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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은 자신의 신학적 방법론 극복 위해 평생 노력해”

 

< 강경민 목사, 일산은혜교회, 경기북노회장 >

 

우리는 고 박윤선 목사님을 진정으로 존경하고 사랑한다. 우리는 모두 그 분에게 빚진 자들임에 틀림없다. 그 분이 우리에게 물려주신 사상과 신학은 ‘계시 의존 사색’일 것이다.

 

계시 의존 사색! 이것은 개혁주의 신학을 뛰어넘는 사상이다. 물론 개혁주의 신학의 근본 정신이 ‘계시 의존 사색’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개혁주의 신학이 역사적 산물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이다. 개혁주의 신학이 최종적인 답변일 수 없다는 뜻이다.

 

교회사를 전공하신 김명혁 교수는 교단 30주년 기념대회 설교에서 어떤 신학도 그 신학적 틀 자체가 완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 역사에 등장한 어떤 신학적 방법론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하나님의 무한성에 비추어 볼 때 너무나 당연한 논리이다. 개혁신학은 그 정신이 계승되어야지 그 신학적 방법론이 절대화되어서는 안 된다. 개혁주의가 살려면 칼빈도, 박윤선도 뛰어 넘어야 한다.

 

합신의 신학이 과거의 개혁신학적 틀에 갇혀 있으면 그것은 계시 의존 사색의 정신과 맞지 않는 일이다. 박윤선 목사님도 계시 의존 사색의 정신을 기초로 자신의 신학적 방법론을 극복하려고 평생을 애쓰신 학자이셨다. 당신의 성경신학적 이해가 최고의 신학이라는 생각을 한 순간도 품지 아니 하셨으리라.

 

그런데 그의 제자들 가운데 박윤선의 신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그 신학의 내용을 더욱 성경적으로 끌어올린 제자가 누구인가? 필자는 그 이름을 알지 못한다. 시대적 상황에서 볼 때 합신을 대표하는 4인 교수들 중에서 박윤선을 뛰어넘을 사람들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우리가 존경하는 신복윤, 김명혁, 윤영탁, 박형용 교수는 박윤선과 함께 계시 의존 사색에 기초한 개혁신학의 정신과 틀거리를 우리 시대에 소개하는 것으로 그들의 사명을 다했다.

 

그 다음 신학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그들에게 박윤선의 신학적 한계를 뛰어넘기를 기대한다. “합신에서 감히 박윤선을 비판하다니... 박윤선이 가보지 못한 신학의 영역을 넘어서다니... 무슨 일을 당하려고?” 하는 자세는 신학자들의 정당한 양심이 아니다.

 

그것은 결단코 박윤선의 원함도 아니다. 박윤선은 개척자일 뿐 최종적인 해답이 아니다. 합신의 신학적 치열성이 박윤선을 넘어서지 못하면 그것은 답보가 아니라 퇴보이며 거기에는 근본주의로의 회귀라는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교단의 정체성이 그저 총회장 선거할 때 돈 안 쓰는 일 정도여서는 안 된다. 물론 우리 교단의 정신이 급진적 청렴성(purity)에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우리 교단이 가입되어 있는 ‘한기총’이 지금 난리다. 우리 교단에서 파송한 대의원들께서 ‘우리는 돈 봉투 받은 일이 없다’고 양심선언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우리 교단이 존재해야 할 명분을 찾을 수는 없다.

 

합신은 개혁주의 신학의 끊임없는 계승 발전을 통해 이 땅에 실현되어 가는 ‘하나님 나라’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 조직신학, 성경신학, 역사신학, 실천신학의 치열한 조우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통전성을 밝히 드러내야만 한다. 필자는 합신 교수들에게 이와 같은 학문적 치열성을 발견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학자는 항상 새로운 논문을 통해 말해야 한다. 교회는 작더라도 ‘이것이 교회다’고 회자되는 역할 모델(Role Model) 교회가 우리 교단 여기저기서 일어나야 한다. 그 때 한국교회는 우리 교단을 통해 희망을 볼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은 신학과 목회의 만남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 교단은 한국교회에 비전을 제시해야 할 역사적 사명이 있다. 비전은 메가처치에 있지 않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정신을 차려야 할 절박한 이유이다.

30년을 답보하고 있는 합신 신학에서 절망을 느끼지만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는 박윤선의 정신이 있기에 희망을 놓지 않는다.

 

절대 계시 의존 사색은 성경이 완전하게 해석되어지는 것을 절대 사명으로 생각한다. 이것이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의 기초이다. 하지만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은 완성된 합창곡이 아니다. 그것은 완전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는 과정이다.

 

신학자들의 분발과 겸손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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