를 적폐의 대상인 줄 알고 그 심판을 두려워하고 있는데, 오늘날 교회는 두려움은커녕 부끄러움마저 없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되레 자신의 교회를 영광의 본체인양 착각하고 있다면 이 일을 어떡합니까? 종교 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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