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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7 (14:36:46)


목사의 멋과 여유


< 김병곤 목사, 예사랑교회 >

 

편협한 사고 방식이나 독선을 버리고 폭넓게 사람을 용납하길


''이란 말과 '유머'라는 말은 서로 비슷한 점이 있다. 멋은 말쑥하고 풍치 있는 맛 혹은 사물의 진미를 의미한다. 그리고 유머라는 말은 우스운 것을 뜻하면서도 한걸음 더 나아가 정신적인 여유 있는 기질이나 인생을 대하는 타고난 너그러운 성격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멋이 있는 사람에게는 유머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에게는 여유도 있다.

 

목사는 멋을 풍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삶의 현장에서 여유 있게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유머도 있어야 한다. 나아가 목사는 지도자이므로 너그러운 아량과 관용이 있어야 한다. 마음이 좁고 편협하여 자기의 생각만을 고집하는 사람에게서는 멋을 찾아볼 수 없다.


아브라함과 롯이 함께 거주해 갔던 곳에 땅이 좁아서 종들이 서로 다투었을 때에 아브라함은 여유가 있었고 멋있는 모습으로 롯에게 우선권을 내주었다. 그는 먼저 선택할 권리를 가지고 있었으나 롯에게 먼저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양보하였다. 주변의 사람들은 이런 아브라함의 모습을 보고 바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반면에 롯은 지체하지 아니하고 그 선택권을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 재빠르게 사용하였다.


그 후에 그들의 삶의 내용은 너무나 달랐다. 하나님의 복은 조카 롯에게 양보와 너그러움으로 대했던 아브라함에게 임했다. 하나님은 멋을 창조하신 분이시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인하여 여유를 나타낼 수 있었고 그 삶에서 멋을 풍길 수 있었다.


예수님은 멋을 아는 분이시다. 예루살렘으로 가시던 길에 여리고를 들러서 몇 사람을 만나신 후에 예루살렘으로 발걸음을 옮기셨다. 여리고의 많은 사람들 중에서 삭개오를 만나시기 위함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죄인취급을 당했던 삭개오의 집에 의도적으로 들어가셨다. 삭개오와 같은 죄인들에게 친구가 되어 주시기 위함이었다. 예수님의 여유 있는 발걸음은 삭개오를 통하여 수많은 세리들과 죄인들을 품으시는 멋이 있는 발걸음이었다.


목사에게는 세상 사람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여유로움이 있다.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할 수 있는 여유,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할 수 있는 여유,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할 수 있는 여유,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면서도 예수의 생명을 나타낼 수 있는 여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할 수 있는 여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오히려 부요하게 해줄 수 있는 여유, 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서의 여유 말이다.


목사에게는 이러한 멋과 여유가 있어야 한다. 목사의 멋은 꾸준한 노력과 경건으로 얻어지는 생활의 열매다. 목사의 멋은 곧 목사의 덕과 사랑과 믿음이 합쳐진 인격이다. 예배당에 도둑이 들어와서 헌금함을 뜯고 헌금을 훔쳐 가려할 때에 엄한 목소리로 책망하면서도 친절한 목소리로 '노동을 하면서 떳떳하게 살아가라'고 용돈을 손에 쥐어 주면서 권면해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의 지도자 중에는 선각자 월남 이상재와 같이 여유와 멋 그리고 유머가 넘치는 지도자들이 있었다. 그의 도량 넓은 인격과 유머는 대하는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멋이 있었다. 그의 멋있고 여유 있는 생활과 교훈은 오늘을 사는 지도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월남이 기독교를 대표하여 일본으로 갔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일본사람들은 그들의 무기가 쌓여 있는 병기창(兵器廠)을 보여 주면서 모인 사람들에게 은근히 위협하면서 자랑하였다. 그리고 환송 만찬을 베푸는데 월남이 한마디 하였다고 한다.


"오늘 동양에서 제일 크다는 병기창을 보았더니 대단한 대포와 갖가지 총기들이 있어 과연 일본이 세계의 강국임을 느낄 수 있었소. 그런데 기독교의 성경에 이르기를 '총칼로 일어선 자는 총칼로 망한다'고 하였는데 일본이 그렇게 될까? 다만 그것이 걱정이요." 그 날 지도자의 멋과 유머 그리고 여유 있는 그 한 마디의 말은 일본인의 폐부를 찔렀다.


서울 종로에 있는 YMCA회관에서는 강연회가 열렸을 때에 일본 경찰이 끼어들어 감시를 하였다. 한번은 명사 초청강연이 있어서 월남이 사회를 보는데 군중 속에 일본 형사들이 참석하여 여기 저기 섞여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월남은 먼 산을 바라보듯이 둘러보며 한 마디를 했다.


"어허, 철도 아닌데 개나리가 만발 했군..." 장내 청중들은 월남의 눈길을 따라 보며 폭소를 터트렸다. 그 당시 속된 말로 일본 형사를 '()', 경찰을 '나으리' 라고 비아냥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목사는 체질적으로 멋을 알고 멋을 풍기는 사람이어야 한다. 목사의 멋은 생활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균형 잡힌 미적 표현이다. 편협한 사고방식이나 독선을 버리고 폭넓게 사람을 용납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관용이 있어야 한다.


우리교단 총회에 참석하면서 멋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연세가 드신 분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참석하는 모습 속에서 목사의 멋을 볼 수 있다. 한 두 사람의 총대가 지나칠 정도로 자기 의견을 많이 표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기 모인 목사 장로총대들이 끈기와 너그러움 그리고 관용으로 대하는 모습 속에서 여유를 본다.


각 노회의 대표로 파송 받은 지혜롭고 성숙한 총대들이 오히려 말을 아끼고 조용하게 끝까지 참석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목사의 멋과 여유를 생각해 본다. 자기의 권위나 위신에 손상이 된다 하여도 자기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고 고쳐나가는 인간성이 목사의 멋이 아니겠는가

 

롯과 같이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기보다는 선택권을 양보하면서 바보처럼 살아가는 아브라함의 여유 있는 모습 속에서 목사의 멋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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