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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 유순아 박사, 한국멤버케어연구소장 >

 

 

“인생의 목표란 주님 위한 일이 아니라 주님 자신임을 알아야”

 

 

지난 몇 달간 하나님께서 내 인생에 아주 특별한 시간들을 주셨다.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을 허락하신 것이다.

 

여행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편한 시간들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름만 여행이지 계속 옮겨 다녀야만 하는 상황에서는 불안하고 외롭고 힘든 시간들이었다. 더욱이 기질적으로 한 곳에 정착해야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으로서는 더욱 그러했다.

 

낯선 곳에서 눈을 뜨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하루 일정을 보낼 수 없고 주어지는 상황에서 일을 해야 하고, 때로는 존재하는 자 같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는 자 같기도 하고, 말을 잊은 자처럼, 보지 못하는 자처럼, 듣지 못하는 자처럼, 맘도 생각도 없는 자처럼 된 것 같았다. 코로는 숨을 쉬지만 마음은 답답하고 생각은 있는데 머리 속은 텅 빈 것 같았다.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 거야? 내가 뭐 잘못된 건 아닌가? 제대로 가고 있나? 머리 속으로는 ‘이건 잘못된 생각이야’ 하면서도 마음은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았나를 생각해 볼 때 이미 어두워진 나의 눈은 나를 아름답게 볼 수 없었다. 귀로는 나를 정죄하는 소리를 듣고 있었고 입으로는 현실을 비관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내 몸은 솔로몬의 휘장과도 같은 아름다운 곳에 머물고 있는데 심령은 메마른 광야요 게달의 캄캄한 장막이었다.

 

계절적으로도 춥고 황량한 이 인생의 광야에서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하나님께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눈은 사물을 보고 있지만 눈동자는 주님을 찾았다. 귀로는 소리를 듣지만 내면의 주파수를 주님께 맞추려고 애를 썼다. 책을 보면서도,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도 주님의 은혜를 간구했다. 눈을 감고 앉아 있으면서도, 서서 걸으면서도 그 분의 임재를 갈망했다. 낯선 땅 외로운 곳에서 비로소 나는 새로운 영적 여행을(Spiritual Journey) 시작하게 되었다.

 

삶과 사역의 무너진 터 위에서 나를 돌아보았다. 열심히 살아 온 것 같은데 남은 것이 없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부지런히 주님을 찾는데 마음은 황폐해 갔다. 슬픔 가운데 탄식했다. “주님, 제가 이렇게 찾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 계신 거예요? 난 더 이상 주님과 먼 관계로 살고 싶지 않아요.”

 

하나님께서 아가서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딸아 너는 네 자신이 부끄럽다고 생각하지만 아니야 내 눈에는 너무 사랑스럽단다. 게달의 장막처럼 새까맣다고 부끄러워하지만 그렇지 않단다. 마치 솔로몬의 휘장과도 같이 아름답구나”(아 1:5).

 

내 안에 기쁨이 충만해지며 온 세상이 내 것 같은 부요함과 자유함을 누리는 은혜를 체험했다. 하지만 이 은혜가 계속 지속되지는 않았다. 어느 날은 충만한 것 같은데 또 어느 날은 아무리 앉아 있어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마음이 냉랭해졌다. 또 다시 주님께 여쭈었다. 왜 이렇게 내 마음이 냉랭하냐고. 하나님께서는 내 속에 있는 것들을 영혼의 두레박으로 하나씩 퍼 올리기 시작하셨다.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누었지만 내 마음은 깨어 있었다. 나의 부족함을 생각하며 수치심과 죄의식과 후회스러움에 한없이 눈물 흘릴 때 주님께서는 내 마음의 창 밖에서 나를 들여다보시며 “바위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나로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네 소리는 부드럽고 네 얼굴은 아름답구나”(아 2:9,14)라고 말씀하면서 나의 마음을 이끌어내셨다.

 

“주님, 그런데 용기가 안나 못 일어나겠어요.”

“네 속에 있는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아 2:15).

그럼에도 그 곳에 머물러 미래에 대한 염려로 불안해 할 때 주님은 이렇게 당신을 알려 주셨다. “사랑하는 딸아, 내가 너의 비전이란다. 내가 너의 인생의 목표란다. 사랑하는 딸아 일어나서 함께 가자.”

 

난 지금까지 나의 비전은 현재 하고 있는 이 사역이라고 생각하며 살아 왔다. 그 동안 얼마나 애를 쓰며 힘들게 살아왔는가? 그런데 주님은 나의 비전이 주님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나의 인생의 목표는 주님을 위한(for God) 일이 아니라 주님 자신이라고 말씀하신다. 이제부터는 내가 뭘 하려고 애쓰지 말고 주님과 함께(with God) 있자고 말씀하신다. 그것이 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고 그것이 나의 가치라고 가르쳐 주신다.

 

“주님, 주님께 잠근 동산이요 덮은 우물이요 봉한 샘이 되기를 원합니다(아 4:12). 제 인생에 광야와 겨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조용히 당신의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셨다.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 가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의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반구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 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이 피어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아 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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