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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을 바라보는 그리스도인의 시각

 

 

< 조석민 목사,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

 

 

“회심 통해 가난 종식시키려는 노력 기울이는 것이 그 목적”

 

무상급식(無償給食) 논쟁은 해가 바뀌어도 멈출 줄 모른다. 오히려 논쟁의 열기는 한 여름의 폭염처럼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무상급식은 이미 금년부터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확대 실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논란을 낳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저소득층 자녀에 한정하여 무상급식을 실시하였다. 하지만 기준이 모호하고 불합리한 부분이 문제로 지적되었고, 무상급식을 제공받는 아이들에게 눈칫밥을 먹인다는 일부 지적이 있어왔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야당이 무상급식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본격적인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최근 서울시장이 주장하는 무상급식반대를 찬성하는 “복지포퓰리즘추방 국민운동본부”의 주민투표 청구인 서명부가 서울시에 접수되었다. 이 서명부에는 전체 서울시민 가운데 80만 1263명의 청구인 서명이 제출되었기에 유효서명 총수가 서울시 주민투표 청구권자 총수의 5%인 41만 8,000명은 넘길 것으로 보인다.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 청구가 ‘주민투표청구심의회’에서 적법하다고 판단되면 이후에는 8월 말경에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가 서울시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한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서울시가 접수한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로 소요되는 비용이 약 182억 원이라고 한다. 이 엄청난 비용을 지출하면서 이 일을 반대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지, 서울시장은 무슨 의도로 무상급식 반대를 주민투표까지 끌고 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서울시장의 명분은 현재의 무상급식이 부자급식 또는 외상급식이라며 복지포퓰리즘으로 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복지 요구가 갈수록 커지면서 정부는 재정지출 억제 원칙을 고수하려고 애를 썼지만 이미 지난달 ‘만 5세 무상보육’을 정부 스스로 공식 발표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도 “전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은 아니며 균형을 찾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재정부 장관은 한발 물러섰다. 재정부 장관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했다. 사회안전망을 내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복지 확대가 일정부분 불가피함을 인정한 셈이다. 정부는 감세, 재정건전성, 사회안전망 확충 등 서로 다른 방향으로 뛰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보려고 했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일임을 어느 정도 인식한 것 같다. 하지만 서울시장은 정부의 변화된 인식과도 큰 차이가 있어서 나 홀로서기를 고집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연 무상급식은 무엇이 문제가 되는 것인가? 무상급식은 부자급식 또는 외상급식이며 복지포퓰리즘인가? 그리스도인은 무상급식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인가? 먹고 사는 문제인 무상급식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게 무상급식에 대한 성경적인 올바른 시각이 필요하다.

 

성경에서 무상급식의 형태를 어느 정도 찾아 볼 수 있지만, 일차적으로 성경은 가난한 자에 대한 관심이 많다. 가난한 자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은 무상급식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가난한 자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생존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생존할 수 있을 정도의 음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가난한 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기본 요소이다. 신명기는 가난한 자들이 농산물을 지주(地主)와 함께 나누어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구체적으로 가르친다(참조. 신 14:22-29; 24:19-22).

 

가난은 모든 시대에 존재해 왔고, 가장 중요한 사회 문제 가운데 하나로 다루고 있다. 그 이유는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가난의 문제는 생명을 부지하기 위한 먹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에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주제이다.

 

신명기 15장 11절은 “땅에는 언제든지 가난한 자가 그치지 아니하겠으므로 내가 네게 명령하여 이르노니 너는 반드시 네 땅 안에 네 형제 중 곤란한 자와 궁핍한 자에게 네 손을 펼지니라”고 가르친다. 이런 구약성경의 가르침은 신약성경 속에서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다”라는 표현으로 동일하게 나타난다(참조. 마 26:11; 막 14:7; 요 12:8).

 

성경은 가난에 대하여 사회가 서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며, 가난이 이 땅에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가난을 종식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은 무상급식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구약성경에서 무상급식의 한 모습은 구약성서 열왕기하 4:42-44에서 그 실례를 찾아 볼 수 있다. 선지자 엘리사는 바알 살리사(Baal Shalishah)에서 온 사람이 가져온 처음 거둔 보리로 만든 빵 스무 덩이와 자루에 가득 담은 햇곡식을 백여 명의 사람들이 무상으로 배불리 먹고 남도록 하였다.

 

신약성경에서 무상급식의 형태는 예수께서 보여주신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 사건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병이어의 기적 사건은 네 복음서에 모두 기록된 사건으로 복음서 기자들이 예수께서 많은 사람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한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오병이어의 기적 사건이 발생한 동기에 대하여 예수의 동정심과 관련하여 복음서 기자는 예수께서 많은 사람들을 보시고 “불쌍히 여겼다”라고 간접적으로 알려 준다(마 14:14; 막 6:34). 예수께서 많은 사람들의 생존에 필요한 먹을 것을 준비하여 무상으로 공급하였다면 예수를 따르는 모든 사람들은 동일한 노력을 실제로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가난에 대한 성경의 궁극적인 가르침은 무상급식이나 자선을 베푸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사람들이 회심하여 함께 가난을 종식시키려는 노력을 실제로 기울이는 것이다. 그 노력의 한 모습이 무상급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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