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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9 (12:11:41)

총회의 대표적 직무


 

   총회 헌법은 총회의 직무 중 하나가 노회에서 합법적으로 문의한 교리 문제를 해명하는 것이라 한다(교회정치 17.6.6). 역사상 첫 총회도 교리적 갈등을 푸는 것이 주제였다(15). 이방인도 율법대로 할례를 받아야 구원 받는다며 억지로 이방인을 유대인답게 살게 하려는(2:14) 자들 때문에 교회에 혼란이 생겼다. 이에 바울 일행은 무엇이 옳고 하나님의 말씀에 부합한 것인지 사도들 앞에서 규명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갔고 관계자들이 회집하였다. 이것이 최초의 총회인 예루살렘 총회다.


   종교개혁 500주년에 열린 이번 102회 총회의 의미를 애써 부여한다면 우리 교단의 신학적 교리적 기초와 개혁 정신에 부합하는 프로세스를 재확인하고 공고히 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안팎으로 신앙적 사상적 공격이 난무하는 시대에 교단 내 모든 교회들이 건전한 개혁주의의 기초에 든든히 서 있는지를 자가 점검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예컨대 설교, 예배의 형식, 교회교육 등 제반 영역에서 시류의 여파로 개혁주의적 본질이 훼손되는 부분은 없는지, 있다면 개선, 회복하는 데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지를 모색하고 답을 제시해야 한다.


   목회 현장의 긴박성과 실용성을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개혁주의적 금과옥조들을 포기해도 좋다는 구실은 될 수 없다. 선진들이 지켜 온 종교개혁의 근본과 신앙적 토대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보루이다. 개혁은 건전한 변화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것이 변질의 경계를 쉽게 넘는 것을 정당화하진 않는다


   오늘날처럼 다원화, 다양성의 시대에 우리 교단 내에서도 목회자들 개개인의 다양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엽적인 문제에 대한 해석과 적용의 상이함은 인정하더라도, 우리가 개혁주의 교단인 이상 개혁주의의 교리적 신앙적 기초에 속한 것들을 양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몸은 우리 교단에 있으면서 마음은 개혁주의와 무관한 조류에 편승한다면 교단의 정체성에서 멀어져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교단 내 교회들의 화합과 일체성이 참된 의미를 가지려면 함께 서 있는 기초가 동일해야 한다. 다소의 흔들림이 있어도 기초는 같아야 한다.


   예루살렘총회는 사실 오늘날과 같은 민주적 표결 과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도와 장로들이 많은 토론을 한 후 믿는 자는 할례자나 무할례자나 차별이 없이 이신칭의의 은혜 안에 있음을 베드로가 동의 재청하고 이를 받아 야고보가 최종 결론을 내려 주었다. 야고보는 지혜롭게 이방인이나 유대인이 공히 이해하고 보편타당하게 실천할 만한 덕목의 단서를 달았다. 야고보가 내린 결론을 독단적인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미 사도와 장로들이 충분한 논의를 했고 특별히 베드로의 변론을 들은 후에 그것을 근거로 종합 판단하여 야고보가 발표한 것이다. 당연히 성령께서는 야고보를 통해 복음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고도 유대인과 이방인이 모두 수긍하여 교회의 덕을 세우는 결론을 내리게 하셨다.


   오늘 우리의 총회도 어떤 헌의안이든 어렵고 두렵게 느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신학적 교리적 기초에 결부된 문제일수록 우리가 주님의 진리의 권위 앞에서 겸허히 순종하려는 열망으로 기도하며 지혜를 구하면 거룩하신 성령께서 자유로운 토론 속에 함께 하시고 가장 좋은 답으로 인도해 주실 것을 믿어야 한다.


   한편, 회의는 문제를 야기하는 자리가 아니고 해결하는 자리이다. 그러므로 분란의 빌미가 되는 인신공격과 무례함이 나타나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지혜로운 해결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오늘날의 총회가 절대선일 수는 없다. 보다 더 성경적인 결론을 위해 매번 노력해야 한다. 어느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든 아직 결론이 나지 못하고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잔존한다는 증거다. 이를 해결함에는 두말할 것 없이 성경적인 근거와 개혁주의 전통에의 부합성의 유무가 잣대가 되어야 한다.


   교리적 혼란이 있을 때 이를 교회의 최종 권위인 말씀에 비추어 규명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총회의 가장 주요 회집 이유 중 하나이다. 웨스트민스터 총회(1643-1652)의 주요 결과물도 신앙고백과 문답서와 예배 지침이었다. 그것은 개혁주의의 역사적 집대성이었다. 따라서 다수의 헌의안들이 있지만 교리 문제에 관한 분명한 판단과 결론을 내리는 것, 교회가 바른 신학과 신앙을 따르며 준수하고 있는지 살피고 돕고 분별해 주는 일은 우리 시대 총회의 대표적 직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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