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조회 수 : 2252
2014.01.28 (18:22:07)

 

편리(便利) 대 평안(平安)

 

< 정요석 목사, 세움교회 >

 

문명의 편리함 속에서 오히려 삶의 평안을 헤치는 경우도 많아

   

나는 아직도 2세대(2G) 핸드폰을 사용한다. 4세대(4G) 사용자들이 누리는 유익함과 편리함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다섯 아이를 키우는 집안의 경제력 때문에 그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유익함과 편리함이 가벼워 보여 여전히 2G를 사용하고 있다.

 

3 올라가는 첫째가 자기도 핸드폰을 갖고 싶다고 중학교 입학하며 졸랐었다. 자기 반에서 핸드폰 없는 사람은 자기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팔구 개월 전에 2G 핸드폰을 사줬다.

 

그런데 그때부터 딸의 생활상이 바뀌었다. 그 전에는 딸의 친구들이 연락할 일이 있으면 집으로 전화를 했다. 전화를 딸에게 바꿔주고 통화 내용을 들으면서 자연스레 딸의 친구들이 누구인지 알았고, 무엇이 관심사인지도 알게 되었었다. 한참 사춘기 때의 딸이 어디에 근심과 관심이 있는지 알았었고, 무엇보다 서로 접촉하며 서로가 부드러워지게 되었었다.

 

그런데 핸드폰이 생긴 이후부터는 자기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무언가를 해댄다.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누구와 통화를 하고, 누구와 문자를 주고받는지도 모른다. 딸이 더 예민해지고, 딸과 대화하고 영향을 끼칠 물리적 시간과 공간이 대폭 줄어들었다.

 

교회에 오는 중고생들, 심지어 초등생과 어른들도 4G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소통의 원활함을 위하여 등장한 전화와 핸드폰은 분명 이러한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진정으로 가까워지고 소통해야 할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게 한 측면이 있다. 식당에 가족들이 식사하러 와서 기다리는 시간동안 모두가 스마트폰 하는 것을 보았다.

 

기계와 과학의 발달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줄지는 모르지만, 결코 평안함을 주지 않는다. 기계와 과학은 사용하는 이들이 분명한 목표와 내용을 절제하며 사용하지 않는 한 반드시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온다.

 

차와 비행기의 발달은 연락과 접근성을 향상시켰지만 바로 그것 때문에 부산이나 목포나 뉴욕에서 있는 친척과 지인의 결혼식에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 사람들은 더 바빠진 것이다.

 

예전에는 말을 타거나 걸어서 이동을 함으로써 자연스레 운동까지 하고 그 덕에 건전한 식욕도 가졌지만, 지금은 따로 헬스클럽을 등록해 운동을 해야만 하고, 그 후에 자극된 식욕을 채워야만 한다.

 

왜 이리 요사이 설교시간이 짧아졌을까? 설교자의 능력이 부족하고, 회중의 참을성이 떨어진 것도 한 원인이겠지만, 개인이 자기 방에서 편하게 아무의 간섭도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자극적인 매스 미디어가 발달한 것이 큰 원인이리라.

 

어렸을 때만 해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오래 동안 발언을 하고서 이상으로 짧은 말을 마치겠습니다라는 말로 발언을 맺곤 했었다. 심심했던 시절에는 길게 발언을 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미덕이었다. 그래서 길게 발언을 하고서도 더 길게 발언하지 못한 것이 미안하여 그런 맺음말을 하곤 했다. 집에 가야 특별히 할 것이 없고 심심했던 시절에는 설교를 길게 하는 것이 미덕이었고, 회중들은 더 집중했었다.

 

지금도 중국이나 제3 세계의 외지에서는 설교를 길게 하는 것이 미덕이다. 기독교 TV가 생기고, 인터넷으로 설교를 언제든 접하며 오히려 예배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말씀이 귀하게 여겨지고 있지 않다. 문명의 이기는 분명 장점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이에 못지않은 부작용도 있다. 아무리 집이 크고 화려해도 오히려 적막하고 개인주의가 될 수 있다.우리 집은 방이 3개이다. 안방은 아내와 내가 사용하고, 두 번째 방은 첫째와 셋째가 사용하고, 세 번째 방은 할머니, 둘째, 넷째, 다섯째가 사용한다. 아이들이 잠 잘 시간이 되면 특히 세 번째 방에서는 웃고 떠드는 소리가 진동한다.

 

네 명이 잠자리에 들어 장난을 치며 웃고 떠드는 소리가 우리 집안의 사랑과 행복을 드높인다. 나는 짐짓 화난 척 빨리 자!”라고 소리치지만 아이들도 내 소리에 노기가 없음을 알고, 순간 조용해지지만 잠시 후 또 키득키득 하며 웃고 떠든다.

 

우리 집 첫째는 이제 중3을 올라가며 사춘기가 끝나가는 것 같다. 상대적으로 짧고 부드럽게 사춘기가 끝나간다.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 부부가 지혜로워서가 아니라, 동생들 4명 때문이다.

 

우리 대신에 동생들이 옆에서 사춘기 병에 걸렸다라며 때로는 이런 저런 장난과 도움 요청으로 첫째의 심각함과 예민함을 사소하게 만들어버리곤 하기 때문이다. 첫째는 용돈을 받는 조건으로 셋째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며 사춘기가 부드러워지고, 영어 실력이 늘어나고, 동생과의 우애가 깊어진다.

 

나는 글씨를 워낙 못쓰기 때문에 컴퓨터가 생긴 것이 너무 좋다. 자가용이 있어서 언제 어디로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좋다. 먼 곳에 있는 분들과도 전화와 이메일로 연락할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이것들은 편리함이지, 절대로 평안함이 아니다. 이것들은 우리의 삶을 다소 편리하게 하지만, 다소 부작용도 가져옴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문명의 이기로 우리 가족의 긴밀함과 행복이 오히려 파괴되고, 우리의 신앙생활이 가벼워지고 혼잡해지지 않는지 살필 줄 알아야 한다.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662 |목회수상| 배를 버린 선장, 십자가를 버린 신앙생활_조봉희 목사
편집부
2933 2014-04-29
661 하나님 전지전능의 하나님이시여_오동춘 장로
편집부
2367 2014-04-29
660 |제언| 소요리문답을 넘어 대요리문답으로_황희상 형제
편집부
4390 2014-04-15
659 |신앙강좌| 장로의 직분에 대한 이해_조병수 목사
편집부
3362 2014-03-25
658 |목회수상| “행복, 행복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랑게요”_가정호 목사
편집부
2334 2014-03-25
657 |목회수상| 책임지는 기독교_최광희 목사
편집부
2243 2014-02-25
656 |목회수상| ‘만일 죽음 이후 천국이 없다면’_이은상 목사
편집부
2402 2014-02-25
Selected |목회수상| 편리(便利) 대 평안(平安)_정요석 목사
편집부
2252 2014-01-28
654 |제 언|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주저하고 있나_손종국 목사
편집부
2248 2014-01-28
653 |신앙수상| 다시 돌아보는 산상수훈_유선임 청년
편집부
2454 2013-12-30
652 |목회수상|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福)이 있다_김성규 목사
편집부
2417 2013-12-17
651 |교리교육 리포트| 교리교육의 실제와 그 효과_문지환 목사
편집부
3313 2013-12-17
650 |목회수상| 겨울은 꿈꾸는 사랑의 계절이다_장석진 목사
편집부
2330 2013-12-17
649 |제 언| 교리를 어떻게 가르쳐야 잘 가르치는 것일까?_황희상 청년
편집부
2523 2013-12-03
648 |긴급진단| 이슬람의 포교전략과 교회의 대응_이재헌 목사
편집부
2519 2013-12-03
647 |신앙수상| ‘하나님의 예정’에 관한 소고_한병수 박사
편집부
2447 2013-11-19
646 |목회수상| 황금마차를 타고_홍문균 목사
편집부
2367 2013-11-19
645 |제 언| 총회 유지재단에 대하여_박병식 목사
편집부
3322 2013-11-05
644 |신앙수상| 일 상_조병수 목사
편집부
2210 2013-11-05
643 |신앙수상| 생 명_조병수 목사
편집부
2462 2013-10-22
Tag List