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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2 (13:20:03)

국제적 공동선을 추구하는 애국심

 

 

   이즈음 우리나라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몸짓이 예사롭지 않다. 이러한 때 재고해 보는 것이 애국심이다. 태극기만 봐도 눈물 나는 것. 애국심이란 이렇게 파토스적인 것이다. 어떤 나라에 의해 자존심이 상하거나 불이익을 당했을 때 국민이 총동원되어 궐기 대회를 열고 그 나라를 성토하며 단합을 과시하던 때가 있었다. 머리띠를 두르고 그 국기를 태우며 함성을 지르는 건 흔한 광경이었다. 적개심에 근거한 애국심은 국민을 하나로 모으기에 충분한 매개체였다.


   이런 파토스적 애국심이 합리성과 멀어질 때 독재정권이 즐겨 붙드는 쇼비니즘이 된다. 폭압적이고 부당한 언론 통제와 정보 차단으로 국민을 획일적 가치관에 묶어 놓는 쇼비니즘. 그것에 가장 잘 결합하는 것이 배타적 민족주의이고 그 뚜렷한 예가 독일의 히틀러와 나치 정권이었다. 그에 따라 당시 독일인들은 터무니없이 과장된 자부심에 빠져 이웃나라 침략을 정당화하며 세계의 중심은 독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쇼비니즘으로는 성숙한 나라가 될 수 없다. 다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정세 속에서는 타국과의 합리적 상호 소통과 배려의 질서를 잘 인식하고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외교라는 것이 어찌하든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위라고들 하지만 본래 외교의 자는 사귈 교자가 아닌가. 이는 진정한 소통으로 서로의 이익을 함께 추구해 나가는 상호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니 서로 사이좋게 지내려는 노력이 먼저 요구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국민들은 오로지 배타적 욕심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 국제적 공리성과 보편타당한 합리성을 담보한다면 다른 나라의 형편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로고스적 애국심을 겸비해야 한다. 한편, 정부도 국민들을 올바른 애국심으로 계도해야 할 책임이 있다. 포퓰리즘에 근거하여 근시안적으로 국제 관계를 끌어간다면 오히려 자승자박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독재의 유혹을 쓴 중국의 지성 쉬즈위안은 최근의 미성숙한 국가라는 책에서 중국인들은 사드가 뭔지도 모르면서 한국 전체를 매도한다고 비판한다. 그는 사드의 함의와 그것에 연관된 전후 인과관계나 세부적 정보의 공유도 없이 국민 선동을 꾀하고 한한령 등의 경제적, 문화적 보복조치를 강화하는 행태가 맹목적 민족주의를 고무하는 냉전적 사유고 미성숙한 모습이라고 일갈한다.


   중국 군중들이 롯데마트 불매 운동을 하고 태극기를 불사르거나 한류문화 콘텐츠를 차단하며 핏대를 세우는 모습은 전혀 낯설지가 않다. 결은 다르지만 우리도 그 비슷한 때가 많았고 또한 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든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쇼비니즘적 반응을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면 우리는 긴장된 국제관계 속에서의 진정한 애국심이 무엇인지 재정립해야 한다.


   애국심이란 거주의 경계를 정해 주신 하나님께서 각자가 속한 나라에 애착을 갖고 성실히 살아가도록 인류에게 주신 정서요 마음이다. 그러므로 애국심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건 기본적으로 하나님께서 설정하신 인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는 다른 나라와의 공존의 질서를 지키며 공동선의 테두리를 이탈하지 않는 신중한 자기 검증과 절제를 포함한다. 여기서 공동선이란 경제적 이득에 앞서 하나님이 부여하신 인류 보편의 양심과 윤리적 가치, 그리고 합리적인 관계와 공평한 질서를 의미한다.


   따라서 어느 나라도 자신들의 애국심을 기치로 다른 나라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 특히 근래에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며 뒤틀린 신자유주의와 자국보호주의적 힘의 논리로 약소국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백번 따져 봐도 부당하다. 식민주의 시대의 야만의 역사에서 보듯 남의 고통이 곧 나의 기쁨이 되는 모순은 지나간 우여곡절의 세계사로도 충분하다. 그것은 기독교적 가치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우리만 잘 살면 되는세상은 모두가 죽는 세상인 것이다.


   안중근 의사는 동양평화론을 주창하며 한, , 일의 선린적 평화와 공존을 위해서라도 일제는 강도짓을 그치고 물러가라고 했다. 그의 애국심은 얼마나 국제 지향적이며 정의롭고 보편타당한가. 그러나 일제는 아시아가 함께 번영하자면서 대동아공영권을 내세워 2차 대전과 아시아 침략을 미화하고 정당화했다. 그들만의 이기적인 애국심이 국제관계를 파괴하고 고통을 끼친 역사는 그들을 도리어 단죄했다.


   앞서 소개한 쉬즈위안의 결론을 빌리자면 성숙한 나라란 자기중심의 세계관을 벗어나 세계 질서 속에서의 유연성을 가진 나라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의 애국심은 쇼비니즘에 이끌리거나 과도한 파토스와 자기중심적인 데 매몰되지 말고 좀 더 합리적 소통으로 국제적 공동선을 추구하는 기조 위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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