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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사회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책임

 

 

< 조석민 목사,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

 

 

“보다 나은 미래 위해 공정사회 위한 책임 다하길”

 

 

지난해에 화제가 된 책 가운데 하나는 하버드 대학교의 마이클 샌델 교수가 쓴 『정의란 무엇인가?』이다.

 

인문사회학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이 책은 이명박 대통령이 여름휴가 기간에 읽은 책이라고도 한다. 대통령의 연설 가운데 ‘공정사회’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도 이 책과 무관해 보이지는 않는다.

 

공정사회는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의미한다고 이해할 수 있는데, 과연 우리 사회가 현재 얼마나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정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어떤 사회를 공정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다.

 

얼마 전 정부는 다시 공정사회의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정부가 지난 2월 19일 ‘1차 공정사회 회의’를 열었다.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공정사회’를 처음 내건지 반년만의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공정사회는 과연 가능한 것일까.

 

계간지 「역사비평」 2011년 봄호는 공정사회의 전제조건 가운데 하나로 세금 문제를 제기한다. ‘조세의 공공성을 묻다’라는 주제로 특집을 마련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공정해야 할 문제가 많이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세금 문제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것도 중요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우리는 정의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이 정의라고 이해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이런 현실은 과거에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으로 촉발된 삼성 그룹 수사에서 이미 경험했다. 검찰은 이건희 전 회장을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로 기소하고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1천 100억 원을 선고하였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기소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를 사면하였던 것이다.

 

분명히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힘과 여러 종류의 현실적 권력이며, 그런 힘과 권력은 공평과 정의를 위하여 사용되기보다는 불의를 정의로 착각하는데 오용되거나 남용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정의가 이기는 모습을 과연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그동안 5년여 세월 속에 여러 가지 불법과 비리로 신음하던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의 교수들이 그렇게 원했던 학내 사태가 올바로 해결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정의가 이기는 현실을 조금 보는 것 같아서 힘이 난다. 적지 않은 교수들이 학교의 불법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 함께 마음과 뜻을 모아 법적 공방을 벌인 결과 이제야 잘못된 일이 드러나고 굽어졌던 것이 곧게 펴지게 된 것이다. 공정사회를 위한 하나의 신호탄이 되기를 바라며, 동시에 다른 모든 사립신학대학원대학교를 향하여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공정사회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역할은 바로 이런 점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아모스 선지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 5:24)라고 선포하였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자기가 속한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와 직장, 단체 그리고 이 사회 속에서 정의가 물 같이 흐르도록 노력해야 하며,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해야 할 책임이 있다. 불법이 자행되며 정의가 굽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입이 있어도 말 못하는 짐승처럼 침묵하면 그 사람은 스스로 살처분(殺處分)을 기다리는 구제역에 감염된 소와 돼지의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신구약성서는 공정사회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분명히 가르치고 있다. 예수께서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향하여 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정의와 긍휼과 믿음은 버렸다”(마 23:23)고 책망했다.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당 안에서 예배를 드리며 봉사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종교의식 행위에만 만족하며 그 속에 안주하고 있을 때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에게 하신 동일한 말씀은 화살처럼 날아올 것이다.

 

잠언 21장 3절은 아주 분명하게 “공의와 정의를 행하는 것은 제사 드리는 것보다 여호와께서 기쁘게 여기시느니라”고 말한다. 공정사회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책임과 역할은 성서가 가르치는 정의의 목소리를 외치며, 불법과 불의를 고발하고, 그 현장에서 행동으로 정의와 공평을 보여주는 것이다.

 

박노해 시인이 최근 출판한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에서 노래한 <침묵의 나라>의 한 소절, “정의와 진보를 거침없이 말하던/ 나의 대통령과 지도자들은/ 찬란하게 인류 앞에 침묵했다/ ... 오 거짓 국익 앞에만 다이내믹한 코리아여/ 네가 짓밟히고 피에 젖어 울부짖을 때/ 세계는 너의 침묵을 찬란히 돌려주리라”와 유사한 현실이 되지 않도록 그리스도인들은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동조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공정사회를 추구하면서 가장 먼저 내가 속한 작은 사회인 교회와 직장, 내 삶의 터전에서 공평과 정의를 추구하며 스스로가 정의로운 삶을 구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내가 속한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가 공평과 정의가 흐르는 모습으로 세워져 갈 수 있도록 힘쓰고 노력해야 한다. 올바르지 못한 모습을 바로잡는 일에는 믿음과 용기가 필요하다. 때로는 성서가 가르치는 공평과 정의를 위하여 육신의 몸을 불살라버려야 할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의롭지 못한 현실에 안주하여 안정과 번영을 누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미래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려면 공정사회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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