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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30 (15:27:46)

고도(altitude) 혹은 태도(attitude)

 

< 정요석 목사, 세움교회 >

 

교회는 1등주의를 떠나 2등도 기억하고 격려하는 자세 가져야

 

 

지금까지 히말라야의 14좌를 완등한 팀들은 세계에서 30팀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엄홍길, 박영석, 한완용, 오은선, 김재수, 김창호 등 6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그런데 매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등반 성과를 낸 산악인에게 주는 황금 피켈상을 받은 한국인은 없다. 지난 1114일에 있었던 제8황금 피켈상 아시아’(Piolets D'or Asia) 시상식에서도 한국은 고 박영석씨가 공로상을 받는 정도에 그쳤다.

 

산악 강국인 프랑스에는 14좌 완등 자가 없다. 이웃 일본에도 없고, 영국은 2005년에 앨런 힝크스라고 하는 한 명이 있다. 14좌 완등 자가 많지 않은 것은 이들이 등반을 못해서가 아니라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사람에게 정복되지 않은 미답봉은 없다. 산정을 정복하는 등정(登頂)주의보다,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경로로 그리고 새로운 방법으로 등정하는 등로(登路)주의가 가치 있게 여겨지고 있다.

 

대원 6명 이내로, 고정 로프 설치 없이, 사전 정찰 없이, 산소통 도움 없이, 문명 이기를 최대한 배제한 상태로 하는 등반 방식을 산악인들은 알파인 스타일이라고 부르며 가치 있게 여긴다. 이런 방식의 등산이야말로 등반자로 하여금 자연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바라보게 하고, 맨몸의 도전과 불굴의 용기를 직면하게 하고, 진정한 인간의 성취를 맛보게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지금의 히말라야 등정은 몇 억 원의 돈을 해외 대행사들에게 지불하면 해발 4500m 베이스 캠프까지 산소통 등 필요한 물품을 날라다주고, 각종 현지 정보와 세르파를 제공해준다. 베이스 캠프는 여러 편의 시설이 구비된 캠핑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에베레스트의 힐러리 스텝은 유명한 병목 구간으로 알루미늄 사다리까지 설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몇 억 원의 정상티켓을 구입한 자들이 쉽게 오르는 통로가 되고 있다. 이렇게 매년 600명 정도가 정상에 오른다고 한다.

 

1953년에 에베레스트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등정한 에드먼드 힐러리(Edmund Hillary, 1919-2008)는 귀족(Sir) 칭호를 받았는데, 그가 단순히 첫 에베레스트 등정가라서가 아니라, 산에 오르는 자세와 그의 삶의 방식 때문이다. 그는 자기를 도와 같이 에베레스트를 오른 네팔의 세르파 텐징에게 너의 나라이니 먼저 오르라는 말로 산 정상을 오르는 기회를 양보했다.

 

그는 "에베레스트 첫 등정가"라는 영예를 홀로 누리는 것을 거부했고, 텐징과 함께였음을 항상 강조했으며, 많은 시간과 돈과 정열을 세르파족과 네팔 주민들을 돕는데 바쳤다. 그가 귀족 칭호를 얻은 것은 그가 산의 고도(altitude)를 정복해서가 아니라 산과 삶에 대한 태도(attitude)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유럽의 음악 콩쿠르에서 입상을 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숫자에 비해 그 후 음악의 거장으로 성장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왜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인지 깊이 생각하는 바가 적고, 음악의 정상보다 음악 그 자체를 사랑하는 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세계에서 50위 안에 드는 대형교회들이 많다. 하지만 세계에서 존경을 받는 교회들이 그만큼 되는지 의문이다. 많은 이들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매출액을 부러워하고, 대형교회의 목사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대기업의 사장들과 대형교회의 목사들을 존경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라는 광고 문구를 싫어한다. 우리 사회와 특히 교회는 정상이라는 결과보다 왜 그 일을 하는지 동기와 과정을 봐야 한다. 다른 이들은 기억하지 않아도 교회는 2등을 기억해야 하고, 꼴찌를 격려할 줄 알아야 한다.

 

교회는 더욱 왜 이 일을 하는지 본질적 면에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하고, 외적 성장과 물리적 정상에 진정한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성경은 단순히 고도(altitude)를 정복하라고 말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과 사람에 대한 사랑의 태도(attitude)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올 한 해 동안에는 태도가 바로 고도이다”(Attitude is altitude!)라는 사실을 깊이 있게 경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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