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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9 (13:42:34)

햇빛편지 

어절씨구 새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 

 

 750-7.jpg

   <사진_박종길(야생조류필드가이드)-검은등뻐꾸기>


   슬픈 일이 많았던 우리 민족에게는 새들의 지저귐이 통상 울음으로 들렸다. 비둘기는 구구구, 종다리는 지지배배, 두견새도 꿩도 다 운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싱그러운 숲에서 들리는 온갖 새들의 소리는 분명 울음보다는 노래이다. 사람은 물론이요 지상의 동물들은 유독 생존 경쟁의 까칠함 속에서 매일 긴장하며 생활하지만 하늘을 나는 새들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서 늘 여유롭고 생기 있게 노래하는지도 모른다.


   산록에 사는 각양 새들의 노래가 어우러져 마치 큰 합창곡을 듣는 것 같다. 그 중에는 재미있는 새 소리도 있다. 초여름이면 늘 우리 전통 민요 옹헤야의 한 대목인 어절씨구를 흉내 내듯 노래하는 새를 만난다. 산마을의 어디를 가도 틈만 나면 어절씨구하고 흥을 돋우니 나 또한 그 다음 소절인 옹헤야로 화답하며 웃음을 터뜨리곤 한다.


   아침에도 대낮에도 저녁에도 그저 어절씨구이다. 뭐 그리 고민하고 근심하느냐며 늘 즐겁게 살라고 위로와 격려를 준다. 하도 궁금해서 알아보았더니 그 새는 검은등뻐꾸기란다. 상처 같은 검은 등을 갖고 사는 그 뻐꾸기가 외로운 산길에 가장 힘이 되는 노래를 불러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우리도 날개는 없지만 하늘에 속한 백성이다. 주님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는 격려가 이미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삶의 현장에서 매사에 힘을 내고 어절씨구노래하며 즐겁게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여러 갈등이 채 치유되지 않아 나라가 아직 불안정하고 우리 안의 눈물이 다 마른 것도 아니다. 눈물에 젖어 있으면 대부분 감정이입을 하며 모든 만물과 만사를 슬픈 마음으로 보기 쉽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나라의 앞날을 주께 의탁하며 그리스도가 주시는 근원적 기쁨을 통해 애써 노래하며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 기쁨이 우울한 이 사회에 전이되어 변화를 일으키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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