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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9 (18:39:55)

하나님의 예정에 관한 소고

 

< 한병수 박사, Calvin Theological Seminary 졸업 >

 

구원이 우리 마음의 판단에 좌우되는 것이라면 끔직하고 오싹한 일

 

사람의 마음은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해 있다지만 정작 인간 당사자는 그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 예레미야 선지자의 진단이다.

 

이 사실을 잘 아는 다윗은 '자기 허물을 능히 깨달을 자'는 없다고 증언한다. 그래서 그 모든 것을 유일하게 알고, 알게 하실 하나님께 '숨은 허물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간구한다. 인간의 부패성은 그 규모가 측량되지 않아서 그렇다.

 

욥은 세 친구들의 신학적 능변의 합을 능가하는 구약의 가장 탁월한 신학자로 로마서에 버금가는 진리의 규모를 세웠어도 하나님 앞에서는 자신을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리우는 자''스스로 깨달을 수 없는 일을 말하였고 스스로 알 수 없고 헤아리기 어려운 일을 말하는 자'라고 고백하였다. 그러나 그는 택함을 받았고 은혜를 입었다. 그런 지각에 따라서 그는 근원적인 자기부인이 가능했다.

 

우리는 우리가 본질상 진노의 자녀로서 허물과 죄로 죽었던 영적 상태의 심각성에 대해 무지한 그 만큼 그토록 심각한 어두움 가운데서 건져 빛으로 불러내신 하나님의 은혜에도 무지할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하나님의 예정을 생각해야 한다.

 

진노의 자녀가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을 받아 영생을 누리게 된 근원을 소급하면 땅에서 펼쳐지는 가까운 원인 그 너머의 차원이 있다. 곧 하나님이 그 기뻐하신 뜻을 따라 정하심이 바로 그것이다. 바울은 그것이 선악을 알거나 행하기도 전에, 그리고 창세 이전의 일이라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피조물과 시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변경할 수 없는 불변의 신적 작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만물보다 심히 부패하고 거짓된 우리의 마음이 구원의 여부를 선택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지극히 높고 의로우신 판단력을 따라 우리를 택하신 것보다 더 크고 확실한 은혜란 없다. 따라서 피조물이 그 본성에 따른 자율성에 어떠한 강압이나 위협 없이도 결국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는 하나님의 정하심은 우리에게 가장 견고한 확신의 근거이며, 가장 깊은 겸손의 샘이면서 가장 은밀한 은혜의 내용이다.

 

때문에 구원이 만물보다 심히 부패하고 거짓된 우리 마음의 판단에 좌우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고 오싹한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구원에는 우리의 판단이나 행위나 그 어떤 공로라 할지라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만의 고유 영역일 따름이다.

 

비록 우리에게 택자와 유기자의 분별이 맡겨지지 않았다 할지라도 성경이 작정과 예정의 신적인 신비를 적당한 분량만큼 노출하고 있는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음부의 권세가 흔들 수 없는 확신에 거하게 하면서도 교만하지 않게 하고, 나아가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에 합당한 경외심을 갖고 하나님의 측량할 수 없는 은혜를 깨닫게 함으로써 필경 일평생 감사의 행로에서 이탈하게 않게 하시려는 것이다.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신적인 인과율인 하나님의 작정과 예정이 눈에 관찰되는 가까운 인과율을 따라 사물과 사태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인간의 안력이 결코 미치지 못할 신비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님께 속하였고 하나님이 친히 가려두신 영역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그 신비가 믿음으로 말미암아 알려질 수 있음을 명확하게 증거하고 있다.

 

당연히 신비라 할지라도 성경이 침묵하고 있지 않은 이상 묵과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인간의 호기심을 따라 성경이 드러내지 않고 하나님께 속하도록 가려둔 영역을 함부로 범하는 것도 금물이다. 호기심에 이끌려 선을 넘어가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미로에 빠진다는 칼빈의 경고는 빈말이 아니다.

 

믿음은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다. 비록 이성의 빛으로도 볼 수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작정과 예정은 성경이 명시하고 있는 엄연한 사실이며, 택자와 유기자의 구별은 이성의 빛으로는 조명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그것은 사람에게 맡겨진 심판과 정죄의 무기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더 확신과 겸손과 감사의 근거로써 하나님의 정하심을 믿고 고백하는 일에 어떠한 주저함도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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