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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7 (18:38:13)

어느 군선교 목사의 자전적 이야기

 

< 정OO 목사 > 보안관계상 성명을 밝히지 않습니다

 

아직 순수하고 더럽혀지지 않은 장병들에게 복음 전해야

 

어느덧 대한민국 군부대 안에 1004개의 교회가 세워졌다. 민간 사역자들과 현역 군목들이 함께 일궈온 천사(1004)운동의 응답일 것이다

 

군교회 안에는 적지 않은 영혼들이 주일이면 모여서 뜨거운 찬양과 말씀을 듣는다. 분명히 그 곳은 진리의 기둥과 터이지만 은둔의 땅이요 감춰진 선교지다. 외부와 접촉도 쉽지 않고 어느 교단소속도 없다. 주로 산골짜기 민간 출입이 없는 곳에 세워져있다. 내가 만났던 어느 목사는 이것도 교회냐?” 라고 하면서 내치는 일도 보았다. 그러나 군교회는 젊은 영혼들이 미래의 대한민국을 꿈꾸며 섬기는 교회중의 교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고정출입증을 지참하고 1주에 3번 이상 부대로 들어간다. 예배와 상담(전도)이 주목적이고 때로는 훈련이나 관련모임 때문이다. 내가 집을 출발하여 위병소에 들어갈 때면 위병은 총구로 나를 계속 겨누고, 또 다른 한 병사는 출입증을 검사한다. 우린 서로 다 아는 처지인데 말이다. 어떤 때는 방문목적이 뭐냐고 따져 묻기도 한다. 출입증에 목사라고 적혀 있는데도 말이다.

 

내가 사역하는 곳은 모 사단의 최전방 수색대대다. GP의 철책을 뚫고 들어가 밤샘 뜬눈으로 지새우며 고난 받는 젊은이들의 땀이 서린 곳이다. 이곳에 나를 보내준 사람도 없고 어느 교회나 단체가 파송한 것도 아니다. 노회로부터 위임도 받지 않았지만 나는 자칭 이 교회의 담임목사다. 이렇게 다진 생각을 스스로 가지며 위로를 받는다.

 

예전에 물병장이 있었는데 사실 나는 물담임이다. 오늘 당장 그만두고 떠나간들 붙잡을 사람은 하나도 없다. 와도 그만 가도 그만이 분명하다. 병사들은 항상 제대 날짜를 지워가며 집에 갈 날만을 기다리는데 저들에게 마음을 달라고 할 수도 없다. 혼자 사랑하고 혼자 기뻐하는 물담임목사다.

 

그러나 내가 자칭 담임목사라 불러야 하는 이유가 있다. 왜냐면 군선교는 특별히 담임목사와 같은 마음자세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자식 같은 저들을 내가 자진해서 품지 않고서야 하루도 견딜 수 없다. 도리가 없지 않은가. 대답 없는 메아리가 있을까만은 부대는 대답 없는 메아리가 너무 많다.

 

그동안 목사로 살아오는 도중에 양들을 버린 일은 없었는지 두렵다. 나는 믿는다. 양이 목자를 버릴 수 있을지라도 목자가 되어 양을 버릴 수는 없다고. 무조건 양들은 위로부터 보내주셨음을 믿는다. 특별히 허물 많은 나 같은 죄인에게 이곳은 최고의 사역지 였던 것이다. 파송을 받았든 스스로든 사역을 하면 되지 그게 무슨 상관이랴 주의 이름으로 서있는 곳이면 족하다. 그래서 그동안 많은 주의 평강과 기쁨을 맛보았었다.

 

자칭 담임목사로 군사역을 하면서 느낀 보람과 기쁨들이 있다. 무엇보다 훈련장을 찾을 때다. 마트에서 빙과류와 음료를 챙겨 유격장이 있는 산을 오른다. 도착하면 장병 모두가 예외 없이 집합이다. 훈련 중인지라 군기가 바짝 들어 있어서, 목사의 말 한마디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함성을 친다. 힘드니 대답을 하지 말라고 해도 대답이 또 함성이다. 정신교육이라지만 사실 무얼 말하겠는가 당연 복음을 전하고 또 부모님의 은혜를 전한다. 그러면 눈물이 글썽이고 감동의 시간이 된다. 와우! 이들이 누구던가 80%가 불신자들이 아니던가? 저들이 군대니까 앉아서 복음을 듣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실에 놀라고 기쁘다.

 

또 보람은 상담(전도)이다. 토요일이면 생활관에 들어간다. 잠을 자든 뭐를 하던 목사가 만나겠다고 하면 만나게 된다. 내가 토요상담(전도)을 진행하면서 새삼 놀라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꽤 많은 병사가 입대 전까지 한 번도 교회(종교)나 신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도대체 사춘기를 어떻게 살았지?’ ‘대체 사람의 머릿속에 종교사색의 공간이 없기도 한건가?’ 이건 내가 스스로 던져보는 질문인데,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어떻게 이해하는지 몹시 궁금하다.

 

나이 스물이 넘은 인간이면 심원한 존재에 대해 묻게 되지 않던가? 그런데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만다행이도 복음을 제시하면 대부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아직 순수하고 더럽혀지지 않은 심령일 것이다. 이런 변화를 보고나서 그들을 고향에 있는 지역교회로 입양 시켜주고 성도가 되는 것을 지켜볼 때, 내가 여기 있어야 할 이유를 확인하며 기쁘다.

 

위에 쓴 글에는 나의 자랑이 들어가 있다. 긍정적이고 싶은 선관념 때문인데 감삭해서 읽기를 바란다. 어부는 갈릴리로 가야하고 사람을 낚으려면 군대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은 가두리 황금어장으로 군을 주신 것 같다.

그동안 우리 교단이 가진 해외선교의 열정은 컸다. 그에 비해 군선교는 너무 버려지지 않았던가. 앞으로 우리 총회 안에서도 군선교를 향한 헌신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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