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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2 (15:25:22)

세상이 걱정하는 교회

 

 < 정요석 목사_세움교회 >


 

 

바른 신학이 바른 교회와 생활로 구체화되게

거룩성과 현실성을 모두 붙잡아야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2017년에 여러 교단들은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우리 교단의 정암신학강좌도 종교개혁의 신학과 오늘이란 주제를 다루었다. 그런데 종교개혁에 크게 역행되는 일이 최근에 합동과 통합 교단에서 발생하였다. 116일 주간에 총신대학교는 해외석학들을 초청하여 500주년기념 국제학술대회를 며칠간 진행하였다. 그런데 이들이 목격한 것은 수업 거부를 하며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대였다. 이들은 시위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갔고, 시위대의 주장이 담긴 유인물을 착실히 챙겨 갔다. 그들이 확실하게 배워간 한국어는 사퇴하라였다. 총신대와 합동 교단은 돈을 들여 해외석학들을 초청하여 자신들의 치부를 해외에 널리 알린 것이다.


   명성교회는 1112일 저녁 7시 예배 때 김삼환 목사를 원로목사로, 그 아들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세우는 예식을 가졌다. 통합 교단은 헌법 정치 제286항에서 교회에서 사임·은퇴하는 위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에게 위임목사직의 세습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명성교회는 과감하게 헌법까지도 무시하며 세습을 강행했다.


   JTBC 뉴스룸은 1113일부터 며칠에 걸쳐 이 세습을 비판하였다. 손석희 앵커는 1114일의 앵커브리핑에서 핼버슨(Richard Halverson) 목사가 1984년의 미국 장로교 총회에서 언급한 말을 다음처럼 인용했다. “교회는 그리스로 이동해 철학이 되었고, 로마로 옮겨가서는 제도가 되었다. 그 다음에 유럽으로 가서 문화가 되었다. 마침내 미국으로 왔을 때 교회는 기업이 되었다.” 그는 이 인용 후에 그리고 한국으로 와서 교회는 대기업이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고 있다. 교회가 자체 정화력을 상실했다고 여기는지 세상은 교회의 부패를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세습과 성추행과 재정 횡령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교인들이 정작 문제의식을 못 느낀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아무 문제없이 평안 속에서 신앙 생활하는데 왜 외부에서 떠드느냐고 못마땅해 한다. 그런데 나치 정권도 국민의 합법적 지지로 정권을 잡고 모든 정책을 집행하였다. 독일 국민이 해외의 비판과 염려를 멀린 한 채 나치 정권의 해악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표를 몰아주었을 때 몇 년 후 나치 정권은 유대인 학살과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목사 개인의 일탈로 인한 재정횡령과 간음과 도박과 세습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성도들이 이것의 심각한 위해성을 알지 못하고, 교회가 외적 성장을 하고, 자신들은 복을 받으면 된다고 여긴다면 한국 교회는 너무나 위험한 것이다. 자정 능력을 잃은 것이고, 다른 종교들과 차이가 없게 된 것이고, 하나님을 현세를 위한 실용의 신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1115일에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이 어떤 건물이 튼튼한지를 알려 주었듯, 한국 교회는 앞으로 다가올 다양한 시련과 유혹 앞에서 그 정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낼 것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 교단이 단순히 종교개혁의 신학적 유산을 관념적으로 되뇌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바른 교회와 바른 생활로 실천의 구체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합신 교단에도 이러저런 사건사고와 잡음이 있지만 하나님의 진리와 사랑을 위해 자신의 욕망을 잠재우는 형태로 의사결정하고 집행하는 분위기는 너무나 소중하다. 총회장, 이사장, 총장, 총무가 되려는 노골적 운동이 없고, 자신의 기한이 차면 기꺼이 자리를 내놓고, 목사 간의 평등을 인하여 권위주의가 자리 잡지 않는 교단의 정신과 분위기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다. “다섯 가지 오직”(5 solas)으로 대표되는 종교개혁의 정신이 지금 한국의 상황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이 새기고 실천화하려는 자세 또한 적절하다.


   그런데 앞으로 교단의 규모가 더 커져도 자리에 대한 욕심과 경쟁은 절제되고, 교단의 역사가 길어져도 파벌이 생기지 않을까? 바른 신학의 유지를 위해 성경과 신학을 치열하게 연구하고, 그것이 바른 교회와 생활로 구체화되도록 거룩함과 현실성을 모두 붙잡을 수 있을까?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었지만 개신교는 로마 가톨릭보다 더 개혁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오히려 세상의 걱정을 받고 있다. 합신 교단이 한국 교회와 사회에 줄 수 있는 큰 선물은 단지 외적 성장에 있지 않고, 더욱 깊이 신학을 바르게 연구하고, 그것의 적용을 구체적으로 교회와 생활에서 나타냄에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교회는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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