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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1 (20:27:40)

진실과 거짓의 싸움

 

< 조석민 목사,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

 

 

“거짓은 허상이기에 진실 앞에 정체 드러낼 수밖에 없어”

 

 

진실과 거짓의 투쟁은 인류 역사에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전혀 다른 양극단의 싸움은 항상 양적이며 물리적인 힘에 의하여 승부가 가려지는 듯하다. 진리가 항상 승리한다는 말은 오래된 역사 속에서 이미 빛 바랜 옷감처럼 더 이상 진리가 아닌 듯하다.

 

진실과 거짓을 증명하는 힘은 과연 무엇인가? 무엇이 진실이며, 무엇이 거짓인가? 거짓도 진실로 둔갑하고, 진실도 한 순간에 거짓으로 뒤집어지는 세상에서 과연 진실이 존재하는 것인가?

 

서울 시장 선거를 보면서 한 순간에 진실도 거짓으로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얻는다. 부정적 이미지로 도색하여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흑색선전이 일반 대중에게 호소력이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흑색선전에 현혹되어 올바른 이성적 판단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무뇌 인간처럼 보인다. 거짓이 힘을 얻는 비결이 무엇인지 간접 교육 효과가 충분하다.

 

죄지은 자를 고발하여 법대로 처벌하여 달라고 호소하는 사람이 오히려 수감되는 경우를 보면 이 세상의 법은 정의의 편인지, 진실은 정말 힘이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죄지은 자에 대한 범죄를 증명할 증거자료를 제출하고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모든 사실을 말하여도 살아있는 권력에 붙어있는 피의자에 대한 조사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세상에 살아가야 하는 참담함은 삶의 의지를 꺾어 놓기에 충분하다. 그래도 매우 드물지만 진실의 힘을 믿고 굳건하게 버텨내는 사람들이 있기에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진실은 숨겨질 수 없고 그 누구도 깊이 묻어둘 수 없기에 결국 그 빛을 드러낼 날이 있을 것이다. 좁은 교도소에 수감되어 사람과의 단절을 피부로 느끼게 할지라도 진실이 거짓으로 바뀔 수는 없고, 진실을 덮어둘 수도 없다고 온몸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기에 힘이 난다.

 

지나간 역사 속에서 결국 거짓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일들을 볼 수 있어서 그나마 살맛나는 세상이다. 군사 정권 속에서 간첩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조작된 간첩들이 사형 선고를 받고 이미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기에 모든 것은 끝난 것처럼 여겼지만 진실은 생명력이 있어서 무고한 생명들의 희생이 만천하에 밝혀졌다.

 

거짓은 숨길 수 있을 때까지만 진실의 행세를 한다. 하지만 거짓의 생명력은 허상이기에 진실 앞에서 그 모습을 추하게 드러낼 수밖에 없다. 이 땅에 아직도 밝혀져야 할 거짓이 너무 많이 있기에 그때를 기다리며 사는 재미도 있다. 너무도 뻔한 거짓을 말하면서 진실이라고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정치권력을 얻었던

사람들이 이제 곧 진실게임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날이 가까워오니 기대가 된다.

 

하지만 진실과 거짓의 싸움은 그 자체로 공정한 심판이 없어서 언제든지 진실도 거짓이 되고, 거짓도 진실이 된다. 누구든지 자신의 본의가 아니라고 말하면 면죄부를 받는 세상에서 거짓도 본의가 아니라면 진실로 둔갑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본의가 아니라서 모든 일을 없었던 일로 하고 백지화하면 살인도, 강간도, 도적질도, 폭행도, 불법도, 그 어떤 일도 본의가 아니라고 말한 사람의 죄를 물을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몇 십 억대의 교회 재정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목사에게 “교인 다수가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담임목사는 자신의 뜻대로 재정을 집행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경우에 따라 가능하다”라고 대답한 것을 보면 이 사회의 마지막 양심의 보루로 존재해야 할 교회도 진실과 거짓의 싸움에서 예외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거짓이 진실로 포장되어 많은 재정적 힘을 얻어 과대 선전되어질 때 사람들은 너무 쉽게 거짓된 진실에 항복한다.

 

진실과 거짓의 싸움은 예수의 십자가 사건에서 이미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진실을 거짓으로 바꾸어 예수를 고발하는 유대종교 권력자들은 오늘날 정치권력을 얻어 진실을 거짓으로 바꾸어가며 행세하는 자들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자신들이 거짓으로 예수를 고발하여 그 사실이 밝혀질까 봐 걱정하면서도 거짓을 끝까지 진실이라고 고집 부리던 당시의 종교권력자들은 오늘날 거짓을 목에 걸고 사는 목회자들의 모델이기도 하다.

 

진실과 거짓의 싸움에 동원되어 거짓을 진실이라고 변호하며 변명하는 사람들은 돈의 힘으로 모든 것을 창조하는 마술사와 같다. 사람들은 신기한 마술의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자신의 거짓을 진실로 바꾸어보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기존 정치권력과 손이 맞닿아있는 전직 판검사 중에서도 고위직급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전관예우를 받으며 마술사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로 등장하기도 한다. 최근의 영화 ‘도가니’에 등장하는 전직예우를 받는 변호사를 보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임을 직감할 수 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 14:6)고 말씀하신 예수께서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 8:32)고 했는데 다시 그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돈의 노예가 되어 기쁨으로 죄의 종노릇하며 진실도 거짓으로 바꾸어버리는 세상에서 진실의 횃불을 높이 들어 올릴 사람들이 필요하다. 진실과 거짓의 싸움에서 나는 어느 편에 설 것인지 정직한 결단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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