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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2:29:57)

<햇빛편지> 

왁자지껄 교향곡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 



 

왁자지껄 교향곡.jpg  



   짹짹짹째재재재재삐리리릭삐삐삑. 아침부터 참새랑 까치랑 많은 새들이 숲과 들과 마을을 돌며 쉴 틈 없이 떠들어 댄다. 그에 더하여 각종 농기계 소리들이 합창하듯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우다다다타타크가가칼칼칼칼프프. 산기슭에서 작업하는 트랙터 소리, 길을 스쳐가는 경운기, 서로를 부르는 소리, 삽이나 괭이들이 땅에 끌리는 소리, 수시로 흘러나오는 이장님의 방송.


   봄이 오면 어우러지는 온갖 소리들이 문자 그대로 소음이었다. 괴로운 잡음이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지 그 모든 것이 정다워지기 시작했다. 아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소리를 낸다! 더더욱 봄의 소리들은 만물이 다시 깨어나는 이야기이고 생명의 잔치를 표현하는 노래임을 새삼 깨달았다.


   겨울의 스산한 침묵과 잿빛 들판이 죽음을 닮았다면 그 죽음을 뚫고 나온 봄날은 생명의 소리들로 가득하다. 새 움이 트고 잎이 돋고 얼었던 땅이 녹아 푸석푸석 황토 내음이 묻어나며 골짜기마다 냇물이 졸졸 흐르고 사람들이 일터에서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 아름다운 삶의 합창. 그것이 봄날의 교향곡이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소리만이 아니다. 때론 위태위태한 불협화음도 사실은 살아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서로의 귀에 예쁘게 들리는 소리만이 가치가 있고 선한 건 아니다. 모든 왁자지껄한 소리들이 생명을 나타낸다. 소통의 과정에서 의견이 얽혀 시끄러워도 그것이 한편으로는 그 사회가 건강하다는 반증이다. 고요가 아름다운 때가 있지만 지나친 고요는 고독을 부른다. 오죽하면 수다를 통한 건강법까지 있겠는가.


   음정과 박자는 다르고 서툴러도 생명의 소리들로 합주하는 봄날의 무대. 저 환희의 교향곡을 만들며 삶의 현장으로 함께 가자. 소음의 낙원을 바라보며 왁자지껄 나아가는 우리들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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