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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2 (13:16:13)

<햇빛편지> 

잡초 제거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  

 

747-잡초제거.jpg  


   어느 마을에나 한두 채 정도의 무너져 가는 폐가가 있다. 인기척이 없는 휑한 집. 세월과 함께 삭아 내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 인간도 가정도 사회도 나라도 저렇게 퇴락하는 것이겠거니 마음이 착잡해진다.

물론 어찌하든 고쳐서 쓸 만한 집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기둥도 서까래도 지붕도 아니다. 마당을 점령한

잡초가 더 큰 문제인 것이다. 제 때에 제거하지 않으면 온 집을 뒤덮어 버리는 번식력을 가진 잡초들. 어떤 덩굴 잡초는 그 뿌리가 너무 깊어서 호미로 파내어도 끄떡없다


   간신히 제거 작업을 하고 이만하면 됐다 싶어 얼마간 방심하면 그 틈에 다시 시퍼렇게 솟아나는 그 끈질김에는 맥이 탁 풀리고 만다.


   민초들의 야성과 생명력을 이야기 할 때 흔히 잡초의 그 끈질김에 빗대기도 하지만 정작 잡초는 농민들에게 골치 아픈 존재일 뿐이다. 그래서 마지못해 농민들은 제초제를 쓰는 것이다. 인체에도 해롭고 땅이 나빠지는 걸 알면서도 우선 힘에 부쳐 쉬운 길을 택하게 된다. 그러나 그도 별 소용이 없다. 뿌리 깊은 잡초들은 일시적으로는 죽은 듯이 보여도 때가 되면 다시 살아난다.


 우리 개인과 가정, 교회와 사회를 덮어 버리는 잡초와 같은 잘못된 사고방식과 습관의 고질은 우리를 퇴락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그러므로 그런 고질들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철저히 뽑아내야 한다.


   특히 우리 사회 속에 여전히 왕성하게 번식하는 부정과 불의, 불공정, 이념적 편견과 이기주의, 지역주의. 그리고 모든 것을 경제 논리로만 재단하려 드는 물질만능주의. 그 잡초들을 제 때에 제거하지 않으면 개인과 사회를 뒤덮어 황폐하게 만들 것이다


   처음엔 잠복해 있거나 별 대수롭지 않던 미약한 잡초가 방관하는 사이 온 마당에 퍼져 결국 한 집을 덮어 버린다. 폐가는 무너지기 전에 묻혀서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루지 말고 제 때에 뽑아야 한다. 단호히 작은 뿌리까지 없애 버려야 한다. 악습의 잡초를 키워 두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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