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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2 (00:00:00)
http://www.rpress.or.kr/files/sinhak/381jo.hwp조병수의 목회편지(74)딤전 4:7

신화창조

어린시절 우리는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동네형의 이야기를 듣느라고 시간가
는 줄을 몰랐다. 그 형이 훈련 중에 자기를 향해 날아오는 총알을 맨손으로
잡았다며 사방에 침을 튀기면서 말할 즈음에는 우리 모두가 자기도 모르게
야! 하고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한 시간도 채 지나기 전에 그 형이 골목길
을 지나가다가 아이들이 던진 야구공에 머리를 맞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의 신화는 보기 좋게 깨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이미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신화를 좋아할 뿐 아니라 또한 자기를
자랑하기 위하여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내기를 좋아한다. 신화는 인간이 자신
의 불만을 극복하려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자만을 표출하려는 시도이
기도 하다.

사람들은 신화를 좋아해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경건을 연습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먼저 망령되고 허
탄한 신화를 버리라고 권면한 것은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사도 바울이 보기
에 경건의 가장 큰 적은 신화였다
. 신화는 경건의 방해물이다. 그래서 경건
을 연습하려면 반드시 신화를 극복해야 한다. 이것은 뭔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님에 틀림없다. 사도 바울이 오래 전에 앞에서도 언급했거니와 신화는 당
시에 유행하던 창조설화와 같은 것이다(딤전 1:4).
하지만 여기에서 사도 바울이 신화를 구태여 경건에 거스르는 것으로 말하
는 데는 까닭이 있다. 그것은 신화가 그냥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설화
가 아니라는 점이다. 신화는 누군가가 자기를 위하여 만들어내는 이야기이
다.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은 신화를 만들려고 애쓰지 말
고 경건에 이르려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신화는 망상이고 경건은 능력이다.

신화는 망상, 경건은 능력
목회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일 중 하나는 자기신화를 만드는 것이다. 하나님
께 예배하는 중에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설교하는 중에도 자기를 드러내는
데 힘을 기울인다. 자기가 얼마나 훌륭한 목회자인지, 또 자기의 설교가 얼
마나 감동적인 것인지, 자기가 없으면 한국교회가 무너진다느니 하는 것들
을 말하느라고 예배와 설교의 시간을 다 보내고 만다.
목회자들은 비단 이런 시간뿐 아
니라 사람이 모인 자리면 언제 어디에서든
지 공치사와 자화자찬을 늘어놓는다. 선교지의 공항에서 선교물품을 기적적
으로 통과시켰다든지, 포학한 원주민들을 설교 한 마디로 회개시켰다든지,
턱도 없이 부족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예배당을 건축했다든지, 귀신들
린 자들을 열 명이나 앉혀놓고 단번에 치료를 했다든지 … 자기신화의 창조
는 끊임없이 또 끊임없이 이어진다. 공치사는 신화의 혀이며, 자화자찬은 신
화의 입술이다.

설교자는 자기 신화에 빠지기 쉬워

그런데 더욱 꼴값인 것은 자기신화를 겸손으로 치장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자신을 신화적 존재로 만들기 위하여 실컷 자기자랑을 늘어놓고
는 마지막에 닭살 돋는 겸손을 떨면서 이야기를 듣는 신자들에게 아멘을 유
도하기 위하여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마무리한다. 불쌍한 신자들
은 목회자들의 자기신화 창조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경탄을 발한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가차없이 말했다. 신화를 버리고 경건을 연습하라
고. 신화는 인간이 드러나는 것이며, 경건은 인간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
다. 신화는 인간이 나서는 것이라면,
경건은 인간이 물러나는 것이다. 신화
를 따르는 것은 사람이 자기를 따르는 것이며, 신화를 버리는 것은 인간이
자기를 버리는 것이다.

부지런히 연습해야 할 경건

경건을 따르는 것은 사람이 자기를 버리는 것이며, 경건을 버리는 것은 인간
이 자기를 따르는 것이다. 신화가 경건과 발을 맞출 수 없듯이, 경건이 신화
를 벗으로 삼을 수 없다. 경건은 자기신화 창조를 거절하는 것이다. 신화를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은 반드시 망령되고 허탄한 인생이 되고 말 것이다. 따
라서 자기신화를 만들어내는 데 관심을 가지지 말고 경건을 연습하라.
오늘도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인물인지 보이기 위해서 새로운 자기신
화를 창조하는데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두렵다. 그리고 더욱
두려운 것은 그런 자기신화 창조가 우리의 경건을 얼마나 심하게 해치고 있
는지 도무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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