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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28 (00:00:00)
http://www.rpress.or.kr/files/sinhak/299drcho.hwpextra nos (딤전 1:12)

조병수 교수

인생을 바꾸게 만드는 동기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불의의 사고나, 자
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사건과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
다. 내 생각으로는 인생을 바꾸게 하는 동기들 가운데 누구로부터 신뢰를 받
는 것이 하나의 중대한 동기가 되는 것 같다. 물론 누구에게서 어떤 신뢰를
받느냐에 따라서 변화의 정도에 상당한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인생
을 바꿀만한 결정적인 신뢰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 내가 묻는 것은 어둡고도
어두운 인생에서 밝고도 밝은 인생으로 변화시킨 그런 신뢰이다. 사실상 우리
는 과거에 여러 차례 현재의 우리를 빚어내는데 도움을 준 중대한 신뢰를 받
았던 적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단지 과거의 일은 대체적으로 쉽
게 잊어버리기 때문에 기억을 못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묻는
것이 옳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어버릴 수 없을 정도로 결정적인 신뢰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 어둡고도 어두운 인생에서
밝고도 밝은 인생을 변화시
킨 그런 신뢰는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만일 그
런 경우가 있다면 과거의 어두운 모습에 대하여 전율하는 것보다 현재의 밝
은 모습에 대하여 더 크게 전율할 것이 틀림없다.

사도 바울의 과거는 어둠보다도 더 어두운 것이었다. 사실 그는 이처럼 부
끄러운 자신의 옛 모습을 자주 언급했다. "만삭되지 못하여 난 자 같은
나 ... 내가 하나님의 교회를 핍박하였으므로 사도라 칭함을 받기에 감당치
못할 자로다" (고전 15:8-9). "열심으로는 교회를 핍박하고" (빌 3:6). 의심
할 바 없이 사도 바울은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회상할 때마다 몸을 떨었을 것
이다. 그는 여기에서도 자신의 옛 모습을 가리켜 "내가 전에는 훼방자요 핍박
자요 폭행자이었으나" (13)라고 말한다. 사도 바울은 이제는 입에 담기조차
싫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 세 마디의 말을 하는데 참으로 힘이 들
었을 것이다. 이 세 마디의 말은 사도 바울의 어둡고 부끄러운 과거를 고스란
히 드러내고 있다. 그것은 자신의 행위가 악한 것인지도 모르는 전적 무지의
세계였고, 스스로는 도저
히 빠져나올 수 없는 전적 무능의 세계였다.

그런데 이런 무지의 그늘과 무능의 어둠에 빠져있던 사도 바울에게 빛이 찾
아왔다. 그 빛은 사도 바울이 다메섹으로 가고 있을 때 하늘로부터 비춘 "해
보다 더 밝은 빛" (행 26:13)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밝은 것이었다. 그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뢰였다. "나를 충성되이 여겨" (12). 이 말은 다르
게 표현하자면 신뢰를 의미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울을 믿어주셨다는 말
이다. 바울이 주님을 믿기 전에, 주님이 바울을 믿은 것이다. 바울이 주님을
인정하기 전에, 주님이 바울을 인정한 것이다. 바울에 대한 주님의 신뢰, 이
것이 은혜이다. 사도 바울의 새로운 시작의 원인은 그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
니라 예수 그리스도께 있었다. 변화의 원인은 사람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
람 밖에 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사도 바울은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
의 은혜로 된 것이니" (고전 15:10)라고 말한 것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가 있
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울을 신뢰한 것이 어찌 단순한 일이겠는가? 기왕에
주님께서 바울을 신뢰할 바에는 세상에 다시없을 만큼
철저하게 신뢰하셨다.

주님의 신뢰는 세 단계로 이루어졌다. 첫째로 주님께서는 바울을 믿어주셨
고, 둘째로 능력을 주셨고, 셋째로 직분을 맡기셨다. 주님의 신뢰는 그저 심
정적인 것이 아니라 아주 생동적이고 실제적인 것이었다. 주님께서는 바울에
게 자신의 마음을 주셨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 힘을 주시고 결국은 일도 주
셨다. 주님의 은혜에는 한치의 빈틈도 없고 조금의 허점도 없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철저한 주님의 은혜 앞에서 전율했다. 그는 자신의 어
둡고 부끄러운 과거 앞에서 떨던 것보다도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찬란하고 영
광스런 주님의 신뢰 앞에서 더욱 크게 떨었다. 우리 밖으로부터 (extra nos)
오는 주님의 신뢰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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