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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4 (00:00:00)
<기고>

작은 교회


윤순열 사모, 서문교회


"작은 교회 무너지면 한국 교회 미래 없어"


얼마 전 신문에서 어느 중형 교회 목사님의 '그 정도면 됐습니다'라는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개척한 지 12년이 넘었지만 교인 수는 고작 열댓 명에 불
과하고 그것도 절반이 멀리 사는 할머니들인 개척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한
소감을 쓴 글이었습니다.


개척교회 이야기에 감동 받아


담임하는 후배 목사는 그 누구보다 열정이 넘쳤고 성실했고 유능했습니다.
그러나 최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급성장하는 신흥교회에 밀려 빛을 발하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글 쓴 목사님이라도 그 비슷한 처지였을 것이라고 하
였습니다.
그날 저녁 몇 명 안 되는 교인들을 모아놓고 집회를 할 때 종교시장의 빈부
차를 절감했다고 하였습니다. 경쟁에 이길만한 제반 조건을 갖추어 놓으니
가만히 있어도 차고 넘치는 교회들이 있는가 하면 월세로 제대로 못 낸 채
허탈감에 빠진 교회도 부지기수라고
하였습니다. 엄청난 자본과 상품가치를
보유한 대기업을 결코 소기업이 이길 수 없는 이치가 아닌 듯싶습니다.
그날 강사인 그분이 많은 은혜를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교인들이 전부 나와
특송을 하는데 할머니 권사 한 분이 자꾸만 눈물을 훔치시는데 강사이신 목
사님이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고 하였습니다. 음정도 박자도 제대로 맞지 않
는 찬송이었지만 수 백 명의 성가대원들이 부르는 노래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고 하였습니다.
바로 그 순간 도시의 유목민들을 유인하기 위해 최적의 조건을 구비한 교회
들이 오버랩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제 그 정도면 충분할 텐 데도 교인 쟁
탈전은 그 끝을 모르는 듯 보였다고 하였습니다. 이제 그만하면 됐습니다.
작은 교회도 살립시다. 대략 글의 내용입니다. 많은 공감을 하였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전도한 숫자보다 나가는 숫자가 더 많은 소형교회. 그러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들과 몇 십 명의 교인들만 남게 되는 것이 작은
교회의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얼마 전에는 옆집이 새로 이사 왔습니다. 전
도를 위하여 화장지 선물세트를 가지고 방문할까하고 있는데 몇 일 후에 현

n관 위에 교패가 붙은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후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 집주인 아주머니와 인사하게 되었습니다. 교회
에 다니는 분이기에 저는 반가운 마음으로 "교회에 나가시나봐요" 하고 물었
습니다. 그 분은 그렇다고 하시면서 반갑게 다가오셨습니다. 얼마 후 그 분
은 저희가 목회자인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자기 교회에서 겪는 신앙 갈등을
저에게 종종 토로하였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우리 교회는 이러 면이 좋으니 우리 교회로 오
세요'라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면 그 교회 목사님
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하는 생각에 애써 그분의 호의와 초청을 외면하였습
니다.
교회생활에 시험이 오고 갈등이 생길 때 누군가 호의를 베풀며 자기 교회로
오면 괜찮다고 하면 십중팔구는 끌려가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
책이 될 수도 없고 약점을 이용한 유혹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리스도인들은 신앙 양심상 옳지 않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저희는 목회하
면서 그런 식으로 성도들을 잃어버린 가슴 아픈 경험들이 많았음이 떠올랐습
니다. 그 얼마 후 그분의 현
관문에는 새로운 교패가 교체되어서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요즘 산책로에서 운동하는 중 그분을 만날 기회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분은
요즘 예비 며느리의 친척 되는 아주 조그마한 개척교회로 옮겨서 신앙생활
을 잘하고 계시다고 하였습니다. 마음이 흐뭇하였습니다. 큰 교회보다 연약
한 개척 교회에 가서 큰 힘을 실어 줄 것 같아 제 일처럼 기뻤습니다.
성도는 달랑 다섯 명이라고 합니다. 목사님, 사모님, 목사님 딸, 옆집 아주
머니, 아주머니의 아들이 전부라고 하였습니다. 목사 안수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목회자로 아주머니 가정이 온 뒤로는 열정적으로 아주머니
와 함께 매일 전도하며 온 힘을 다하여 열심을 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저녁에 드렸던 수요예배도 저녁준비 관계로 불편한 아주머니 사정을 고
려하여 낮 예배로 교체하고 새벽마다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한 사람을 위
하여 차량 운행을 해준다고 하였습니다.

오늘날 일부 대형교회에서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전도 축제라든가 총동원
주일을 실시한다고 하면 순수한 마음으로 보여 지지 않습니다. 무리한 목표
를 정해 놓고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적으
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숫자 채우기 쟁탈전이 벌어지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 교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급성장한 교회 전도 왕 사모님
은 저에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어느 교회가 시험에 들었다는 정보가 들어
오면 그 교회의 리더격인 성도를 찾아갑니다. 그리하여 계속적인 작전으로
그를 끌어내는데 성공하면 그 다음부터는 어렵지 않게 다른 교인들은 자동으
로 끌려온다는 노하우를 자랑 아닌 자랑처럼 이야기했습니다.
그런 방법이 통했는지 그 교회는 주변 교회에서 몇 십 명씩 전도(좀 이상하
지만) 하여 교회를 급성장시켜 그 사모님을 서울의 대형교회에서 전도사례발
표 간증 강사로 활동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바른 신앙의 눈으로 판단
하면 심히 경악할 일이건만 오늘날 이런 일이 평범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교
회 현실에 마음이 서글퍼집니다.
내가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수많은 교인과 더불어 할렐루야를 외칠 때 상가
한 구석에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동역자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얼마나 좋
을 까요. 교회는 유람선이 아니
고 구원선이 되어야 하고 영혼 구원과 교회
부흥을 혼동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전도와 부흥 혼동하지 말아야

작은 교회가 무너지면 한국교회도 미래가 없습니다. 작은 교회도 살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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