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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3 (10:45:09)
 

사모자리 인정하기

 

< 이미애 사모, 군산 샬롬교회 >

 

 

“지금까지 걸어온 모든 일들이 주님의 은혜임을 다시한번 깨달아”

 

 

오전시간 1층 예배당에서 기도라기보다는 이 생각 저 생각으로 공상에 빠져있다가 전화벨 소리에 화들짝 정신이 들었다. 아주 예쁜 목소리로 개혁신보사란다.

 

너무 익숙한 단어인데 너무나 낯선 말을 한다. 글을 부탁한단다. 앳된 목소리에 간곡함이 묻어나와 거절치도 못하고 부족하지만 한 번 해보겠다 말을 하고 나니 부담감이 백배로 몰려온다.

 

주제는 무엇으로 할까? 어떤 식으로 이끌어 가야 하나? 신앙생활 쪽으로 중점을 둘까? 아니면 일상생활에서의 경험을 정할까? 머리도 큰데 생각의 무게로 머리가 꽉차버렸다. 갑자기 글을 전문적으로 쓰시는 작가들과 설교 원고를 쓰시는 목사님들이 존경스러워 보인다.

 

그리고 멋있고 낭만적이며 사람의 마음을 이리저리로 끌고 다니고 움직이는 고상하고 매력적인 직업이라 생각되었던 작가라는 직업이 이제는 환상이 깨지고 겨우 문장 하나로 절절 메는 내 앞에 큰 산이 되어 서 있다. 환상이 현실이 되는 이 순간 스트레스라는 작은 방망이가 되어 나의 머릿속을 콩콩콩 때리며 돌아다닌다.

 

아마도 우리의 삶이 다 그렇지 않을까? 멀리서 바라보면 너무나 낭만적인 과수원의 농가에서 하루만 일하고 나면 중노동의 장소라는 것을 깨닫게 되듯 어떤 일이든 무슨 직업이든 한발 건너서 보는 것과 직접 본인이 하는 것 사이에는 너무나 큰 강이 흐르게 마련이다.

 

다시 정신 차리고 집중하고 나서 ‘나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정리를 해야겠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할까? 그게 내 마음대로니까! 현 위치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 났겠다’고 정했다.

 

나는 지금 한 목사의 아내이지만 그 사모의 자리를 인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부담스럽고 자격미달임을 알았으므로 틈만 나면 세상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이었으리라. 더 솔직히는 생활고의 어려움으로 인해 불편함과 자존심 때문이었다.

 

그럼 어떻게 지금까지 버텨 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목사의 아내라 함은 일명 ‘사모님’이다. 나를 제외한 사모님들의 헌신과 노력을 포함하여 마땅히 존경과 사랑을 받아야 할 존칭이다. 그럼에도 혹시 의기소침해 있는 사모님들이 이글을 보신다면 위로 받기 바란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신학생 때부터 6살 된 아들과 한 달된 딸을 데리고 지방으로 오면서 개척한지 벌써 14년째이다. 개척멤버이기도 한 우리가족은 오랫동안 오붓하게 변함없이 넷이서 예배를 드렸다. 사랑의 하나님께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긍휼히 여기사 굶기지 않으시고 여기까지 인도하셨다. 너무나 힘든 시기였고 나는 종종 이런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10년째 송구영신 예배에 무론 남녀노소하고 30명도 안 되면 응답으로 알고 전 사모 안 합니다.”

이게 웬일인가? 보도 듣도 못한 몇 분이 예배를 드리러 왔다. 난 혹시 무심결에 성도의 수를 세어보고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정확히 30명이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렇다고 그분들이 우리교회에 다시 나온 것도 아니었고 딱 그날뿐이었다. 예전과 성도는 똑 같았으나 내가 세상을 포기한 계기가 된 것이다.

 

지금도 부족한 나 자신을 본다. 너무나 하는 일은 적고 부담은 많이 있다. 다른 사모들은 심방에 전도에 각종 세미나에 선교에 시간이 없다는데 심방할 성도들도 별로 없고 전도와 선교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니 주님 보시기에 점수가 아주 낮을 것이다. 지금도 성숙하지 못한 사모로 은혜만 구할 뿐이다.

 

지금의 우리교회는 가족 같은 분위기로 점심은 간단히 국수로 대신한다. 사모의 솜씨보다 더 맛있게 먹어주심에 감사드린다. 지난주부터는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성가대가 첫 선을 보였다. 가운을 입은 모습들이 마치 천사들이 찬양하는 것처럼 감회가 새롭다. 이제는 힘들고 마음이 아픈 성도들과 이 자리를 지키리라 다짐해 본다.

 

부담이 되고 걱정이 되던 글은 이렇게 나열해 보니 지금까지 걸어온 모든 부분 부분들이 다 주님의 은혜인 것을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 반성문도 되고 나의 성찰도 된다.

 

무슨 일이든 10년이 지나면 전문가가 된다는데 이제부터는 온유한 일에, 성내지 않는 일에, 절제하는 일에, 사랑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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